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 은퇴 후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얻을 것인가
이동신 지음 / 이코노믹북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일 아침 침대에서 눈도 채 다 뜨지 못한 채로 항상 내뱉는 말이 있다. "아~ 회사가기 싫다. 오늘이 주말이었으면 좋겠다ㅠㅠ."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회사는 나에게 매달 따박따박 월급을 주는 고마운 존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히 가고 싶지는 않은 곳이다. 그래서 파이어족이 되겠다느니, 이 놈의 회사 때려쳐야겠다는 말을 직장 동료들과 인사말처럼 나누곤 하지만 '그럼 회사 그만두고 뭐할껀데?' 라고 물어보면 막상 할 말이 없다. 물론 회사를 관두고 몇 달 혹은 일 년 정도는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빈둥 혹은 여행이라도 하며 실컷 놀 수 있겠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몇 년이나 그런 생활을 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어려운 일이다.

지금이야 가기 싫어 죽겠다는 회사지만 직장인은 누구나 언젠간 은퇴를 맞게 된다. 그럼 결국 필연적으로 다가올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데 은퇴 이후의 삶이란 비단 경제적 문제만 얽혀있는 것이 아니다.

예전에야 은퇴 이후의 삶이 그리 길지 않았다지만 요즘에는 은퇴 이후의 삶이 짧게는 20년, 길게는 40년까지도 이어진다. 최근에 입사하는 나이가 늦어진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회사에서 일하는 기간보다 은퇴 이후의 기간이 더 길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취업을 위해 공을 들이는 시간만큼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오랜기간 준비하고 시간을 쏟아야 하는 것 아닐까?

보통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경제적 문제만 해결되면 모든게 다 준비됐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고정 소득이 없는 노년의 경우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큰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생활이 가능한 정도의 경제력이 된다면 경제적인 것 외에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그래서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에서 저자는 경제적인 부분 외 가족, 인간 관계, 건강, 재취업 등 인생을 구성하는 전방위적인 분야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은퇴 이후 맞이하게 될 현실에 대해 설명한다. 30년 전 대비 평균수명은 25년이나 늘어난 반면, 정년은 5년밖에 늘지 않았으니 소득없이 살아야하는 기간이 길어졌고, 그에 따라 노인 빈곤과 파산이 늘고 황혼 이혼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선진국 노인의 경우 20대보다 노년의 행복도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노후 준비 여부에 따라 젊은 시절보다 오히려 더 즐거운 인생을 살 수도 있는 것이다.

2장부터는 이제 본격적으로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는 '생애설계'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는데 인간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7개의 영역인 ①재무, ②건강, ③가족, ④직업(일), ⑤사회적 관계(사회참여), ⑥여가, ⑦봉사활동 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고 각 영역별로 어떻게 하면 나에게 맡는 설계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려준다.

3장에서는 노년을 잘 보내기 위해 필수적인 건강관리와 가족, 인간관계에 대해 설명하는데 가족,친구, 공동체와 친밀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고 한다. 특히 노년의 외로움은 독소와 같아서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육체와 두뇌 기능이 일찍 감퇴하고 단명했다고 하니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저자는 퇴직 후에는 은퇴자의 생활 리듬에 맞는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가 필요하기 때문에 취미, 운동, 여가활동, 종교나 봉사활동 등을 통해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다양한 세대와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4장과 5장에서는 은퇴 이후에도 꾸준히 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방법과 1인 기업 창업에 대해서 설명한다. 100세까지 충분히 쓰고도 남을 정도의 재무구조를 마련해 뒀다면 노후준비는 건강과 좋은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사실 열에 아홉은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은퇴할 정도의 나이라면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이니 자연스레 나홀로 비즈니스, 1인 기업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저자는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1인 기업을 미리 시작할 것을 당부한다. 퇴직 후 수입이 바로 나오지 않으면 초조해져 무리수를 두기 쉽기 때문에 고정 수입이 있을 때 미리미리 1인 기업을 시도해보라는 것이다.

1인 기업으로 해볼 수 있는 일들은 스마트 스토어, 라이브 커머스, 블로그와 유튜브, 무인 창업, 책쓰기 등등 다양한 사업들이 있지만 이런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결국 자신만의 비즈니스 모델과 역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책에서는 막연한 출발이 아니라 확실한 계획 하에 출발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설계도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6장에서는 은퇴를 위해 필수적인 연금, 보험, 상속에 대해 이야기한다. 은퇴 준비에 빠지지 않는 연금 3인방인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주택연금, 농지연금, 즉시연금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즉시연금은 최근 부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금융상품이라고 한다. 한 번에 목돈을 납입하고 다음 달부터 일정하게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데 10년이 넘는 기간을 수령하겠다고 선택할 경우 처음부터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고 이자율도 높은 편이라고 하니 여유자금을 어떻게 운영해야할지 고민이라면 즉시연금을 검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7장에서는 저자가 만난 중년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데 은퇴 이후의 삶을 누구보다 알차게 꾸려나가고 있거나 혹은 은퇴를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의료재단 전무로 재직하면서 건강을 위해 매일 꾸준히 4시간씩 스텝퍼 운동을 하며 영어공부를 병행해 외국인 관광 가이드를 꿈꾸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대기업 재직 시절 경험과 공직 시절 노하우를 중소기업들의 M&A와 고령자들의 컴퓨터 사용 교육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는 전직 차관님도 있다. 저자가 만난 중년들은 모두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자신들의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스스로 일을 설계하면서 즐겁고 보람있는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이렇게 은퇴 이후의 삶이 더 행복한 사람들을 통해 은퇴가 두려운 미래가 아닌 두근거리고 즐거운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8장은 은퇴자들에게 적합한 고배당주 ETF와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있다. 돈의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는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투자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은퇴자들에게는 이 중에서도 꼬박꼬박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고배당주 ETF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 특히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데 VYM,SPYD, DVY 같은 ETF나 존슨앤존슨, JP모건체이스, 화이자, 인텔과 같은 고배당 기업을 눈여겨 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 9장에서는 재취업을 도와주는 다양한 정부 지원 서비스와 재교육을 받을 있는 교육 기관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당장 눈앞에 은퇴를 앞두고 있고, 재취업을 희망하고 있다면 9장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밖에도 부록으로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가기 위한 여러가지 팁들과 다양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이트, 정부 기관 등을 소개하고, 새 출발을 위해 정부에서 지원하는 지원금도 소개하고 있으니 마지막 장까지 꼼꼼히 읽어보도록 하자.

최근에는 은퇴와 노후 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그와 관련된 서적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다. 재무적인 부분에 집중한 책들도 있고, 인생 설계와 제2의 직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책들도 있다. 이 책은 한 가지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그런 책들보다는 개별적인 깊이는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미 은퇴 이후의 재무설계나 파이프라인 구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고민해봤던 사람이라면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으니 자신의 상황을 고려해 선택하도록 하자.

하지만 은퇴 이후의 인생에 필요한 것들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은퇴에 대해 깊에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면 편하게 읽기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