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그림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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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그림」 이라는 제목답게 이야기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그림들을 주제로 풀어나간다. 의미도 알 수 없고 약간은 기괴한 그림에 얽힌 진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다 보면 마지막에는 퍼즐처럼 딱 맞아 떨어지는 결말을 맞게 된다.

총 4장으로 이뤄진 이야기는 각 장마다 완결성을 가진 에피소드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하나의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퍼즐 조각인 셈이다. 짧은 에피소드 4개가 이뤄져 있어서 각 에피소드마다의 재미가 있지만 그래도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다 읽어야지만 이 단편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가 가능하다.

처음 도입부에는 어머니를 살해한 11살 소녀의 심리검사 그림이 등장한다. 얼핏보면 평범해 보이는 집, 사람, 나무가 그려져 있다. 뾰족하게 그려진 나무나 문이 없는 집에서는 소녀의 공격성과 도피욕구가 보이지만 나무 속에 새를 보호하고 있는 모습에서는 소녀의 다정함과 모성애가 엿보인다. 소녀를 담당한 심리학자는 소녀가 갱생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고, 그 소녀는 심리학자의 판단대로 자라서 행복한 가정을 이룬 엄마가 된다.






곧이어 본격적인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오컬트 동아리의 일원인 사사키는 같은 동아리 후배로부터 어딘가 이상하고 무서운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 신혼부부의 남편이 개인적인 일상을 올린 평범한 블로그 같지만 출산 중 아내가 사망하고 난 뒤 남편은 '그림 세 장의 비밀을 알아차렸기 때문에 블로그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았다.

그 남자의 블로그에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아내가 임신을 하고 출산 중 죽기 전까지 그린 그림들이 올려져 있었는데 얼핏보면 아무 연관도 없어 보이는 그 그림들에는 사실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과연 아내가 죽기 전 그렸던 그 그림들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이 미스터리를 풀어 나가는 과정이 첫 번째 에피소드였고, 두 번째 에피소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여기에도 역시나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림들이 등장하고 그 그림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간다.

3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이지만 이상한 그림이 주제이기 때문에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그렇게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장편 소설치고는 좀 짧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에피소드가 4개로 나눠졌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그 자체로 완결성이 있어 장편이라는 생각보다는 단편을 읽는 느낌이 컸고 사건 자체도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힌 건 아니었기 때문에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림에 얽힌 비밀이 주제이긴 했지만 사실 왜 그런 그림이 그려지게 됐는지에 대한 진실은 약간은 억지스럽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굳이 이 그림을 이렇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그림에 얽힌 스토리 자체가 재밌고 흡입력 있다보니 약간의 껴맞추기 같은 느낌을 지우기에는 충분했다.

작가가 오컬트 크리에이터이자 유투버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짧은 글을 선호하는 요즘 취향에 어필할만한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그리고 각 에피소드들과 그에 얽힌 비밀을 차곡차곡 잘 회수해 하나의 결말로 몰고 가는 힘도 좋기 때문에 장편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좋아할만한 이야기였다.

솔직히 이리저리 얽히고 설킨 비밀을 풀어나가는 뛰어난 미스터리 수작이라고 부를만 하냐라고 물으면 그런 건 아니지만 가볍고 흡입력 있게 읽기 좋은 재밌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평소에 책을 잘 읽지 않았거나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쉽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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