“비소에 강해지는 면역성 같은 것 말입니다.”
“너도 알겠지만 지수의 뇌에는 그런 능력이 안생겼어.”
황박사는 고개를 저었다.그것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다가 소유천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화들짝 놀란다.
“혹시라도 이런 황당한 상황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생기면 어떡하죠?”
소유천의 청초롬한 눈에 걱정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설마,”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데요.”
스스로 생각해낸 가능성에 지레 놀란 소유천의 얼굴색이 급격히 어두워지고 있을 때 황박사는 뭔가 생각난 듯 급히 말문을 열었다.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산속에는 있는 무장테러범들이 ULO를 조정하는 것 같아.”
“ULO를 조정한다고요?”
소유천은 황박사의 새로운 주장에 매우 놀라는 눈치였다.
“놈들이 죽치고 있는 팔달산에 지수가 들어가서 뭔가 탈이 생긴 게 틀림없어. 단순히 우연일까?”
“……”
“놈들이 뭔가 비소를 무력화시킨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왠지 자꾸 드는구나.”
“결국은 무장테러범들이 문제라 이거죠?”
“놈들이 수상해.”
“그렇다면 놈들은 그짓을 다른 ULO들에게도 시도할 가능성이 높겠네요. 그럼 나의 제국도 완전히 끝장나는 거예요?”
“아마도……”
마침내 소유천은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두려움을 견딜 수 없는지 절규를 했다.
“이유가 뭐든 간에 난 절대로 인간의 뇌를 ULO내줄 수 없어요!”
그 소리에 황박사의 이마에도 주름이 깊게 패였다.소유천의 절규는 멈출 줄 몰랐다.
“놈들의 음모가 먹히지 않겠끔 다른 독을 빨리 써야해요!”
“다른 독(毒)?”
“네. 다른 독을 쓰면 테러범들이 고안해놓은 방법도 소용이 없게 되잖아요?”
소유천은 자신이 기막힌 방법을 내놓았다는 듯이 말했지만 황박사는 의외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안돼! 수 백만명의 여의주에 장치된 비소를 바꾸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더구나 교체 과정에서 시민들이 자신의 뇌에 비소가 삽입된 것을 눈치라도 채면 대대적인 여의주 반대운동을 벌일 것이다.그건 너무 위험해.”
“그럼 도대체 어쩌자는 거예요?그냥 맥없이 앉아서 당하고 말거예요?”
소유천은 앙칼진 목소리로 화를 냈다.그의 격렬한 반응에 황박사는 적잖이 당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