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는 잘될 거예요 - 나를 성장시키는 인생의 전환점에 지금 막 도착했습니다
권수호 지음 / 카멜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은 누구나 매년 나이를 먹지만 모든 나이가 다 똑같은 의미를 지니지는 않는다. 어떤 나이는 특별한 애칭(?)까지 부르며 의미를 부여하곤 하는데 불혹 이나 환갑이 그 예라고 볼 수 있다.

39살과 40살 사이에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마흔은 불혹이라고 부르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공자 왈 불혹이 되면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된다는데 역시 그건 공자님이라 가능하신 거였고, 현실의 마흔들은 미혹되지 않기는커녕 매일 이리저리 휘둘리기 바쁘다.

나도 역시나 마흔을 코앞에 두고 보니 스물, 서른에 막연히 생각했던 마흔과는 전혀 다른 찌질한(?) 인생을 살고있다. 이 나이에도 여전히 진로가 고민스럽고 경제적으로도 온전히 자립하지 못했고 인격적으로 성숙되지 못한 채 마흔을 맞이할 예정이다.

그럼 이렇게 여전히 서른 아홉살에서 나아진게 1도 없이 마흔을 맞이하고만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처럼 여전히 미성숙한 마흔을 살아가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길을 찾아보자.

저자는 특별히 성공한 투자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플루언서도 아니다. 서울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수도권 대학에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결심과 포기를 밥먹듯하고 회사와 집을 반복하는 일상을 살고 있지만 평범한 일상에서 보석같은 순간 순간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 주변의 이웃이다.

프롤로그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누구나 그렇듯 저자도 역시 마흔이 되면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고 한다. 사회적 명성과 지위, 경제적인 여유, 화목한 가정. 그런데 그게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는 마흔 한살이 되지 않아도 금방 깨닫게 된다.

누구나 특별하고 대단한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저자는 대단한 성취를 이루는 것보다는 남들과 맞춰가는게 더 어렵고 중요하며, 아름다운 삶을 꿈꾸기 보다는 삶을 아름답게 보려는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인생에 필수적 요소인 건강, 돈, 가족, 인간관계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해나가는 평범하고 따뜻한 일상 생활을 그리고 있는데 그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이야기들이 누구나 공감할만한 요소들로 채워져있다.

책은 총 3개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지만 어디를 먼저 읽든 관계없다. 2~3페이지의 짧은 에세이이기 때문에 제목을 보고 끌리는대로, 그날의 기분대로 읽고 싶은 글을 읽으면 된다.

저자의 글은 특별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위로를 얻게 되는 면이 있다.

특히 "직장인으로 사는 게 뭐가 어때서" 편에서는 직장인으로써 누릴 수 있는 안정적인 생활과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에는 월급을 받기 위해 억지로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으로써의 삶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거나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는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직업이 행복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아니며, 직장인이라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내 사업이 아니니 주말이나 야간에 편하게 쉴 수 있고, 꼭 열심히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매달 들어오는 규칙적인 수입 덕에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 마음 맞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물론 반대로 최악의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나도 언젠가는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 가슴이 뛰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정년퇴직을 하든 아니든 간에 그것이 자발적이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그렇다고 직장인의 삶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명함 속 직함이 삶의 여러 가지 모습 중 일부이듯, 직장생활도 그저 인생의 한 부분일 뿐이다.

물론 일까지 즐겁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말자.

너무 집착하지 말자. 그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 말이다.

p202~203

어쨌거나 당연히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보다는 가슴이 뛰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실패한 인생이라거나 불행한 것은 아니니 너무 집착하지는 말자는 저자의 말이 많은 위로가 되었다.

돌이켜보니 남을 위해 일하는 직장인으로써의 삶이 실패한 인생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성공한 삶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인데 현실은 스스로를 위해 일하는 삶을 살지 않고 있으니 막연히 불행하다라고 느꼈던것 같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렵게 첫 직장에 입사하게 됐을 때, 그리고 첫 월급을 받았을 때 뿌듯하고 기뻤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인정받아 승진했을 때도, 마음 맞는 직장 동료들과 퇴근 후 나누는 술자리도 즐거웠다. 지금이야 매일 아침 회사가기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사실은 회사생활이 만족스럽고 즐거웠던 적도 있었던 것이다.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1,3,6,9 라고 1년차, 3년차, 6년차, 9년차마다 퇴사하고픈 욕구가 치솟아 위험한 시기들이 있다고 한다. 이 때마다 그런 마음을 억누르고 묵묵히 버텨내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는 이들에게 용기없다 말하지만 저자는 현재를 묵묵히 받아들이고 버텨내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한다. 모험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내는 사람들이 있기에 현재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현재 직장 생활에 불만이 있음에도 안주하고 있는 자신이 용기 없고 한심하다고 느껴지기도 했었는데 지금 이렇게 지겨워마지 않는 직장도 누군가는 들어오기 위해 피눈물나는 노력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니 현재 자신의 위치를 좀 더 소중히 하라는 따뜻한 격려를 받을 수 있었다.

혹시나 지금 직장에 얽매어 있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거나 여전히 불안한 마흔을 맞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