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매일 피아노를 칩니다 - 느리게 하지만 선명하게 달라지는 나를 만나러 가는 길
김여진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 손을 잡고 처음 피아노 학원을 방문했던 날이 아직도 생각난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엄마도 여자 아이라면 악기 하나 정돈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아무 생각없는 나를 데리고가 동네 피아노 학원에 등록을 했다. 어차피 자발적으로 학원에 간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다지 열심히도 아니었고, 그저 학원에 가면 친구들이 많이 있으니 반쯤은 놀기삼아 다녔다.
그렇게 어영부영 피아노 학원에서 보낸 시간이 5년이 되다 보니 아무리 대충 다녔다곤 하더라도 악보를 보고 어느 정도는 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덧 중학교를 갈 때가 되어 자연스레 피아노 학원은 그만 다니게 되었다. 시작도 자발적이지 않았지만 마지막도 자발적이지 않게 피아노와의 인연이 끝나버렸다.
그리고 성인이 된 후 초등학교 때 사놓고 거의 옷걸이로 쓰이고 있던 피아노에 우연히 눈길이 가 피아노나 한 번 쳐볼까 하는 생각으로 뚱땅거린 것이 지금은 어느덧 취미가 되어버렸다.
 
저자 또한 성인이 되어 다시 피아노를 치면서 느끼게 되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기록해 묶어서 출간하게 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속에서 시험처럼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하지는 않지만 적당한 연습과 도전으로 적당한 결과물과 만족감을 주는 피아노를 통해 다시금 일상의 즐거움을 되찾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평소에도 클래식을 좋아해서 유명한 클래식 피아니스트들의 동영상을 찾아보거나 음반을 듣는 걸 즐겨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째즈나 뉴에이지에 관한 내용보다는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내 경우는 클래식보다는 재즈를 좋아하는 편이라 저자가 들려주는 클래식 이야기들은 다소 생소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론적인 내용
들이 아니라 모차르트, 드뷔시 등 유명 음악가들의 생전 에피소드나 음악에 관한 이야기들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취미로 피아노를 다시 시작해봐야겠다고 결심한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피아노 학원에 등록하는 것이었다. 몇 십년만에  피아노 학원에 가는 첫 날 두려웠던 것들은 아주 긴 시간동안 피아노를 안쳤는데 손이 다 굳었으면 어쩌나, 이미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는데 이제와서 다시 시작한들 어릴 때만큼 진도가 안 나가는건 아닐까, 그리고 몇 년이나 배웠다는 사람이 이 정도밖에 못친다고 혹시나 한심해하는 건 아닐까하는 쓸데없는 생각들이었다.
하지만 사람들 생각은 다 거기서 거기인건지 책에서도 관련된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다.

 

 

 

 

 p.40~42 처음이라도, 괜찮아요

 

이렇게 성인이 되어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들도 자기가 좋아서 스스로 꾸준히 하는 일은 이렇게 눈에 띄는 결과가 나타나는데 저자의 말처럼 지레 겁먹고 걱정하지 말고 하고 싶다면 일단 먼저 시작부터 해보면 어떨까.
처음이라 엉망진창이든, 혹은 예전같은 실력이 나오지 않든, 혹은 하다 질려버려서 그만둔다고 한들 이게 시험도 아니고 크게 무슨 상관이랴. 하다 아니면 그냥 그 뿐이지.
혹시나 다시금 피아노를 시작해보픈 마음이 있다면 누구든 주저말고 일단 먼저 질러보는건 어떨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