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낭만 취미살이 - 직업 유목민 12인의 나답게 사는 법
정원 지음 / 피그말리온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흔히 기빨리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회사원들에게는 꿈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 하는 일 말고 내가 좋아하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

직장인들은 하루 24시간 중 절반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면서도 대부분 자신의 일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인생의 절반을 괴롭게 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런 고통의 시간을 진짜로 내가 원하는 일, 좋아서 하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면 그 인생은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실용낭만 취미살이』에서는 ​그런 꿈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12명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중에는 카페와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람도 있고, 도예가도 있고, 출판가도 있고 바리스타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한 가지 고정된 일에 얽매이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직업을 바꿔 가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본의아니게 '직업 유목민' 이라는 애칭 아닌 애칭이 붙기도 한다. ​


​첫 번째로 소개된 사람들은 부부였다. 두 사람 모두 여행을 좋아해서 결코 한 군데 정착해서 가정을 이루지 않을 것 같은 보헤미안 이었지만 여행 중 우연히 만나 현재는 제주도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현재의 삶이 결코 정착은 아니라고 한다.  정착이 아니라 '생존 여행'. 두 사람은 현재가 생존을 위한 여행 중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부부는 현재 게스트하우스와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밖에도 문화센터에서 수업을 하거나 가구를 만들거나 집수리를 하며 밥벌이를 하기도 한다.

그런 모습에 사람들은 뭘 해서 먹고 사냐며 자주 물어본다고 한다. 그러면 "할 수 있는 건 다 한다."고 대답한다. 이것이 현재 부부의 삶이다. ​

​남들이 흔히 말하는 안정적인 생활이 아니라 바람처럼 발길 닿는 곳이 집이고,  좋아서 하는 일이 생계가 되는 그런 삶.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인생이다.

세 번 째 이야기에서는 핸드메이드 도예가인 미코 의 사연이 등장한다. 원래는 디자이너이자 의류사업을 하던 사업가였는데 너무 일만하다 자신이 다 소진돼버려 어떤 것도 할 기운이 없는 상태였다. 그 때 만난것이 흙, 도자기였다.

머리 속을 어지럽히는 온갖 생각들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 질 수 있는 일, 그녀에게는 그것이 바로 도자였다.  흙을 만지면서 잡념들을 떨쳐버리고, 1,000도가 넘는  불길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정신이 고요해지고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도예가라는 직업은 바쁘고 화려했던 예전과 같은 생활을 가져다 주지는 못했지만 지친 영혼을 치유 받을 수 있는 일이었다.

『실용낭만 취미살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일을 통해 떼돈을 버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생계 유지가 될 정도지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서 느끼는 행복과 편안함은 그 어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진짜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쓸데없이 많은 금전에 욕심이 생기지 않는다. 마음이 공허한 사람들은 그 구멍을 돈으로 메꾸려할 지 몰라도 여기에 나온 12인은 그 공간에 행복이 가득차 돈에 대한 욕심이 들어올 자리가 없어 보였다.

 

누군가는 이들의 이런 자유로운 삶을 보며 무책임 하다거나 혹은 배부른 소리라는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을 통해 돈을 버는 이유는 결국엔 행복해지기 위함이 아닌가. 안정적인 직업이나 좋은 집, 좋은 차도 결국엔 나의 만족을 위해, 나의 행복을 위한 것이다.

인생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70년 혹은 100년의 시간동안 돈이 주는 만족감을 쫓기보다는 진정으로 마음이 움직이는 즐거운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면 충분히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이런 삶은 부러워는 할 수는 있으나 아무나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손에 쥔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앞이 뻔히 예상되는 평탄한 미래를 버린다는 건 어지간한 용기와 결심으로는 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내가 가지 못한 길을 가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라도 대리만족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내가 가지 못한, 혹은 가지 않은 길을 상상하며 오늘도 꿈을 꾼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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