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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위한 월급쟁이 연금투자 법칙
장덕진 지음 / 시그마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코로나로 세계 각국에서 무제한 돈풀기에 나서자 부동산, 주식에서부터 비트코인까지 투자 가치가 좀 있다 싶은 자산은 모두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주변에는 투자로 몇 백부터 몇 억을 벌었다는 지인들 얘기가 들리니 나 혼자만 뒤쳐지는게 아닌가 조급증이 생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게 섣불리 투자하기에도 겁이 난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매달 꼬박꼬박 투자하고 있지만 의외로 잘 신경쓰지 못했던 투자처가 있었으니 바로 “퇴직 연금” 이다. 1년 이상 직장을 다니고 있는 근로자라면 누구나 퇴사 시 퇴직금을 받게 되는데, 퇴직연금 제도 도입 전에는 기업이 파산해 퇴직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해 도입된 것이 현재의 퇴직연금제도이다.
물론 여전히 퇴직금으로 일시에 지급하는 회사들도 있지만 최근의 추세는 대부분 퇴직연금 제도를 운영한다. 퇴직연금제도에는 확정급여형(DB)와 확정기여형(DC)로 나뉘는데 내가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는 DC로 운영되고 있고, 다른 회사들도 DC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DC가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DB의 경우는 직원들의 퇴직연금을 회사에서 직접 운영해야하고, 운영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경우 차액을 회사에서 부담하도록 되어있다. 물론 수익이 발생하면 그 수익 또한 회사의 몫이지만 최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싶은 회사 입장에서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게 느껴지는 제도이다.
반면 DC는 회사가 매달 퇴직연금 부담액을 납입하면 그것으로 의무가 끝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 DB의 운영 책임이 회사에 있었다면 DC는 반대로 직원들에게 운영 책임이 있다. 물론 DB와 반대로 운영으로 발생한 수익은 모두 직원 개인의 몫이 된다.
그래서 만일 자신의 퇴직연금이 DC형이라면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영할지 개개인이 직접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써야한다.
연금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공적연금인 국민연금, 그리고 회사에서 지원하는 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이 따로 납입하는 개인연금 이렇게 3가지로 구분된다.
3가지 모두 연금이지만 국민연금의 경우 개개인이 운영에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개인이 운영 가능한 DC형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대상으로 한다고 보면 된다.


책은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돼 있는데 첫 번째 파트에서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퇴직연금, 연금저축, 주택연금 등 연금제도의 특성과 세제혜택의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연금을 통해 노후에 구체적으로 얼마를 마련할 수 있을지 알아본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개인이 연금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핵심 노하우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펀드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에 관한 책들은 시중에서 차고 넘치지만 의외로 연금에 대해 소개하는 책들은 흔치 않아서 어쩌다 연금 투자에 관한 책을 찾더라도 소개하고 있는 상품들이 현재는 없어진 것들도 많았는데 이 책은 출간된지 얼마 되지 않아 현재 운영되고 있는 펀드 리스트와 수익률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마음만 먹는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았던 TDF(타깃데이트펀드)에 대한 정보도 소개되어있어 최신 트렌드를 알 수 있었다.
TDF란 미국에서 인기를 끈 퇴직연금 상품으로 가입자의 생애주기를 고려해 자산배분 전략을 세워주는 펀드이다. 예를 들어 현재 30세인 퇴직연금 가입자가 30년 후를 목표 퇴직시기로 본다면 TDF2050 상품에 가입하면 된다.
2020년 현재로부터 30년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초반에는 수익률은 높지만 위험한 주식의 비중이 높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안전자산인 채권의 비중이 높아지는 식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이 바뀐다. 이 포트폴리오의 구성은 TDF를 운영하는 자산 운용사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러 운용사의 상품을 비교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러가지 TDF 상품들이 있지만 어떤 상품을 선택하든 매번 일일이 머리 싸매고 고민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지 않아도 알아서 은퇴시기에 맞춰 포트폴리오가 바뀌기 때문에 많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3번째 파트에서는 개개인이 처한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노후자금을 목적별로 어떻게 구분하여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와 현재 한국에서 운영 중인 TDF들의 수익률과 어떤 TDF를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조언들이 나와있다. 물론 TDF 외에도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등 연령대별로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좋을지, 그리고 투자에 따른 리스크는 어떻게 관리해야할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은 총 376페이지로 투자법과 관련된 책치고 그리 길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페이지의 첫 장을 펼쳐보는 순간부터 느껴지겠지만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버릴 내용 하나 없이 저자의 모든 지식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나의 경우 보통 350~400 페이지 분량의 책은 하루면 다 읽는 편인데 이 책의 경우 몇 일에 걸쳐 읽었다. 그만큼 내용이 아주 충실하고 버릴 것이 없었다. 그만큼 연금에 대해 전혀 모르는 초보에서부터 연금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 하는 독자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만큼 내용의 깊이가 깊었다.
아마 이 책 한 권만 여러 번 읽더라도 연금에 대해서는 웬만한 전문가로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깊이가 깊다보니 연금의 현재가치와 미래가치를 계산하는 공식이나, '연금일시금승수'라는 연금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승수까지 나와있어 숫자에 약한 나 같은 모태 인문계들에게는 괴로울 수도 있다^^;.
퇴직연금 투자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동시에 한편으로는 소외되어 있는 분야였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소외된 투자처가 아니라 우리의 노후를 위해 반드시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투자의 한 종류로 여겨야 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