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도를 3개월마다 바꾼다는 것은 말은 쉽지만 어느 기업에서나 적용하기는 힘든 일이다. 조직도가 바뀐다는 것은 보직이나 팀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직원이나 경영자 모두 이것을 받아들일만한 유연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유연성에는 구성원 모두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업무 분장에 대한 많은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저자가 업무 분장과 조직의 유연성에 대해 30여 년 넘게 고민한 결과로 태어난 것이 바로 셀컴퍼니 시스템이었다.
■ 현장 담당자에게 즉각 처리할 권한을 주어라.
회사는 다양한 부서로 구성되어 있다. 산덴의 경우 제품의 품질을 맡는 품질본부, 생산을 담당하는 생산본부, 개발을 담당하는 개발본부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중 생산본부는 실질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부서이지만 막상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처리할 권한이 없었다. 생산본부에서 어떤 문제가 생겨 품질이나 개발본부에 해결을 요청해도 각자 맡은 업무가 먼저인지라 생산 본부의 요청에 빠르게 대응하지 않았다. 당연히 대응이 빠르지 않으니 제품의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고, 부서 간에 반목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본부만을 담당하는 제품기술과를 신설해 제조현장의 업무만을 담당하게해 문제를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그러니 자연스레 현장의 개선 요구 사항도 많아졌고, 생산에 차질을 일으켰던 문제들이 해결됐다.
■ 모든 것을 돈으로 표시하라.
"모든 것을 돈으로 돈으로 표시하라." 이 말을 잘못 이해하면 직원들 입장에서는 '낭비 제거'가 아니라 '절약'으로 오해하기가 쉽다. 돈으로 표시한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니 종이 한 장도 아껴서 이면지로 쓰고, 볼펜도 가장 저렴한 걸로 쓰라는 거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경영진 입장에서 말하는 낭비 제거는 단순히 싼 물건을 쓰자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자는 것이다.
저자는 산덴에서 이를 위해 모든 개선 작업의 효과를 돈으로 표시하라고 지도했다. 예를 들어 작업대까지 몇 걸음을 걸어서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지를 돈으로 환산하는 작업을 한 것이다. 쓸데없이 왔다갔다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작업 동선을 최대한으로 줄인다던가 부품이 진열돼 있는 선반에 바퀴를 달아 쉽게 움직일 수 있게 한다던가 하는 식이다.
이 때 시간은 인건비를 기준으로 환산하고 공간은 임대료를 기준으로 금액을 산정한다. 개인별로 몇 분 절감 했다는 것보다는 금액으로 표시하면 직원들이 더 확실히 낭비 제거의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절감한 시간은 좀 더 부가가치가 높은 일에 쓸 수도 있고, 이동 거리의 단축은 작업자들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주어 피로도를 낮출 수 있다.
고객들의 요구사항이 점점 다변화 되면서 소품종 대량 생산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트랜드가 바뀌고 이에 발맞춰 기업들 또한 제조 방식을 바꿀 수 밖에 없다. 몇 십년간 이어진 제조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빠르게 바뀌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변화는 필수적이다. 만약 새로운 제조 방식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기업인 혹은 직장인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