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비밀
신혜선 지음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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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비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 사업에서 선정된 미스터리 스릴러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생의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형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대학 신학과 강사인 형 병학은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6년 동안 온갖 핑계를 대고 집에 오지 않았던 동생이 갑자기 이상한 상자 하나를 들고 불쑥 찾아온다. 동생은 엄마에게 절대 들키지 않는 주사약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엄청난 이야기를 털어놓고, 동생이 걱정된 엄마는 그 사실을 다시 형에게 전달한다.
병학은 동생의 치기어린 농담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불안해하는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동생이 자리를 비운 사이 몰래 가방을 뒤진다. 동생의 가방에서는 숨겨둔 한 통의 편지가 발견되고 그 편지의 내용은 자신이 주사로 사람을 죽였으며, 다음 타겟은 바로 형 병학이라는 이야기가 쓰여져 있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 편지가 진실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형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생이 죽였다는 사람을 찾아나서고 동생의 뒤를 캐면 캘수록 편지의 내용이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동생은 정말 자신을 죽이러 다시 집으로 돌아온 것일까?

6년만에 어느 날 갑자기 집으로 돌아온 동생.  동생이 누군가를 죽였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엄마.  그리고  동생의 가방에서 발견된 의문의 편지까지.  이야기는 첫 시작부터 빠른 속도감으로 마지막까지 질주한다.
동생의 뒤를 캐면 캘수록 자신을 죽이러 왔다는 동생의 편지가 진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형은 도대체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왜 자신을 죽이려는 것인지, 그리고 이미 죽였다는 그 남자와는 어떤 관계인지 병학은 동생의 과거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몰랐던 동생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부터 형을 죽이겠다는 동생의 의도를 밝히고 시작하는 설정으로 동생의 살인 동기와 방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독자들도 주인공과 같이 도대체 왜? 어떻게? 라는 궁금증에 빠른 속도로 뒷장을 넘기게 된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소재와 흡입력있는 전개로 3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런 신선함은 딱 그 소재 자체에만 머무른다. 형이 동생의 행적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에서 시시할 정도로 손쉽게 동생의 범행 방법과 동기를 밝혀내다보니  마지막 클라이막스가 채 무르익기도 전에 김이 새버린다. 뭔가 엄청나게 복잡한 미적분을 기대하다가 더하기 빼기만 하고 끝난 느낌(?) 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중간중간에 던져놓은 떡밥들이 약간은 노골적이라 예리한 독자라면 충분히 예측 가능했고, 형에게는 엄청난 조력자가 등장해 추론을 더 손쉽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또 마지막에 동생이 형을 죽이려 했던 이유가 밝혀지는데 전혀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까지 했었어야만 했나라는 생각에 약간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신선한 소재는 좋았지만 짜임새가 너무 얼기설기 짜져 있어 전개상 빈틈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 책이 작가의 첫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야기의 흡입력이나 속도감이 좋았기 때문에 조금 더 세밀하고 정교하게 살을 덧붙인다면 충분히 매력 넘치는 스릴러가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다음 작품은 신선한 소재에 탄탄한 스토리와 오랜 여운이 더해진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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