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시런니가 필요해 - 인생 신생아 은시런니의 사이다표 드립뱅크
유은실 지음 / MY(흐름출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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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든, 주부든 회사원이든 직업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각자만의 우여곡절이 있고, 별별 억울하고 서운한 일들을 당하는 날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땐 누구라도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지만 생각해보면 막상 그렇게 터놓고 얘기할만한 사람이 주변에 흔치 않다.

일단 입 밖으로 꺼내진 말은 실제로 하지도 않은 말도 보태지고, 내가 한 얘기는 더욱 부풀려져서 주변으로 퍼져간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도 없고 혼자서 끙끙대고 있기만 하다면 그럴 땐 차라리 은시런니에게 기대보자.

시원한 맥주 한 캔 앞에 놓고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함께 공감하고, 나를 열받게 한 인간들에게, 사회에게 시원한 욕 한사발을 해주는 친언니를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풀 때도 있고 호의를 받을 때도 있다. 이게 사람사는 정이기도 하고, 내가 베푼 호의가 결국엔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인지상정의 논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살다보면 그저 호의를 받기만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사회초년생 땐 이런 사람들을 만나도 그저 속으로 꽁할 뿐 제대로 말도 못하고, 다음에 이런 사람들이 또 당연한 듯이 호의를 요구할 때 거절도 잘 못한다.

이렇게 타인의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 선한 사람이 되고 싶은 어린양(?)들의 순수한 욕망을 이용하는 늑대같은 인간들이다 -_-;

여튼 이럴 때 은시런니는 단호하게 얘기한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 나중엔 둘리(?)가 된다." 라고 ㅎㅎ

아마 어느 정도 살만큼 살았고 나름 겪을 만큼 겪었다고 하는 언니의 이야기이니, 수많은 경험이 쌓여 체득한 결론일 것이다.

뭐든지 매번 그 일이 반복되다 보면 특별하고 감사한 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 돼 버린다. 타인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도 물론 나쁜 일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너무 무거운 짐을 떠앉으면서까지 남을 위하지는 말것, 그리고 혹시 호의를 베풀었다면 그걸 되돌려 받아야겠다는 보상심리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할것.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창업이 쉽지 않은 이유는 한 번 실패 후 재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이다.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조차 잡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

그래서 은시런니는 우리가 아무리 싫어해도 매주 어김없이 돌아오고야 마는 월요일처럼 우리 인생에도 매번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나보다.

이번주에는 별로였지만 다음주에는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돌아와서 지난주 보다는 좀 더 나은 내가, 지난주보다는 좀 더 나은 인생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새롭게 시작할 기회만 주어진다면 지난 실패의 경험이 그렇게 쓰라리기만 하지는 않을텐데.

 

 

 

 

 사람들은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기쁨, 환희, 즐거움 등 긍정적인 감정들도 있지만 분노, 시기, 짜증, 미움 등 부정적인 감정들도 있다.

솔직히 살다보면 좋은 감정들 보다는 부정적인 감정이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나보다 잘나가는 친구들이 부럽고, 길에 지나가는 나보다 더 예쁘고 날씬한 이름 모를 여자들이 질투나고, 옆에서 잔소리 하는 시누이같은 상사나 직장 동료들이 짜증날 때가 있다.

이런 감정들은 누구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저 내 욕심 때문에 비롯되는 감정들일 때가 많다.

애초에 다른 출발선상을 인정하지 않고 모두가 똑같은 라인에서 시작하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그 다른 출발선상을 만회하려 노력하지 않지만 눈 떠보면 피니쉬 라인에 함께 서있길 바라는 마음.

하지만 이런 이런 감정들은 결국 나 자신을 갉아먹을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니 쌓아두지 말고 매일매일 모아서 쓰레기통에 버려버리자. 어차피 내일 또 쌓이겠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버려서 쓰레기통이 넘치지 않게 꾸준히 버리는 연습을 하자.

 

 

​은시런니는 말한다.

너만 힘든게 아니라고,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도 그렇다고 . 그래도 가만히 앉아서 울고만 잊지 말고 시원하게 욕 한사발 하고 툭툭 털어버리라고.

그렇게 또 하루를 견뎌 나가다보면 오늘보다는 쬐금 더 나은 내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고.

 

 

『 은시런니가 필요해 』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 언니가 살아보니 ㅂㅅㄴ보다 ㅆㄴ이 세상 살기 편해 " 

맨날 착하게 당하고 사는 것보단 못된 게 훨씬 살기 편하니까 욕먹더라도 못되게 살아라는건데,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못된 것들을 함께 욕하며, 끝까지 못돼지지 못해 힘든 아주 착한 이들을 위한 위로의 말들로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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