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을 씹어먹다 - UNKNOWN MANAGEMENT
장석면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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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회사 업무 때문에 인사나 경영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여러 책을 찾아봤지만 딱 이거다! 할만큼 도움이 되는 책들이 없었다. 경영학 전공자나 읽을 법한 지나치게 학술적인 내용 위주거나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것저것 두루뭉술하게 표현한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읽자마자 진짜 누구보다도 현장을 제대로 잘 아는 실무자이자 동시에 전문가가 집필했다는 느낌이 확 들었고 저자를 확인해보니 이랜드에서만 30년을 근무한 직장인이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 레스토랑인 애슐리를 직접 론칭 했을 뿐만 아니라 인사총괄임원, 물류총괄임원, 낭비제거총괄임원 등등 다양한 분야의 임원을 역임 했었기 때문에 경영 전반에 관련된 모든 일을 섭렵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장점이 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나 있는데 인재 경영, 지식 경영, 낭비 제거의 세 가지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어느 챕터 하나도 소홀함이 없이 충실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저자가 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가 설명하는 내용들을 더 원활하게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재 인재 경영 편에서는 모든 회사의 고민인 어떻게하면 좋은 인재를 뽑고 배치하고, 평가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있다.

일단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사람을 뽑는 것도, 배치하는 것도 평가하는 것도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평가와 관련된 내용이 인상 깊었다.

■ 평가 시스템이 항상 직원들의 불만이 되는 이유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겠지만 인사평가 시즌이 지나고 나면 그 결과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평가라는 것이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고 끝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과반수 이상이 불만을 가진다면 인사평가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평가해야 직원들의 불만을 줄일 수 있을까? 그 방법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1) 평가 자체가 올바른 평가가 되도록 할 것

1. 목표를 잡는 것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 사전에 목표를 잘 잡고 당사자와 합의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처야 한다. 최초에 목표를 잡을 때부터 수고를 기울여야 목표가 너무 높거나 낮게 잡혀있어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려운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

2. 객관적인 평가 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조직에서는 어느 한 사람만의 실력만이 아니라 타 직원이 도와주거나 전임자의 기여에 의한 것이거나 기타 다른 외부적 요인에 의해 목표가 달성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평가자가 사람인 이상 개인의 주관성이 반영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면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툴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

3. 평가 설계는 회사의 사업전략, 경영컨셉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 시장 상황에 따라 회사의 경영 컨셉이 달라진다면 평가항목 또한 당연히 거기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이 점이 제도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좋은 평가를 받더라도 회사 전체의 성과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4. 경영자의 평가 역량을 올려야 한다.

- 객관적인 평가는 절대 쉽지 않다. 성과 목표가 제대로 설정됐는지, 그리고 그 수치의 의미를 해석하고 평가하는 것은 순전히 평가자 몫인데 평소에 피평가자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컨설팅과 코칭을 위해 노력해야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진다.

5. 평가 근거를 기록해 두어야 한다

- 평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피평가자가 평가에 동의하지 못하고, 평가자도 그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다. 그래서 왜 이런 평가가 나오게 됐는지 그 근거들을 꾸준히 기록하고, 그 기록을 근거로 수시로 직원들에게 피드백 해주어야 직원들도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려는 노력을 할 수 있다.

6. 평가가 일상이 되어야 한다.

- 정례 활동으로서의 평가가 아니라 일상적인 평가와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피평가자들이 평소에도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평가자들 또한 직원들의 성과 관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2) 성과관리코칭 To - Do - List 에 의해 관리할 것

성과관리 코칭의 핵심은 공감, 설명, 제안, 공유, 경청이다. 그리고 계획부터 성과관리, 평가까지의 기록을 베이스로 직원들과 소통해야 직원들이 자신들 스스로를 조직에서 평가만 받고 육성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3)평가는 성과 관리의 큰 틀 안에서 관리할 것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제도와 함께 성과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면 직원들 스스로도 자신의 업무 능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개선까지 나아갈 수 있다. 이 과정을 평가자들이 잘 이끌어주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평가자들이 성과 관리 코칭과 피드백을 잘 할 수 있는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두 번째 지식 경영 편에서는 앞서 말했던 개인들의 성과평가를 위해 필수적인 목표 관리 및 평가도구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 를 설정하는데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책에서는 KPI 를 설정하는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 KPI에 성과의 비밀이 있다

매출이나 이익과 같이 대부분의 경영자가 강조하는 것들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설정된 KPI가 필요하다. KPI를 찾는 것은 고도의 지식이 필요한 일로 KPI의 특징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KPI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1) KPI는 지식 경영의 질과 관련된 지표이다.

KPI는 숫자로 표시되지만 숫자가 바뀌기 위해서는 질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2) KPI는 돈으로 바로 측정되지 않는다.

평당 매출이나 점당 매출처럼 돈으로 환산되는 지표도 있으나 재방문율과 같이 바로 돈으로 보이지는 않는 지표들도 있다.

3) KPI는 실시간으로 측정될 수 있다.

영업이익같이 모든 항목들이 취합되어야 측정가능한 지표들도 있지만 입점률이나 회전률과 같은 KPI는 바로바로 측정이 가능한데 이것

이 최종 숫자에 얼마나 이바지하는지를 미리미리 측정한다면 KPI를 통해 빠른 성과 예측이 가능하다.

4) KPI는 무엇을 해야할지 알려준다.

최종 지표는 어떤 액션을 취해야할지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지만 KPI는 무엇을 해야할지 명확히 알려준다. 예를들어 재방문률이 KPI라면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액션플랜을 만들기가 쉽다.

5) KPI는 피드백이 가능하다

매출과 같은 최종 지표는 책임소재를 명확히 묻기가 어렵지만 개인별 KPI는 해야하는 일이 명확하기 때문에 책임소재가 명확하고 그에 따른 성과를 규정하기도 쉽다.

6) KPI는 행동하게 한다.

최종 지표는 이미 과거의 활동들에 대한 결과를 나타내는 지표이지만 KPI는 현재 진행형 지표로 앞으로 무엇을 더 해야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하게한다.

7) KPI는 가치사슬이 합심하여야 하는 지표이다.

각 부서별로 기능이 다른데, 그 기능상의 지표들이 해당 사업의 핵심 KPI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규명하기가 쉽지 않다. 각 밸류체인들이

매출액이나 이익과 같은 초종적인 숫자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핵심 KPI를 규명하고 그 KPI에 집중하게 해야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낭비제거에 관한 것으로 낭비제거 사례와 여러가지 방법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낭비 제거의 구조를 5개의 컨셉으로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소개해 보고자 한다.

- 고정비와 변동비의 구조를 파악할 것

손익분기점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에 따라 고정비와 변동비가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매출이 손익분기점을 넘겼을 때는 일부 변동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익이 되므로 고정비가 유지되는 것이 유리하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을 때는 고정비의 부담이 커져 이익이 악화된다. 그러므로 고정비와 변동비의 구조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매출의 변동에 따라 고정비와 변동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

- 원자재의 단가를 원단위로 파악할 것

전체 단가가 아닌 사업영역의 최 밑단까지 파악하여 개별단가까지 정확하게 들여댜 봐야만 확실히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단가가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 비용을 줄이는 문화를 만들 것

비용은 톱다운으로 절감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적이다. 누가 얘기하지 않아도 직원들 스스로가 비용을 절감하는 문화가 있어야 가랑비에 옷 젖는 일이 없다.

- SCM의 예측도를 높일 것

물류는 혈관과 마찬가지다. 어느 한 곳이 막히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상품이 물 흐르듯이 고객에게까지 전달되어야 쓸데없이 낭비되는 자원을 절약할 수 있고 공장에서 매장까지의 리드타임을 줄여 실시간으로 대응이 가능하게 된다. SCM의 예측도가 높아져야 적기에 상품 판매에 대한 준비가 가능하다.

- 재고를 관리할 것

재고가 늘게 되면 재고를 보관할 창고비 뿐만 아니라 재고 이동에 따른 인건비와 물류비까지 발생한다. 그리고 과다한 재고로 인해 후방 창고에서 상품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상품을 매대에 채워넣는 시간 또한 지연되고 고객에게 제 때 상품을 전달하지 못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재고 관리 능력은 수준 높은 SCM의 결과 이기도 하다.

아마 최근에 본 경영관련 서적 중에서는 가장 현장과 밀접하게 와닿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실천하기 위해서는 기업 구성원들 전체의 합의와 험난한 과정들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체계나 프로세스가 부족한 소규모 기업들에게는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 경영자나 임원, 그리고 인사 체계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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