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30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
한성희 지음 / 메이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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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정신과 의사로 오랜시간 환자를 치료해온 저자가 딸의 결혼을 앞두고 그동안 해주고 싶었지만 해주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전달하기 위해 집필한 책이다.

보통 정신과 의사라고 하면 가족과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신과 의사도 결국 사람인지라 환자가 아닌 가족과 친지 및 지인들과는 보통 사람들이 가지는 비슷한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저자도 정신과 의사이기 이전에 보통의 초보 엄마로 첫 딸을 가졌을 때는 서툴고 엉성했다. 그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자식에게 잔소리와 간섭을 했고 보통 엄마들처럼 자식이 세상에서 제일 잘나고 똑똑해 보였다. 그러다보니 남들에게는 자식에게 간섭하면 안된다, 한 인간으로 존중해 줘야한다며 조언하면서도 막상 자신은 그러질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항상 품안의 자식으로 언제나 자신의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딸이 미국에서 결혼해 정착하겠다고하니 그 동안 미처 해주지 못했던 많은 말들이 떠올라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한다.

이야기는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7년 만에 개정되면서 1장과 4장의 내용이 보강되어 요즘 세대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로 새롭게 태어났다.

 

Chapter 1. 세상에서 가장 아껴야 할 사람은 너 자신이다._ 세상과 자아에 대하여

첫 번째 챕터에서는 결혼으로 인해 딸의 역할 뿐만 아니라 아내, 엄마, 며느리의 역할이 추가돼 힘에 겨워 하면서도 모든 걸 잘해내야 한다는 압박감과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실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이 책에서는 물론 저자의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지만 저자가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다른 사람들의 조언도 실려있어 저자의 말 이외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해라. 만약 상대방이 "참 못됐다"라고 말하면 칭찬으로 들어라.

그래야 많은 역할을 하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으며, 너 자신을 지킬 수 있다."

p23

"미국의 극작가 조 쿠더트가 말했다.

"당신은 남의 사랑을 꼭 받아야 할 필요도 없고, 또 그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도 안됩니다.

당신이 평생 알게 될 모든 사람들 중에서 당신이 결코 떠나지도 잃어버리지도 않을 유일한 사람은 당신 뿐입니다.""

p24

Chapter. 2 모든 일을 잘하려고 애쓰지 말 것 _ 일과 인간관계에 대하여

예전에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결혼 후에 전업주부가 되었다면 최근에는 남녀에 관계없이 교육의 기회에 차별을 받지 않고 사회생활 진출도 활발하다. 그렇다보니 여성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겪게되는 스트레스나 고민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이번 장에서는 여성으로써 겪게되는 일과 조직내 인간관계, 그리고 직장생활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다.

여성들이 일을 하면서 가장 큰 고비를 맞게되는 시기는 아마 출산 이후 일 것이다. 주 양육자는 아직도 아빠보다는 엄마인 경우가 많고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는 엄마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를 전담하다 나중에 아이들이 자란 이후 상실감과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회사를 그만두느냐 마느냐는 선택의 문제일 뿐이지만 직장을 그만둘 때 남편이나 시가, 아이를 원망하는 마음이 든다면 반드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발적 선택이 아닌 타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그만두었을 경우에는 다른 사람을 탓하는 억울한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신이 선택한 상황에 어려움이 생기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 어려움을 어떻게 해서든 뚫고 나가지만 타의에 의해 선택했을 때 어려움이 닥치면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일 워킹맘이 되기로 선택했다면 아이에게 죄책감을 가지지 말고 완벽한 부모가 되겠다는 부담감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다행히 엄마의 직업 유무가 아이들의 정서적 건강과는 관계가 없으며 부모가 아이를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지, 그리고 가족 전체의 정신이 건강한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니 함께 있어주는 시간이 적다고 걱정하기 보다는 짧은 시간을 함께 있더라도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온전히 마음을 쏟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Chapter. 3 어떤 삶을 살든 사랑만큼은 미루지 말 것 _사랑에 대하여

3장에서는 연애와 사랑, 섹스, 그리고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흔히 결혼을 하면 영원히 함께할 반려자가 생기기 때문에 외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혼 후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점점 대화가 없어지면 예상치 못했던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이혼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외로움은 삶의 한 부분이란 것을 인정하고 결혼 후 달라진 배우자와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 밖에도 헤어짐을 성숙하게 받아들이는 방법과 결혼 전 연인과의 섹스에 대한 문제들도 다루며 사랑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Chapter. 4 마음대로 되지 않는 마음은 그냥 쉬게 둘 것 _ 감정에 대하여

4장은 이번에 개정판이 나오면서 새롭게 추가된 내용으로 자존감이나 우울, 불안, 시기, 질투, 분노, 피로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가 처음 책을 출간한 7년 전만 하더라도 내가 부족하니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치열한 경쟁으로 우울감이나 자괴감,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저자는 지친 현대인들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갈구하기보다는 자신을 더 챙기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인정하는 방법에 관한 심도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Chapter. 5 너무 서두르지 말 것, 그리고 천천히 뜨겁게 살아갈 것 _ 인생에 대하여

마지막 5장은 어떻게해야 '후회없이 한 평생 잘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챕터다. 저자는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하며 다른 사람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진정한 친구를 만들고 스스로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고 순수한 지적열망을 유지하며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아야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늙어서도 삶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말고 인생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다. 아래는 저자의 어머니가 평소에 저자가 투덜거릴 때마다 하시던 말씀이라고 하는데 참 별거 아닌 이야기 같으면서도 인생의 진리가 담긴 말이 아닌가 싶다. 결국엔 어떤 인생을 살든 본인이 재밌게 살다가면 그만인거 아닐까.

" 인생 별거 없다. 재미있게 살아라."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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