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아버지라는 점이 왜 그렇게 강조된 거죠? 당신은 주로 아버지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 같은데요." ••• "음, 그러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고, 그중에는 아주 깊이 들어가야 하는 문제도 있어요. 천지창조가 붕괴된 이후 진정한 아버지상이 어머니상보다 훨씬 부족하다는 점만 일단 말해둘게요. 내 말을 오해하지는 말아요. 아버지와 어머니 양쪽 모두 필요하지만 아버지상 부재의 심각성 때문에 아버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어요." - P151
"••• 당신에겐 궁금한 게 너무 많아서 떠나지 못하리라는 걸 내가 알고 있다고 해서 당신이 떠날 자유가 줄어드나요?" ••• "매켄지, 나만이 당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자유는 결코 강요될 수 없는 거예요." - P152
"내 아들이 선택한 일이 우리에게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했다고 생각해본 적 없나요? 사랑은 언제나 커다란 흔적을 남기죠. 그때 우리는 함께 있었어요." ••• "매켄지, 나는 예수를 버린 적도, 당신을 버린 적도 없어요." ••• "•••하지만 당신이 오로지 자기 고통만 바라보고 있으면,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거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봤나요?" - P154
"우리의 이 작은 친구를 생각해봐요. 새들은 대부분 날 수 있도록 창조되었죠. 새들이 땅에 앉아 있는 것은 날 수 있는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스스로 제한하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랍니다."
그녀는 맥이 자기 말을 생각해보도록 하기 위해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 당신은 사랑받도록 창조되었어요. 그러니 당신이 사랑받지 않는 것처럼 산다면 그게 바로 당신 삶을 제한하는 거예요." ••• "사랑받지 못하고 사는 것은 새의 날개를 잘라서 날아다니는 능력을 제거하는 것과 똑같아요. 나는 당신이 그러기를 원하지 않아요."
그게 문제였다. 맥은 그 순간 자신이 특별히 사랑받는다고 느끼지 못했다.
"맥, 고통은 우리의 날개를 잘라내고 날 수 있는 능력을 빼앗아버려요." - P156
"••• 매켄지, 당신도 상상했겠지만 하나님에겐 유리한 점들이 좀 있어요. 본성적으로 나는 완전히 무한하고 한계가 없지요. 나는 언제나 완전함을 알아왔어요. 나는 존재적으로 언제나 영원한 만족 상태에서 살아요. 스스로 존재하는 내 특권 중의 하나죠." ••• "우리는 이 특권을 함께 나누기 위해 당신들을 창조했어요. 그런데 아담이 자기 뜻대로 하고 싶어 했죠. 우리는 아담이 그러리라는 것을 알았고, 그 결과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어요. 그래도 우리는 모든 창조물을 폐기하는 대신 소매를 걷어붙이고 이 혼란의 한가운데로 들어왔어요. 우리가 예수 안에서 한 일이 바로 그거죠." ••• "우리 셋이 하나님의 아들로서 인간의 존재가 되는 것을 말함으로써, 우리는 완전히 인간이 되었죠. 우리는 또한 수반되는 모든 한계를 포용하기로 했어요. 우리는 이 창조된 우주 안에 늘 머물러왔지만 이제는 피와 살로써 이곳에 존재해요. 그건 날아다니는 것이 본성인데도 땅에 붙어서 걷기로 결정한 이 새와 마찬가지인 셈이죠. 이 새는 새이기를 그만두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현저히 변화시켰어요." - P159
"매켄지, 나는 날 수 았지만 인간은 알지 못해요. 예수는 완전히 인간이죠. 그는 완벽한 하나님이지만 하나님의 본성으로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어요. 그는 오로지 나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왔고, 내가 모든 인간과의 관계에서 바라는 바로 그 방식대로 살고 있어요. 그가 최초로 그 일을 완수했죠. 처음으로 자신안에 거하는 나의 생명을 절대적으로 신뢰했고, 겉모습이나 결과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나의 사랑과 선함을 믿었죠."
"눈 먼 사람을 치유했을 때는요?"
"예수는 자신 안에서 또한 자신을 통해 작용하는 나의 생명과 힘을 신뢰하는, 의존적이고 제한된 인간으로서 눈 먼 사람을 치유했어요. 인간으로서의 예수는 누군가를 치유할 힘을 자신 안에 갖고 있지 못해요."
맥이 알고 있던 종교적인 신념에서 그녀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나와의 커뮤니언(communion, 영적인 교섭, 영성체 - 옮긴이), 다시 말해서 우리의 결합(co-union) 속에만 머물렀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의 마음과 의지를 표출할 수 있었어요. 만약 당신이 예수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았다면 그는 실제로…… 하늘을 나는 것이죠. 하지만 당신이 실제로 보는 것은 바로 나, 즉 그 안에 거하는 나의 생명이죠. 그것이야말로 예수가 진정한 인간으로서 살고 행동하는 방법이고, 모든 인간이살도록 계획된 방법, 다시 말해서 나의 생명으로 사는 것이에요. 새는 땅에 묶인 것이 아니라 날아다니는 능력이 본질이에요. 인간은 자신의 한계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내 의도 안에서 정의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요. 그들의 존재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다는 모든 의미에 의해서죠." - P161
"신경 쓰지 말아요. 중요한 건 바로 이거죠. 내가 만약 하나의 하나님이자 하나의 위격이라면, 당신은 이 창조물 안에서 근사한, 심지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겠죠. 그랬다면 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존재였을 거예요."
"그러면 우리에게 없는 것이……..?"
어떤 식으로 질문을 마무리해야 할지 몰라 맥이 말꼬리를 흐렸다.
"사랑과 관계죠. 모든 사랑과 관계는 하나님인 내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당신에게도 가능한 거예요. 사랑은 한계가 아니라, 비상이죠. 내가 곧 사랑이에요." - P163
"매켄지, 당신이 생각하는 나와 실제 나는 같지 않아요. 사람들이 죄를 지었다고 해서 내가 벌할 필요는 없어요. 죄는 그 자체가 벌이기 때문에 안에서부터 당신을 집어삼키죠. 내 목적은 죄를 벌하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그걸 치유하는 것이 나의 기쁨이죠." - P196
"맥, 참담한 비극에서 놀라운 선을 행했다고 해서 내가 그 비극을 연출했다는 뜻이 성립되진 않아요. 내가 어떤 것을 이용했다고 해서 내가 그 일을 초래했다거나 혹은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 일을 필요로 했다고는 생각하지 말아요. 결국 당신은 나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될 뿐이니까요. 은혜가 꼭 고통의 도움을 받아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에요. 고통이 있는 곳에서 여러 가지 색채의 은혜가 발견되는 것뿐이죠." - P317
"아, 그건 믿음에 따르는 위험 요소지요. 믿음은 확실성의 집에서 성장하지 않아요. 낸이 당신을 용서해줄 거라는 걸 말해주려고 내가 여기 있는 건 아니에요. 낸은 용서할 수도 있고, 용서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당신 내부의 내 생명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이용해서, 당신의 선택에 의해서 당신을 정직한 사람으로 변화시킬 거예요. 그것은 죽은 사람을 일으키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일 테죠." - P323
"소피아가 당신에게 해준 말이죠. 매켄지, 나와 당신의 안락을 내 목적으로 삼은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내 목적은 오로지 사랑을 표현하는 것뿐이죠. 죽음에서부터 생명을 만들려는 것이 나의 목적이에요. 부서진 데서 자유를 가져오고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것이 나의 목적이죠. 당신이 혼돈이라고 보는 데서 나는 프랙털을 봐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처절한 비극의 세계 한가운데로 밀어 넣는다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을 펼칠 수밖에 없어요." - P327
"맥, 네가 그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나에게로 놓아주고 나로 하여금 그를 속죄하게 한다는 의미야."
"놈을 속죄하신다고요?"
맥은 분노와 상처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다시 느꼈다.
"속죄는 바라지 않아요! 파파가 놈을 괴롭히고 벌주고 지옥에 보내주길 바라죠……."
그의 목소리가 점차 잦아들었다. 파파는 그의 감정이 누그러질 때까지 기다렸다.
"파파, 모르겠어요. 놈이 한 짓을 도저히 잊을 수 없어요. 과연 내가 잊을 수 있을까요?"
맥이 탄원했다.
"맥, 용서는 잊는다는 것과 달라. 용서는 다른 사람의 목을 놓아주는 거야."
"파파가 우리 죄를 잊으신 줄 알았는데요?"
"맥, 나는 하나님이야. 그 어느 것도 잊지 않고 모든 것을 알고 있어. 그러니 내가 잊는다는 것은 나를 제한하는 선택인 거지, 아들아."
파파의 목소리가 조용해지자 맥은 고개를 들고 그의 깊은 갈색 눈을 쳐다보았다. - P385
"너의 죄를 상기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율법은 예수로 인해 소멸됐어. 죄는 나와 너 사이에서는 없어졌고 우리 관계를 방해할 수 없지."
"하지만 그 사람은………."
"그도 내 아들이다. 그를 속죄하고 싶어."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죠? 내가 그 사람을 용서하면 모든 게 괜찮아지고 우리는 친구라도 되는 건가요?"
맥이 부드럽지만 냉소적인 말투로 물었다.
"아직까지 너와 그 사람 사이에는 아무 관계도 없어. 용서했다고 해서 관계가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 나는 나를 거스르는 모든 인간의 죄를 예수 안에서 용서했지만, 그중 일부만이 나와의 관계를 선택했어. 매켄지, 용서에 놀라운 힘이 있다는 것을 이해 못 하겠어? 네가 우리와 나누고 있는 힘이고 예수가 자신과 함께 머무르는 모든 이들에게 주며 화해가 자라나도록 하는 힘이지. 예수가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자들을 용서했을때 그들은 더 이상 그에게도 나에게도 빚이 없어졌어. 그들과의 관계에서 난 결코 그들이 저지른 일을 끄집어내거나 수치심이나 당혹감을 주지 않을 거야." - P3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