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 정석 (시리즈 20만 부 기념 특별판) - 기획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10가지 습관
박신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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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봤던 게 벌써 5년 전 쯤인 것 같다. 원래 근무하던 부서에서 갑작스레 기획팀으로 이동하게 되고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마음에 "기획" 이란 두 글자가 들어가는 책은 일단 닥치는대로 읽던 시절에 접하게 됐었다.

이론서라기보다는 저자 스스로 본인의 흑역사(?)라 부르는 연애사를 비롯해 실생활과 밀접한 사례들을 통해 핵심을 뽑아내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획의 기 자도 모르던 당시도 술술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책이 다시 개정되어 나왔다니 반가운 마음에 5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개정판을 읽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개정판은 약간의 수정을 가하고 표지만 바꿨을 뿐 내용면에서 바뀐게 없을 거라는 편견 아닌 편견이 있었는데 이번 「기획의 정석」 개정판을 읽어보니 이게 내가 5년 전에 읽었던 그 내용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아무리 읽은지 5년이 지났지만 그래도 너무 낯설다 싶었는데 확인해보니 기존 사례들의 50% 정도를 최근 사례들로 바꿨다고 한다.

이 책이 쉽게 읽혔던 가장 큰 이유이자 장점이 바로 다양한 사례들인데 그 사례들이 절반이나 바꼈으니 내용이 낯선 것이 당연했다.

매트리스계의 신성으로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삼분의일" 이나 쉬운 보험 청구과 보험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보맵" 의 사례만 봐도 저자가 얼마나 발빠르게 최신 트랜드를 반영했는지 알 수 있다.

일단 저자가 이야기하는 기획을 위한 습관은 총 10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Brain _ 근본적으로 중요한게 뭘까

Focus _ 기획이 기억되려면

3WR _ 기획 기본기는 뭘까

Key message _ 됐고, 한 마디로 뭔데

5Why _ 잘 팔리는 건 이유가 있다

Whom _ 근데 누가 사

Flow _ 왜 내 말을 못 알아 들을까

Dividing _ 쪼개야 빈틈이 보인다

Binding _ 묶어야 뭔가 나온다

Expectation effect _ 가성비를 검증해보자

영어로 정리해 놓으니 뭔가 굉장히 어렵고 전문적인 것 같지만 한국말로 풀어놓은 것을 보면 훨씬 이해가 쉽다.

이 10가지 중 기획의 기본이자 첫 걸음이 되는 것이 바로 3WR이다.

3WR은 Why , Why so, What 과 Relly 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Why 왜, Why so 그게 왜 , What 그래서 뭐, Really 진짜? 를 말한다.

얼핏 들으면 무슨 소린가 싶지만 예를 들면 쉽게 이해가 되는데, 저자는 간 때문이야~ 라는 노래로 유명한 의약품 우루사를 통해 설명한다.

내가 우루사를 기획한 담당자라고 생각하고 우루사를 고객이 구매하도록 하기 위해 이 3WR을 이용해 설득해보자.

무작정 우루사가 몸에 좋으니 먹어보라고 한다면 아마 아무도 구매하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먼저 상대방의 문제/상황을 이야기하고 거기에 대한 개선책으로 우루사를 먹으라고 하면 말이 달라진다.

평범한 직장인들치고 피곤하지 않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만큼 30대 이후부터는 피곤을 달고 사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문제를 먼저 꺼내서 상대방의 상황을 짚어주면 설득하기가 훨씬 쉽다.

■ 3WR: 우루사

Why 너 피곤하지?- 피곤하긴 하지 (연결 시작)

Why so 그게 간 때문이래 - 아 진짜? (이해 시작)

What 그래서 우루사를 만들었대 - 아 그래? (피곤한데 이거라도 먹어줘야 하나?) (관심 시작)

Really 실제로 우루사 UDCA가 간 속 노폐물을 배출해서 피로도를 12.76%나 줄여준대 (증명)

P. 49

뇌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살펴봐도, 뇌는 정보를 ①'확인'하고 ②'이해'된 정보를 ③'판단'하고 자신에게 유의미한 정보를 ④'기억'한다고 한다.

그러니 상대방이 정보를 확인하도록 우선 연결시킬 정보를 주고, 이해를 돕는 정보를 주고, 긍정적으로 판단하도록 증명자료를 주어야 한다. 지금 설명한 우루사 흐름이 딱 그렇다

P.50

Key message 됐고, 한마디로 뭔데 에서는 내가 아니라 듣는 상대방 입장에서 어떻게하면 더 매력적으로 들리고 잘 전달이 되는지 알려준다. 앞서 말했듯이 뇌가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일단 상대방에게 내 생각이 연결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숫자로 효과를 보여주고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도록 비교나 비유를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 좋다.

5Why 잘 팔리는 건 이유가 있다 에서는 고객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짜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물어봐야 한다고 한다. 5Why는 도요타의 사장이었던 오노 다이이치가 맨 처음 사용한 질문법으로 문제에 부딪쳤을 때 '왜'라는 질문을 다섯 번 반복하면 진짜 원인을 알 수 있고, 그래야 진짜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기획할 때도 내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근본적인 why에 맞게 기획해야 만족시킬 수 있다.

Who 근데 누가 사 에서는 고객층을 모든 사람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문제를 가진 집단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날카롭게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한다. 앞서 말한 '삼분의 일'매트리스도 단순히 매트리스를 사려는 사람이 고객층이 아니라 일이 너무 많아서 늘 피곤한, 그래서 잠이 중요한 개발자들을 타겟으로 정하고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한다.

Flow 왜 내 말을 못 알아들을까 는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에 맞춰 정리하는 법을 알려준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많은 준비를 했는지 보여주고 싶어서 구구절절 설명이 길어지다보면 듣는 상대방은 그래서 요점이 뭐야, 어쩌라고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노력을 어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것은 이해하지만 개인적인 마음은 접어두고 상대방의 질문을 예상해 상대방이 듣고 싶은 순서대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실제 대부분의 기획서도 왜(기획배경) → 뭐(제안내용) → 어쩌라고(실행계획) → 꼭 해야하니(예상성과) 의 흐름으로 작성된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Dividing 쪼개야 빈틈이 보인다 에서는 두루뭉술한 기획이 아니라 날카롭고 예리하게 쪼개는 기획에 대해 설명한다. 두루뭉술한 기획은 이도저도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라 정확하고 예리한 기획이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문제를 쪼개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로직트리를 사용하는데 뭘 어떻게 쪼개야 할지 막막할 때는 우선 육하원칙으로 시작해 육하원칙 항목 하나하나씩 집요하게 파면서 쪼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Binding 묶어야 뭔가 나온다 에서는 앞서 말한대로 잘 쪼갠 뒤에 쪼갠 것들의 공통점을 찾아 새롭게 의미있는 단위로 잘 묶는 것에 대해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잘게 쪼개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새롭게 의미를 가지면서 처음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Expectation effect 가성비를 검증해보자 는 이 기획이 정말로 이 돈을 들여서 실행할 만한가? 에 대한 답변을 위한 내용이다. 어떤 기획이든 결국엔 돈이 들어간다. 이 돈을 들여서까지 할만한가라는 마지막 한 가닥 의심을 불식시키지 못한다면 결국 그 기획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정도면 돈 쓸만하지라는 생각이 들도록 전/후 비교를 통해 어필하고 가성비, 몇 명, 몇 가지, 예상반응, 손실회피, 큰 그림 보여주기 등을 더해 성공적인 기획서가 완성되도록 한다.

이 단 한권의 책으로 기획을 모두 마스터 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 책이 기획의 걸음마 정도는 충분히 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는 점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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