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자란다 - 아라이 연작 소설
아라이 지음, 양춘희 외 옮김 / 아우라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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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자란다] 라는 이 책은 1950년대 이후의 쓰촨과 티벳의 경계지역이라는 '지촌'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각각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글.
내가 아는 티벳을 누구에게나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종교적은 성지, 승려들의 나라, 달라이 라마로 상징되는 나라였다.
그리고 조금의 확장을 더 해나간다면 인접 중국과의 갈등이 존재하는 나라 정도이다.

하지만 티벳의 정치, 경제, 문화의 과도기를 겪는 1950년대의 혼란기 동안의 이야기는 우리의 전후나 유신시기와도 조금은 닮은 듯 했다.
경찰이라는 권력자가 시민을 억압하고 그들의 자유를 막무가내로 유린하면서, 심지어 횡포처럼 그들의 권력을 무고한 사람에게 집행하는 <막다른 길>에서는 '쌍지'라는 주인공이 결국엔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경찰은 그것이 고양이가 쥐를 잡는 놀이를 연출하는 것이였다며 죽음을 맞은 '쌍지'에게 "바보같은 녀석"이라고 내뱉고 끝이난다.
아..이런 마음 무거움은 뭘까?

권력과 비권력간의 대립이 아닌 비권력 내부인 가난한 지촌마을 사람들의 세력(?)의 다툼 이야기 <소년은 자란다> 그 곳에도 분명히 권력은 존재했다.
자신들보다 모자라고 다르다고 해서 그곳에서 이방인취급을 받는 '거라'의 이야기도 마음한곳을 아프게 한다.
종교에 대한 탄압으로 수도승 '라마'들이 속세에 나와 무능한 촌부로 전락하며 눈물을 보이며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는 <라마승 단바>나 <소년시편>의 이야기.
문명 혹은 근대화로 대표될 수 있는 트랙터의 등장으로 화려한 전성기를 끝내고 산속으로 들어가 말을 먹이는 <마지막 마부>의  '곰보'까지

문화적 변혁기의 티벳의 이야기는 그 변혁기를 주도하는 위정자들이 아니라 그 속에서 조용히 변화를 맞이해야만 하는 하나하나의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중국소설이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약간의 과장스러운 문체의 소설에서 이렇게도 표현을 할 수 있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낯선 티벳이라는 나라만큼 낯선 이 소설은 우리와 다르지만 같을 수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세상을 살아내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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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 내인생의책 그림책 6
낸시 틸먼 지음, 이상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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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 
아~! 세상이 이렇게 이쁜 책 제목도 있구나 라는 반가운 마음에 얼른 집어든 책.
우리 아가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책.
우리집 꼬맹이 ..이제 태어난지 4개월이 되었다.
제법 눈망울을 굴리면서 또롱또롱 엄마랑 눈 맞추기를 시작한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세상에 태어나 준것이 대견하며 감사하다.
이 벅차고 말하기 어려운 감정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 이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쩜 그 사랑을 이렇게 이쁘고 고운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동화책을 읽으면서 감동받아 눈물이 나긴 처음이였을 만큼...
정말 광고문구처럼 '아이가 태어난 집에 선물하고 싶은책' 이것은 과장된 것이 절대 아닌것 같다.

한 생명의 탄생, 그것을 세상의 모든 것들과의 조화로움 속에 둔 사랑으로 표현한 이 책은 이제 마구마구 호기심을 발산하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책속 구절을 보면
"북극곰들은 네 이름을 듣고 
새벽이 올 때까지 춤을 추었어."

" 네가 얼마나 특별한지 궁금할 때마다,
누가 널 얼마만큼 사랑한는지 궁금할 때마다, 
하늘 높이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렴.
(기러기들이 널 그리워하는 노래를 부르는 거란다.)"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 더 없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그냥 말로 '넌 소중한 아이야'라고 말하는  것보단 함께 책을 읽어주면서 눈 맞추면서 말해 줄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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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
나루케 마코토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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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말해 보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맞혀보겠다."는 이말이 책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항상 읽는 책이 베스트셀러나 소설등의 문학작품에 한정이 되어있던 내게..
"베스트셀러만 따라 읽는 원숭이 독서법에서 벗어나기"라는 책의 표지는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좀더 다양하게 독서의 폭을 넓히는 것이 나의 바람이였으니까.


제목 그대로 이 책의 작가는 열권의 책을 동시에 읽기를 권장하고 있다.
일명 , 초병렬 독서법이라는 것이다.
열권의 책을 동시에 읽음으로써 뇌자극과 정보의 재구성, 아이디어의 샘솟음을 이룰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책을 바보처럼 완독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가슴 뜨끔한 이야기도 하고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다양한 분야의 책을 동시에 읽는다는 것이, 학생시절 시험을 앞두고 각 과목의 교재를 읽어나가던 모습이 떠올라, 과연 각각의 책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기는 한다.

이외에 책의 구석구석에서 책을 사랑하고 책읽기를 사랑하는 작가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책은 버리지 않는다. 빌리지 않는다. 빌려주지 않는다.'  라는 구절은 내 스스로가 가장 실천하기에 어려운 부분이였다.  그러나 꼭 실천해보고 싶은 구절이다.
이 책을 읽고 난후 ,제목이 말하는 열권을 동시에 읽으라는 말은 실천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보다는 살짝 부담아닌 거부감이 들기도 해서 말이다.
하지만 나처럼 생각하는 독자를 위해 작가는 '그것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대안'으로 세 권의 책을 동시에 읽으라는 제안을 하기도 한다.

책의 겉표지와 작가의 말을 통해 사실 많은 기대를 하면서 본 책이였다.
앞서 말했듯이 남들을 따라하는 독서의 습관을 버리고픈 마음에 집어든 책이였기에.
하지만 작가가 제안하는 것을 따라하는 것이 ..나의 오래된 습관을 버려야하기 때문인지 받아들이기가 조금 어려운듯 하다.
물론 이 책을 선택하는 사람들 중에는 작가의 제안에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나처럼 조금은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구든 취사선택을 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되는 책이 될 수도 있을것 같다.
기존의 독서법과 관련된 책과는 조금은 다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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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의 키친 사랑을 굽다
리자 팔머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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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유쾌하고 달콤한 로맨스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
읽는 내내 행복감에 젖을 수 있었던 소설이였다고 생각한다.
서른살의 파티시에 이야기.
주인공의 직업이나 나이는 예전의 mbc 드라마에서 방영한  <내 이름은 김삼순> 이랑 닮아있지만 , 나머지는 아주 다른 이야기이다.
책의 띠지에서 볼 수 있는 미국판 <내 이름은 김삼순> 이라는 느낌이랑은 사뭇 다른것 같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주는 그 어정쩡함..
안정과 불안정 ..그 사이의 느낌이랄까?
주인공 엘리지베스 역시 서른살이 주는 '성장통'을 겪는다.
그녀의 일과 사랑에 대한 성장통은 어쨌든 해피 엔딩이다.
하지만 실제 오늘의 대한민국의 서른둥이들은 사회속에서 직장문제나 경제적인 문제 속에서 허우적거리거나 방황하고 있다.
역시 소설은 소설로만 읽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남는 부분이다.

소설의 그녀는 부유한 집안이며 , 동시에 문학계의 거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유명인사의 집에서 타어났다.
유명하며 동시에 부자인 부모.
그리고 문학계의 샛별로 떠오르는 오빠까지.
그녀 역시 LA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로 근무하고 있으며 동시에 어린시절부터 그녀와 가족처럼 지내온 남자친구 '윌'이 있다.
이 안락함과 화려한 삶에서 과연 무슨 고민이 있을까 싶어지기도 하지만, 그녀는 5년계획 혹은 11년 계획등을 세우기도 하면서 산다.
물론 그 속에는 그녀의 사랑인 '윌'과의 계획도 함께 였지만 ,그녀가 사랑이라고 믿어온 사랑에 대해 절망감을 느끼기도 한다.그때 정말 소설처럼 근사한 남자 '다니엘'이 나타난다.
휴일이나 명절까지 반납하면서 이루어온 그녀의 일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다.
그 새로운 기회를 위해 그녀는 갈등하고 고민도 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것 처럼 그녀는 진정한 사랑도 얻게되고 , 그 기회를 통해 자신이 바라던 일까지 하게 된다. 읽는 내내 유쾌함과 설레임이 떠나지 않은 이유는 비록 문화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서른이라는 동일함에 더 많이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엘리자베스가 두명의 남자친구를 한자리에서 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때, 직장사]상사의 눈치를 보고 욕을 듣게 될때, 휴일까지 반납하고 해야만 하는 일들 , 가족들과의 갈등과 화해에 이르기까지 이야기속에 함께 흘러 주었던 이러한 에피소드들이 낯선 이야기가 아니기에 더더욱 그랬던것 같다.

안정감과 이룸보다는 오히려 그것들을 위해 부단히 준비하고 흔들려야만 하는 것이 대다수의 서른둥이 들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 주인공의 달콤한 인생이 우리에게도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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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거나 혹은 버리거나 in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은선 지음 / 예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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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언제나 같은 패턴으로 돌아가는 하루의 시간.
그 속에 켜켜이 쌓이는 먼지처럼 무료한 일상.
이런 것을 뒤에 두고 잠시나마 자유를 향해 혹은 새로운 나를 찾기 위해 떠나는 것이 여행이며 여행자의 자유로움이다.
지구의 반대편..지구의 끝..
나는 왜 상상속에서도 그곳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지구의 반대편..그곳 부에노스아이레스
그곳엔 삶에 지친 이들이 찾아가는 그래서 또다른 삶의 시작과 희망을 얻어오는 곳이 있었다.
막강한 재력에 외모까지 겸비한 남부러울 것이 없는 ok김은 사랑을 찾아 무모하게 그곳으로 향하고 , 세상의 손가락질을 피해 자신을 숨기기 위한 은신처로 그곳을 찾은 나작가, 잃어버린 희망과 사랑에 좌절한 원포토, 그리고 이 시대의 가시고기인 박벤처까지.
이 모든 이들이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타인의 모습이자 동시에 또 우리의 모습이기도 한 자화상이다.

그래서일까?
그들의 아픔과 상실감 , 절망의 바닥은 낯설지가 않았다.
지구의 반대편..그 세상의 끝까지 찾아간 여행자들.
그들은 정말 OJ 여사의 말처럼 "버리거나 혹은 착기위해" 그곳을 순례한다.
이미 모든것이 끝나버린 듯한 절망의 정점에서 '이젠 정말 끝이야.'라고 흐느끼며 주저앉기 보다는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건져올리기 위해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낯선 이국땅의 사진들도 참 감미롭다.

게스트 하우스라는 문화의 복합체읜 장소에서 그러나 국적이 다르더라도 , 동일한 감정을 지닌 인간들이기에 여행자들은 그곳에서 위안을 얻으며 슬픔을 버리고, 새로운 자신을 만나게 되고 낯선 이들과 더 쉽게 어울릴 수도 있을 것이다.
끝이며 동시에 시작되는 장소.
만나면서 동시에 헤어져야만 하는 장소.
버리는 동시에 얻게 되는 장소.

내안에 갇혀있던 자유로움에의 갈망에 마구 가슴이 뛴다.
나도 꼭 지구의 반대편 그 낯선땅에 발을 디뎌 보고 싶다.
ok김, 로사,박벤처, 나작가,원포토,oj 여사,아리엘의 모든 상처는 우리모두에게 공유되고 있는 상처이니까 말이다.
나도 버리거나 혹은 찾아오고 싶다.
그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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