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비밀 노트 - 글로벌 금융 전문가가 알려주는
최재영.오정석 지음 / 시공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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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9일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갱신해 1,336원에 마감했다. 세상에나 1,336원이라니 코로나 때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났을 때도 이 정도의 환율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작년만 하더라도 1,150원대에서 아무리 올라도 1,200원을 넘지 않았었는데 불과 1년 사이에 이렇게나 오르다니 이 정도의 환율을 예측했던 기관이나 전문가가 있을까 싶다.

대부분의 매체에서 계속해서 1,200원 대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았었기 때문에 나도 미리 사뒀던 달러를 1,200원이 조금 넘자 홀랑 팔아버렸는데 이렇게 오를 줄 알았다면 더 가지고 있을껄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율을 예측하는 건 신의 영역이라곤 하지만 그래도 환율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있었다면 뉴스나 인터넷 기사에서 나오는 정보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전문가도 맞추지 못하는 환율을 맞춰서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이 하는 이야기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린 결정이었다면 얼마에 매도했더라도 아쉬움이 덜 했을 것 같다.

그래서 환율에 대해 공부해 보고자 선택한 책이 「환율 비밀 노트」 였다.

환율 비밀 노트의 정확한 제목은 "글로벌 금융 전문가가 알려주는" 환율비밀노트 이다. 여기서 글로벌 금융 전문가인 저자에 대해 먼저 알고 가야 이 책의 깊이를 알 수 있다. 저자인 최재영 님은 경제관료로 31년간 근무했으며 재무부, 기획재정부, 기획예산처 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그리고 국제금융센터 원장으로도 재직했으니 환율과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도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저자가 일반인들도 환율에 대해 알기 쉽도록 집필했다고 하니 쉬운 설명과 깊이 있는 내용임은 책을 읽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었다.

책은 크게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챕터는 초보자들을 위해 환율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두 번째 챕터는 환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어떤 요소들에 영향을 받아 변동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챕터는 선물환과 옵션, 외화 자금 시장과 스와프 등 전문가의 영역에 가까운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첫 번째와 두 번째 챕터만 제대로 이해해도 어느 정도 전문가에 가깝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자세하고 깊이있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세 번째 챕터까지 가지 않아도 환율을 아는 데는 충분하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른 책과 차별성을 띄는 건 바로 세 번째 챕터이니 세 번째 챕터도 반드시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 세 번째 챕터까지 다 읽고나면 외환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거시적인 부분이 보일 것이다.

일반인들이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서로 다른 두 나라의 통화간 교환비율 혹은 상대가격이라고 정의하기 때문에 한 번 더 머리를 굴리거나 헷갈리기 쉽다. 환율이 떨어졌다, 올랐다 라는 기사를 볼 때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진건가 오른건가 한 번씩 더 생각하곤 했는데 저자는 환율"외국 화폐의 가격", 더 정확히는 "달러의 가격 "으로 정의 한다. 대부분 우리가 접하는 환율이 달러의 환율이기 때문에 달러의 가격으로 정의해도 무방하다. 어쨌거나 환율을 달러의 가격으로 정의하면 환율이 올랐다고 할 때는 달러가 비싸진 것이고, 환율이 떨어져다고 할 때는 달러가 싸진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기사를 접할 때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쉽다. 환율=달러의 가격 이라는 것은 뒤이어 설명할 내용에도 모두 전제가 되는 사항이므로 계속해서 상기해야 한다.

두 번째 챕터에서는 본격적으로 환율이 어떻게 결정되는 것인지, 그리고 예측 가능하긴 한것인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한다.

환율은 총 3단계를 거쳐 결정되는데 가장 첫 번째 단계는 달러의 수요와 공급이다.

■ 환율 결정 1단계: 달러의 수요와 공급에 미치는 영향 파악

1단계는 달러의 수요와 공급에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파악하는 것인데 예를들어 수출과 같은 것들이 있다. 수출이 증가하면 국내에 달러 유입이 증가하므로 환율(달러가격)은 하락한다. 반대로 유학자금 송금이나 수입 증가와 같은 요인들은 달러 유출을 증가시키므로 국내에 달러가 부족해져 환율이 상승한다. 즉 달러의 수요가 증가하면 환율은 상승하고, 수요가 감소하면 환율은 하락한다.



■ 환율 결정 2단계: 수요와 공급을 움직이는 핵심 동인

1단계에서 달러의 수요와 공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알아봤다면 2단계에서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나 한 단계를 거쳐서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내 금리 상승과 같은 요인은 달러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하는데 이 때 기준이 되는 것이 수요와 공급을 움직이는 힘, 즉 '동인'이다.

달러의 수요를 움직이는 핵심 동인은 크게 아래와 같이 4가지로 볼 수 있는데 ① 달러이미지 ②달러의 수익률 ③ 달러의 구매력 ④ 환율 상승 기대

이다. 달러의 이미지가 좋아지거나, 수익률이 좋아지거나, 구매력이 상승하거나 혹은 환율이 오를 거라고 기대감이 커질 때 달러의 수요가 증가한다.



■ 환율 결정 3단계: 경기, 금리, 물가가 미치는 영향 파악

2단계 요인들까지 적용했음에도 여전히 헷갈리는 변수들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경기(소득), 금리, 물가 이다. 책에서는 이들을 환율 결정 핵심 3인방이라고 부른다. 이 3인방은 달러의 수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동인에 영향을 미쳐 간접적으로 달러의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 3인방은 환율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복잡할 뿐만 아니라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책에서도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환율은 각 나라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결정된다. 이런 요인을 저자는 아래와 같이 4개의 그룹 (A,B,C,D 그룹)으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다.

A 그룹은 달러의 수요와 공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1단계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다. B 그룹은 달러의 수요와 공급을 움직이는 핵심 동인을 통해 달러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2단계에서 검토했다. 그리고 C그룹은 위에서 말한 환율 결정 핵심 3인방(경기,금리,물가)이고, 마지막 D그룹은 핵심변수 3인방을 거쳐야지만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볼 수 있는 요인이다.



이후의 페이지에서는 각 그룹별(A,B,C,D)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니 책을 통해 확인해보자.

지금까지 간단하게나마 환율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 알아봤다. 위는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만 소개한 것으로 사실 더 자세한 요인들에 대해 읽어봐야지만 환율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환율이라는 것이 두 나라 간의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서 결정되는 것이다보니 몇 문장으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저자가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이 책도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다.

하지만 환율에 대해 제대로 한 번 이해하고 나면 앞으로 소소하게 직구를 하거나 환전을 할 때 뿐만 아니라 뉴스나 경제 기사를 이해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책 추천사에 삼프로 TV 진행자이신 김동환 님께서 투자에 관심 있는 독자 뿐만 아니라 국내외 경제 흐름을 알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고 써주셨는데 개인적으로는 일독으로는 모자랄 것 같고 재독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분명한 건 여러번 재독하더라도 절대 시간이 아깝지 않을만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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