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뇌에 행동 스위치를 켜라
오히라 노부타카 지음, 오정화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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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아주 게으르다. 뇌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활동만 하려고 하고, 새로운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변화보다는 현재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새로운 일, 귀찮은 일, 혹은 도전적인 일들을 해야할 때 우리는 마감기한이 코앞에 닥칠 때까지 미루곤 한다.

그러니 미루는 습관은 사실 개인의 의지나 의욕의 문제라기보다는 인간의 뇌 구조 자체에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평생 미루는 습관을 가진채 살 수는 없다. 미루는 건 사실 생각보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시험기간에 공부하기 싫어서 미뤄놓고 놀고 있을 때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게으른 뇌를 빠릿빠릿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행동력의 근원이 되는 뇌의 측좌핵의 스위치가 탈칵하고 켜지게 만드는 방법을 안다면 누구나 일을 미루지 않고 '바로 행동하는 사람' 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측좌핵의 스위치를 켜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큰 변화가 아닌 아주 작은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시험공부를 예로 들자면 수학 시험 전 범위를 공부해서 끝내겠다고 마음 먹는 것이 아니라 일단 '책을 펴고 책상에 앉는다'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런 작은 변화는 뇌에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행동이지만 일단 첫발을 내딛고 나면 행동의 시작 속도는 훨씬 빨라진다.

책에서는 게으른 뇌의 스위치를 켜는 방법을 크게 5가지 챕터로 설명한다.

1. 행동의 시작 속도를 높인다.

2. 행동 브레이크를 제거한다.

3. 행동마인드를 갖춘다.

4. 시간을 활용한다.

5. 행동 사고를 익힌다.

5가지 모두가 중요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유용했던 것은 첫 번째 행동의 시작 속도를 높이는 방법과 두 번째 행동브레이크를 제거하는 방법이었다.

◆ 일단 대충 시작하기

이건 완벽주의인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방법으로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게 하길 원해서 계획만 세우다가 행동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 도움이 된다. 물론 철저한 계획하에 모든 일을 시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생각에만 지나친 에너지를 쏟아붓다 지쳐서 생각으로만 끝나는 경우도 많다.

나도 약간은 이런 성향인데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는 생각에 아무런 행동조차 하지 못하고 끝날 때도 있었다.

이 때 저자가 권하는 것이 질보다는 양을 늘리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일단 양을 늘리고 이후에 질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피트니스센터를 알아보거나 트레이닝복과 신발을 알아보는데 시간을 쏟기보다는 일단 팔굽혀보기 1회라도 집에서 먼저 시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팔굽혀 펴기라는 행동을 하는 동안 측좌핵은 자극을 받아 도파민이 생성되고 이 도파민은 의욕을 고취시키고 즐거움을 느끼게 해 행동력에 힘을 실어준다.

◆ 같은 장소에서는 같은 일만 하기

보통 여러가지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처리해야 될 일들이 쌓여있으면 다른 일을 하는 동안 그 일이 계속해서 신경쓰이게 된다. 그러다보면 일이 쌓여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계속해서 일을 미루게 된다. 이 경우 각각의 일을 하는 장소를 지정해두고 그 장소에서는 그 일만 하다보면 뇌의 각인이 강화돼 그 장소에 가면 그 일을 할 수도록 자연스럽게 뇌가 세팅이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앵커링 효과'라고 하는데 일종의 조건 반사 상태로 '이 장소에서는 이 일을 한다'고 정해두면 그 장소에만 가면 부팅 시간 없이 자연스럽게 바로 그 일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글쓰는 일은 카페에서만 하고, 루틴 업무는 자신의 책상에서, 그리고 약속 일정 잡기는 회의실에서만 한다고 정해두고 계속해서 그 행동을 반복하다보면 카페에 갔을 때 자연스럽게 뇌가 글쓰기 모드로 돌입하는 것이다.

◆ 물건의 위치를 명확하게 지정하기

물건을 잘 잃어버리거나 어떤 물건이나 서류를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람들이 있다. 직장인들의 경우 물건을 찾는데 소비하는 시간이 1년 동안 무려 150시간이라는 데이터가 있을 정도로 생각보다 물건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허비하게 된다. 겨우 일을 할 마음이 들었는데 필요한 서류나 펜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찾는데 시간을 지체하게 된다면 그 사이 집중력과 의욕이 떨어지게 된다.

일단 정해진 장소에 항상 물건을 두는 습관을 들이고 나면 뇌에서는 자연스럽게 그 장소를 기억하고 몸이 움직이기 때문에 쓸데없이 버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 내일 할 일은 미리 결정해서 메모해두기

보통 아침에 출근해서 업무를 시작하면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오늘 해야할 일이 뭐였는지 생각해 본다던가 어제 마무리 짓지 못한 업무를 어떻게 할까라고 망설인다던가 이런 저런 일들을 생각하다 훌쩍 시간이 지나가기도 한다. 이것은 오늘 해야할 일을 명확하게 설정해놓지 않아 아침에 출근한 이후에 생각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 날에 오늘 할일에 대해서 가급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업무의 목표와 액션플랜을 몇 가지 정해두거나 혹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어떤 업무를 해야할지 정해둔다면 업무에 집중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저자는 뇌의 행동스위치를 켜는 총 37가지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도 있을 수 있고, 시시하게 느껴지는 방법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뇌의 행동 스위치를 키는 방법은 거창하면 거창할수록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사소하고 간단한 방법들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너무 사소하고 시시해 실천하지 않고 있는 것들이 있다면 이참에 한 번 사소한 그 방법들을 실천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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