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엔비디아 쇼크웨이브 - AI 반도체 전쟁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백종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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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나 반도체에 대해 평소 관심이 없었더라도 애플이나 엔비디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때문에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기업이지만 엔비디아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기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엄청난 주가상승과 반도체 부족 현상 등으로 뉴스에서 그 이름이 심심찮게 언급되고 이제는 주식이나 반도체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모두 아는 기업이 되었다.

AI, 반도체,암호화폐, 챗 GPT 등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했던 이런 단어들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심지어 돈을 싸들고 서로 투자하려는 분야가 된 것을 보면 이 기업들에 대해 더 이상 무심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

총 8개의 챕터로 구성된 책에서는 제목대로 애플과 엔비디아가 오늘 날의 영광을 이루기까지 어떤 발자취를 걸어왔는지 조명하고, 그 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CEO인 젠슨황이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에 반해 기업에 대해서는 그리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았는데 GPU에서 출발해 3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제법 오래된 기업이었다. 젠슨황이 창업에서부터 61세가 된 지금까지 현역으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드문 케이스로 한 기업이 이렇게 가파른 성장을 거두는데 CEO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애플의 경우 아이팟, 아이폰, 에어팟, 아이패드, 맥북까지 스마트폰이나 PC로 유명한 기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자체적으로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2007년 첫 아이폰을 소개하던 중 스티 잡스는 "소프트웨어에 '진심'인 사람은 하드웨어도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했었는데 당시에는 이것이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특히 그 하드웨어에 반도체까지 포함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기존에는 인텔, 모토로라, IBM 등 반도체에 있어서만큼은 다른 기업들에 종속되어 있었다면 2020년 드디어 인텔의 CPU에서 벗어날 시스템온칩을 소개하기에 이른다.

스티브 잡스는 이미 고인이 된 때였지만 스티브 잡스의 정신은 애플 실리콘을 통해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애플 실리콘의 가장 큰 특징은 애플이 자체 설계하기 때문에 애플 기기에만 탑재된다는 것이다. 다른 여러 곳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들과 달리 수급문제나 단가 등 여러 면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특히 스마트폰과 PC를 모두 다루는 기업답게 기존 PC의 문법에 얽매이지 않은 새로운 칩을 만들어냈다.

반도체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상하고 미리 준비한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선구안은 다른 기업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책의 제목은 「애플 엔비디아 쇼크웨이브」 이지만 애플과 엔비디아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지는 않다. 저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AI 반도체 전쟁의 최후의 승자를 예상해보자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분야의 선두격인 애플과 엔비디아를 비롯해 TSMC, 삼성, 인텔, 구글, AMD, 퀄컴 등 다양한 기업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미래의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이 중에는 테슬라도 포함되어 있는데 테슬라를 단순한 전기차 회사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은 테슬라가 AI 반도체 패권과 무슨 관계인지 의아할 수도 있다. 테슬라의 최종목표인 자율주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운행정보와 데이터를 처리할 컴퓨팅 능력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테슬라는 슈퍼컴퓨터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데, 그 슈퍼컴퓨터에는 칩이 필요했고 여러 기업들에게 칩을 공급하는 엔비디아의 공급속도를 기다릴 수 없었던 머스크는 자체적으로 칩을 설계하기에 이른다. 물론 현재로서는 테슬라가 설계한 칩이 엔비디아가 공급하는 칩만큼의 성능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도 그럴 것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엔비디아의 약진이 돋보였지만 전 세계의 다른 기업들도 엄청난 투자와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섣불리 어느 기업이 우세할 것이라고 점치기는 쉽지 않다. 과연 10년, 20년 뒤 AI 반도체의 왕좌를 어느 기업이 차지하게될지, 넥스트 엔비디아로 각광받는 기업은 어디가될지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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