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100쇄 기념 특별판 리커버)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9년 초에는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눈물이 나서 읽기를 멈추었는데 일년 새에 나 자신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나보다. 오랜만에 책모임이 하고 싶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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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이 다시 물을 내려다보다가 예수를 돌아보았다.

"이 일이 왜 이렇게 힘들게 느껴지죠?"

"뭐가 두려운지 말해줘요."

"음, 글쎄요, 내가 뭘 두려워하고 있을까요? 아, 바보처럼 보일까봐 두려워요. 당신이 나를 놀리고 있고 내가 돌덩이처럼 가라앉을까봐 두려워요. 내가 상상하기로는…."

"그래요, 바로 당신의 상상이죠. 상상력은 정말 대단한 능력이죠! 그 힘만으로도 당신을 우리와 같게 하죠. 하지만 지혜가 없다면 상상력은 잔인한 감독관이 될 뿐이랍니다. 인간이 현재나 과거, 미래 중에서 어디에 살도록 계획되었다고 생각해요?" - P234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군요. 나는 당신과 함께 머무르면서 현재에 살고 있죠. 나는 과거에 살지 않아요.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많은 것을 기억하고 배우지만 잠시 들를 뿐이지 오래 머물지는 않아요. 또 당신이 생각하거나 상상하는 미래에 살지도 않죠. 맥, 언제나 두려움이 지배하는 미래에 대한 당신의 상상 속에서 내가 함께한 적은 거의 없어요. 알고 있었나요?" - P235

"당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것을 통제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니까요. 당신은 미래를 통제할 수 없어요. 미래란 실제가 아니며 또한 실재하지도 않을 거예요. 당신은 스스로 하나님 흉내를 내면서 당신이 두려워하는 악이 실제로 존재하게 될 거라고 상상해요. 그러고는 두려움을 피하기 위한 계획을 짜고 있죠. "

"아, 사라유가 했던 이야기와 통하는군요. 하지만 왜 나는 내 삶에 대해 두려워할까요?"

"믿지 못하니까요. 우리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당신은 알지 못해요. 두려움으로 사는 사람들은 나의 사랑 안에서 자유를 찾을 수 없어요. 합당한 위험에 맞서 응당 갖게 되는 두려움에 대해 말하는 건 아니에요. 상상하는 두려움, 특히 미래로 투영된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죠. 이런 두려움이 당신의 삶을 많이 차지할수록 당신은 나의 선함을 믿지 못하고,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도 믿지 못하게 되죠. 당신은 내 사랑에 대해 찬양하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모르고 있어요." - P236

"가끔씩은 당신이 통제해주면 좋겠어요. 그러면 나와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통에서 구원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내 의지를 당신에게 강요한다는 건 사랑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죠. 진정한 관계는 비록 당신의 선택이 쓸모없고 건전하지 않더라도 순종하는 특징이 있어요. 파파와 사라유와 나의 관계에서 당신이 아름답다고 했던 것이 바로 그거예요. 우리는 진실로 서로에게 순종해요. 지금까지 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러겠죠. 파파가 나에게 순종하는 만큼 나도 파파에게 순종해요. 사라유와 나, 파파와 사라유의 관계도 마찬가지죠. 순종은 귄위에 관한 것도 복종도 아니에요. 순종은 사랑과 존중의 관계에 대한 거죠.
마찬가지로우리는 당신에게도 순종해요." - P241

"어떻게요? 우주의 하나님이 왜 나에게 순종하려고 하죠?"

"당신이 우리 관계의 원 안에 들어와 주길 바라니까요. 나는 내 의지에 굴복하는 노예를 원하지 않아요. 나와 생명을 공유할 형제자매를 원해요."

"우리가 서로 사랑하기를 바라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겠군요.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간에요. 어떤 관계라도 그렇겠죠?"

"그래요. 내가 당신의 생명일 때, 순종은 나의 인성과 본성의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이기에, 순종은 관계 속에서 새로워질 당신의 본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되겠죠."

"그런데도 나는 아무도 다치지 않게 하고 그냥 모든 것을 주관하는 신만을 원했던 거군요." - P242

"그게 전부는 아니죠. 여자들의 욕망, 아니 실은 ‘전환’이 있었어요. 여자들은 자신이 아니라 남자들에게로 전환했어요. 그러자 남자들은 여자를 지배하고 권력을 행사하며 군림하기까지 했죠. 이런 선택을 하기 전에는 여자들도 오로지 나에게서 자신의 정체성과 안전성, 선과 악의 이해를 추구했었죠. 남자들이 그랬던 것처럼요."
•••
"이 상태에서 빠져나갈 길이 있을까요?"

"아주 간단하지만 당신에게는 쉽지 않겠죠. 재전환, 다시 말해서 나에게 돌아오는 거죠. 당신만의 힘과 조절 방법을 포기하고 나에게 돌아오는 거예요."

예수의 목소리는 마치 탄원하는 사람의 목소리 같았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남자들을 통해 욕구를 충족하고, 안전을 제공받고, 정체성을 보호받아왔던 것을 그만두고 나에게 돌아오기가 힘들 거예요. 또 대부분의 남자들은 자신의 일을 통해 힘과 안정과 의미를 추구하던 것에서 전환해서 나에게 돌아오기가 힘들겠죠." - P244

"더 잘했을진 몰라도 충분하지 않았을걸요. 남자건 여자건 독립적인 인간의 손에 쥐어진 권력은 타락하게 마련이니까요. 맥,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관계의 반대라는 것을 모르겠어요? 우리는 남자와 여자가 각기 특이하고 다르면서도 얼굴과 얼굴을 맞대는 동등한 관계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각기 성은 다르더라도 서로 보완할 줄 알고, 모든 힘과 권위의 근원인 사라유에게서 독특한 힘을 부여받기를 바라요. 기억해요, 나는 성과를 중시하지 않고 인간이 만든 구조에 맞춰 움직이지 않아요. 나는 존재할 뿐이죠. 나와의 관계에서 성장할 때 당신의 행동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가식 없이 드러내게 될 거예요." - P245

"당신은 남자의 모습으로 왔어요.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건 아닌가요?"

"맞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그런 의미는 아니죠. 나는 우리가 당신들을 창조한 방식 안에서 훌륭한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남자의 모습으로 왔어요. 우리는 첫날부터 남자 안에 여자를 숨겼다가 적당한 때에 여자를 남자 안에서 꺼냈었죠. 남자는 혼자 살아가도록 창조되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여자도 함께 계획되었으니까요. 남자 안에서 여자를 꺼냄으로써 어떤 의미에서 남자가 여자를 낳았다고 할 수 있죠. 우리는 우리 것과 비슷하지만 인간을 위한 관계의 원을 창조했어요. 여자는 남자에게서 나왔고, 나를 포함해서 모든 남자는 여자에게서 나왔죠. 그리고 태초에 우리 모두는 하나님에게서 태어났고요."
•••
"맥, 아주 정확해요. 우리는 전적으로 동등한 존재이자 강력한 상대, 바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당신들 임간은 권력과 성취를 추구하고 독립하면서 당신이 갈망하는 그런 관계를 파괴했어요." - P246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하고 질문할 수 없다는 뜻인가요?"
•••
"정말로요, 나의 삶은 그대로 따라해야 할 본보기로 의도된 것이 아니죠. 나를 따른다는 것은 ‘예수처럼’ 되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독립성이 소멸된다는 뜻이죠. 생명, 진정한 생명, 바로 나의 생명을 당신에게 주려고 내가 왔어요. 우리는 당신 안에서 우리 삶을 살 것이고, 당신은 우리 눈을 통해서 보고, 우리 귀로 듣고, 우리 손으로 만지고, 우리처럼 생각하게 돼요. 하지만 우리는 절대로 당신에게 그런 통합을 강요하진 않아요. 당신 편한 대로 해요. 시간은 우리 편이니까요." - P248

"간단히 말해서 이런 공포는 안전과 통제에 대한 환상을 지지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도구죠. 사람들은 불확실한 것과 미래를 두려워해요. 제도나 구조, 이념은 확실성과 안전이 없는 곳에서 그것을 부여잡으려 하는 헛된 노력이죠. 모두 거짓이에요! 체제는 당신을 보호하지 못해요. 오직 나만이 할수 있어요." - P305

"만약 당신이 이 여행에서 대화 없이, 다시 말해서 나 없이 혼자 살려 한다면 그건 당신 혼자 물 위를 걸으려 하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당신은 할 수 없어요. 아무리 의도가 좋다 하더라도 결국은 가라앉을 거예요. 물에 빠지는 사람을 구하려고 애써본 적이 있어요?"

예수는 이미 그 대답을 알면서도 질문을 던졌다. 맥의 가슴과 근육이 본능적으로 긴장되었다. 그는 카누와 조시에 대해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기억 속에서 갑자기 공포감이 엄습해왔다.

"당신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을 구하기란 몹시 힘들죠."

"맞아요. 정말 그래요."

"내가 당신에게 부탁할 건 그뿐이에요. 당신이 가라앉기 시작할 때 내가 당신을 구하게 해줘요." - P306

"아무도 당신에게 그러라고 요구하지 않아요! 그건 사라유가 할 일이고, 그녀는 누구도 괴롭히지 않으면서 그 일을 잘 다룰 거예요. 이 모든 건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랍니다. 나는 당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나를 신뢰하고, 나와 당신이 나누고있는 사랑의 방식대로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며 성장하기만을 바랄 뿐이죠. 그들을 변화시킨다거나 확신시키는 건 당신이 할 일이 아니에요. 당신은 어떤 의무도 없이 자유로이 사랑하면 돼요." - P307

"모든 길이 당신에게로 이어진다는 의미인가요?"

맥이 물었다.

"천만에요."

예수가 미소를 지으며 작업실 문으로 손을 뻗었다.

"대부분의 길은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아요. 당신을 찾기 위해서라면 어느 길이라도 가겠다는 뜻이죠."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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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따뜻하고 친근한 진실, 바로 거룩함이었다. - P174

매켄지,
오랜만이군요, 보고 싶었어요.
다음 주말에 오두막에 있을 예정이니까
날 만나고 싶으면 찾아와요.
- 파파 - P24

"슬픔이 당연하다는 생각은 헛된 거였어." - P289

그도 예수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호수를 헤엄치건 물 위를 걸어가건 상관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 위로 걸어가는 것이 더 근사하겠지만, 결국 중요한 건 예수님이 함께한다는 것이었다. 이제 그도 예수님을 신뢰하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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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래요! 관계란 결코 힘에 대한 것이 아니죠. 자신을 제한하고 봉사하겠다고 선택하는 것도 권력으로 향하는 의지를 피하는 한 방법이에요.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많아요. 병자들을 보살피고,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이들을 돌보고, 가난한 자들에게 말을 걸고, 노인이나 어린이를 사랑하고, 심지어는 그들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이들까지 사랑하죠." - P173

그가 잠시 주저하는 틈을 타고 사라유가 끼어들었다.

"그렇다면 당신이 선과 악을 결정하는군요. 스스로 심판관이 되는 셈이에요. 당신이 선하다고 결정했던 것이 시간과 환경이지나면서 변하다니 더욱 혼란스럽겠군요.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결정할 이들이 수십억 명이나 된다는 건 더더욱 혼란스러운 일일 테고요. 결국 당신의 선과 악은 다른 이의 선과 악과 충돌하고 그 결과 싸움과 논쟁이 뒤따르고 전쟁까지 벌어지겠죠."

사라유가 말하는 도중에 그녀의 내부에서 움직이던 여러 색채의 무지개에 검은색과 회색이 섞여 어두워졌다.

"절대적인 선이 실재하지 않는다면 판단의 기초를 잃게 되겠죠. 단지 말의 문제에 불과하니 선이라는 단어를 악이라는 단어와 바꾸어도 상관없겠군요."
•••
"맞아요! 그들은 선악과를 먹어버림으로써, 결국 이 우주를 찢고 영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을 분리시켰어요. 그들은 하나님의 숨결을 내쫓고, 그들 자신이 택한 숨을 내쉼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잃고 말았어요. 그건 분명히 큰 문제라고 할 수 있겠죠."
•••
"대단히 슬픈 날이었죠."
•••
"그런 진실이 숨어 있었던 거죠. 자의적으로 선악을 구별함으로써, 하나님 흉내를 내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요.•••" - P222

"매켄지, 악이란 선의 부재를 묘사할 때 사용하는 단어죠. 빛의 부재를 묘사할 때 어둠이라는 말을 쓰거나 생명이 부재할 때 죽음이라는 말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악과 어둠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선과 빛의 관계에서만 이해될 수 있어요. 나는 빛이고 선해요. 나는 사랑이고 내 안에는 어둠이 없어요. 빛과 선은 실제로 존재하죠. 그러나 나에게서 떨어져 나가면 당신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게 돼요. 독립을 선언하면 결국 악에 이를 뿐이에요. 나에게서 떨어지면 자신에게만 의지해야 하니까요. 당신이 나, 즉 생명에서 분리되면 죽음이 찾아오겠죠." - P224

"미시는 보호받을 권리가 없었나요?"

"없었어요. 아이는 사랑받기 때문에 보호받는 것이지 처음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건 아니에요."
•••
"권리란 애써 관계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개념이죠."
•••
"방해받지 않고 문장을 완성할 권리가 있디 않느냐고요? 아뇨, 없어요. 그렇지만 당신에게 그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한 틀림없이 화가 나겠죠. 아무리 하나님이라도 당신 말을 자른다면 말이죠."
•••
"매켄지, 예수는 어떤 권리도 주장하지 않아요. 그는 기꺼이 봉사하는 자가 되어 파파와의 관계 속에서 살죠.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헌신함으로써, 당신이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도 충분히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었어요." - P226

"매켄지, 당신은 진정한 사랑의 방법을 현명하게 잘 알고 있군요. 사랑이 성장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는 것이야말로 성장하는 것이고, 사랑은 그것을 포함하기 위해 확장할 따름이죠. 사랑은 단지 안다는 것의 거죽일 뿐이죠. 매켄지, 당신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놀랍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사랑하고 있어요."

(소피아) - P260

"내가 심판하기로 예정된 사람이 누구죠?"

"하나님이죠."

그녀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인류요."
•••
"매켄지, 우리가 어디까지 가야 할까요? 이 망가짐의 유산은 아담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아담은 어떻게 하죠? 또 거기에서 멈출 이유가 있을까요? 하나님은 어떤가요? 하나님이 이 모든 것을 시작했어요. 하나님도 비난받아야 하나요?"

맥은 현기증이 났다. 자신이 심판관이라는 느낌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자신이 심판을 받는 것 같았다. 여인은 가차 없이 몰아쳤다.

"매켄지. 이게 당신이 벗어날 수 없는 생각 아닌가요? 이것이 바로 ‘거대한 슬픔‘ 의 연료가 아니었나요? 하나님을 신뢰할 수없다는 것이? 당신 같은 아버지라면 분명 하나님 아버지를 심판할 수 있어요!"

그의 분노가 타오르는 불길처럼 솟구쳤다. 그는 그녀를 맹렬히 비난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말은 정확했고 부인할 도리가 없었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매켄지, 그것이 당신의 정당한 원망 아닌가요? 하나님이 당신과 미시를 저버렸다는 것이? 하나님은 언젠가 폭력에 희생될 것을 알면서도 미시를 창조했어요. 그 비뚤어진 자가 당신 품 안에서 사랑하는 미시를 빼앗아가게 놔두었고요. 하나님은 그 자를 멈추게 할 힘이 있었는데도 말이에요. 매켄지, 그러니 하나님오 비난받아야 하지 않나요?"
•••
"그래요! 하나님도 비난받아야 해요!"
•••
"당신이 하나님을 그렇게 쉽게 심판할 수 있다면 분명 이 세상도 심판할 수 있겠네요." - P270

"당신은 당신의 자녀 중에서 하나님의 새로운 하늘과 땅에서 영원히 살아갈 두 아이를 선택해야 해요. 딱 두 명만."
•••
"또 당신의 자녀 중에서 영원히 지옥에서 살아갈 세 아이를 선택해야 해요."
•••
"매켄지, 나는 당신이 하나님이 하는 일이라고 믿고 있는 그 일을 당신에게도 하라고 요구했을 뿐이에요. 하나님은 지금까지 잉태된 모든 인간들을 알고 있어요. 당신이 당신의 아이들을 아는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분명하게 알고 계시죠. 하나님은 아들이나 딸의 존재를 아는 만큼 각각 사랑해요. 그런데도 당신은 하나님이 대부분의 인간을 하나님의 존재와 사랑에서 멀리 떨어뜨리고 영원한 고통을 선고한다고 믿고 있어요. 그렇지 않은가요?" - P272

"대신 내가 가면 안 될까요? 영원히 고문받을 사람이 필요하다면 내가 대신 가겠어요. 그래도 될까요? 내가 그렇게 해도 될까요?"

그는 그녀의 발치에 쓰러져 울면서 호소하기 시작했다.
•••
"이제 당신은 예수님 같은데요. 매켄지, 당신은 심판을 잘했어요. 당신이 몹시 자랑스러워요!"

"난 아무것도 심판하지 않았는데요."

맥이 어리둥절해하며 중얼댔다.

"아, 당신은 했어요. 당신의 전부를 희생한다고 해도 당신의 아이들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심판했어요. 예수님의 사랑이 바로 그런 것이었죠."
•••
"이제 당신은 파파의 마음도 알게 됐어요. 자기 아이들을 완벽하게 사랑하는 그 마음을." - P274

"그래요. 파파는 그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많은 일들을 멈추지 않아요. 당신들의 세계는 심하게 망가졌지요. 당신들은 독립성을 요구했었죠. 그래놓고는 이제 와서 화를 내고 있어요. 당신들에게 독립성을 내어줄 만큼 당신을 사랑했던 분께말이죠. 파파가 바라는 대로, 마땅히 되어야 하는 바대로 되는 일도 없어요. 지금 당신의 세계는 어둠과 대혼란에 갇혀 있고 파파가 특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파파는 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거죠?"

"그는 이미 하셨는 걸요."

"예수님이 했던 일을 말하는 건가요?"

"파파도 상처 입은 것을 보지 않았나요?"

"이해할 수 없어요. 어떻게 그가…"

"사랑 때문이죠. 그는 사랑 때문에 십자가의 길을 선택해서 자비가 정의를 이기게 했어요. 파파가 모든 사람을 위해 정의를 선택했다면 더 좋았겠어요? ‘심판관이신‘ 당신은 정의를 원하나요?" - P277

"사실 이해할 것도 별로 없어요. 있는 그대로죠. 감정은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고 그저 존재할 뿐이죠. 당신이 이해하기 좋게 설명해볼게요. 패러다임은 지각(perception)을 작동시키고 지각은 감정을 작동시키죠. 감정은 지각, 다시 말해서 주어진 상황에서 당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에 대한 반응이죠. 만약 당신이 잘못 지각한다면, 그에 대한 감정적 반응도 왜곡되겠죠. 그러니 당신의 지각을 점검해보고 그 다음으로 당신의 패러다임의 진실성, 즉 당신이 믿는 것의 진실성을 점검해봐요. 당신이 어떤 것을 굳게 믿는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인 건 아니죠. 당신이 믿고 있는 것을 되돌아봐요. 당신이 진리 안에서 살수록 당신의 감정은 당신이 훨씬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줄 거예요. 그렇다고 나보다 감정을 더 신뢰하진 말고요." - P337

"그러면 우리에게 그 계명들을 왜 준 거죠?"

"사실 우리는 당신들이 스스로 정의로워지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길 바랐어요. 그 율법은 당신들이 우리와 분리된 채 살아갈 때, 얼마나 더러운 꼴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죠."

"그래도 그 율법을 지키면서 정의로워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당신도 알잖아요?"

맥의 질문이었다.

"그렇지만 자신이 얼마나 더러운지를 보여주는 거울로 과연 얼굴을 닦을 수 있을까요? 규칙은 단 한 번의 실수에도 자비나 은총을 베풀지 않아요. 그래서 예수가 당신들을 대신해서 그 모든 것을 이뤄내고 더 이상 당신들을 심판받지 않게 만들었죠. 한때 불가능한 요구를 포함했던 율법, ‘해선 안 된다‘는 그 율법은 이제 우리가 당신 안에서 실현시킬 약속으로 대체되었어요."

사라유는 물결치듯 움직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당신이 우리와 분리된 채 살아갈 때 그 약속은 헛되다는 점을 잊지 말아요. 예수는 율법의 요구를 잠재웠어요. 이제 율법에는 비난하거나 명령할 힘이 더 이상 없어요. 예수야말로 약속이자 이행이죠." - P347

"이번에는 우정을 예로 들어서, 명사에서 생명의 요소를 제거하면 극단적으로 관계가 바뀌고 만다는 것을 보여줄게요. 맥, 나와 당신이 친구라면, 우리 관계 속에는 기대감이 존재해요. 서로를 마주 보고 있을 때나 떨어져 있을 때도 우리에겐 함께 웃고 떠들 거라는 기대감이 있죠. 이런 기대감은 구체적으로 정의되지 않아요. 그것은 살아 있고 역동적이죠. 더욱이 우리가 함께 있음으로 생겨나는 모든 것은 다른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독특한 선물이죠. 그런데 내가 그 ‘기대감‘을 ‘기대‘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말로 표현하건 안 하건 간에요. 그러면 우리 관계에 갑자기 계율이 들어오죠. 당신은 이제 나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기대를 받게 돼요. 그리고 살아 있는 우리의 우정은 규칙과 요구사항이 딸린 죽은 것으로 급속히 변질되죠. 이제 우정은 당신과 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친구라면 의당해야 할 것, 혹은 좋은 친구의 책임에 대한 것이 되겠죠."

"또는 남편이나 아버지, 직원의 책임이 되겠군요. 알겠어요.
기대감 안에 사는 편이 훨씬 좋겠어요." - P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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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버지라는 점이 왜 그렇게 강조된 거죠? 당신은 주로 아버지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 같은데요."
•••
"음, 그러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고, 그중에는 아주 깊이 들어가야 하는 문제도 있어요. 천지창조가 붕괴된 이후 진정한 아버지상이 어머니상보다 훨씬 부족하다는 점만 일단 말해둘게요. 내 말을 오해하지는 말아요. 아버지와 어머니 양쪽 모두 필요하지만 아버지상 부재의 심각성 때문에 아버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어요." - P151

"••• 당신에겐 궁금한 게 너무 많아서 떠나지 못하리라는 걸 내가 알고 있다고 해서 당신이 떠날 자유가 줄어드나요?"
•••
"매켄지, 나만이 당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자유는 결코 강요될 수 없는 거예요." - P152

"내 아들이 선택한 일이 우리에게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했다고 생각해본 적 없나요? 사랑은 언제나 커다란 흔적을 남기죠. 그때 우리는 함께 있었어요."
•••
"매켄지, 나는 예수를 버린 적도, 당신을 버린 적도 없어요."
•••
"•••하지만 당신이 오로지 자기 고통만 바라보고 있으면,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거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봤나요?" - P154

"우리의 이 작은 친구를 생각해봐요. 새들은 대부분 날 수 있도록 창조되었죠. 새들이 땅에 앉아 있는 것은 날 수 있는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스스로 제한하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랍니다."

그녀는 맥이 자기 말을 생각해보도록 하기 위해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 당신은 사랑받도록 창조되었어요. 그러니 당신이 사랑받지 않는 것처럼 산다면 그게 바로 당신 삶을 제한하는 거예요."
•••
"사랑받지 못하고 사는 것은 새의 날개를 잘라서 날아다니는 능력을 제거하는 것과 똑같아요. 나는 당신이 그러기를 원하지 않아요."

그게 문제였다. 맥은 그 순간 자신이 특별히 사랑받는다고 느끼지 못했다.

"맥, 고통은 우리의 날개를 잘라내고 날 수 있는 능력을 빼앗아버려요." - P156

"••• 매켄지, 당신도 상상했겠지만 하나님에겐 유리한 점들이 좀 있어요. 본성적으로 나는 완전히 무한하고 한계가 없지요. 나는 언제나 완전함을 알아왔어요. 나는 존재적으로 언제나 영원한 만족 상태에서 살아요. 스스로 존재하는 내 특권 중의 하나죠."
•••
"우리는 이 특권을 함께 나누기 위해 당신들을 창조했어요. 그런데 아담이 자기 뜻대로 하고 싶어 했죠. 우리는 아담이 그러리라는 것을 알았고, 그 결과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어요. 그래도 우리는 모든 창조물을 폐기하는 대신 소매를 걷어붙이고 이 혼란의 한가운데로 들어왔어요. 우리가 예수 안에서 한 일이 바로 그거죠."
•••
"우리 셋이 하나님의 아들로서 인간의 존재가 되는 것을 말함으로써, 우리는 완전히 인간이 되었죠. 우리는 또한 수반되는 모든 한계를 포용하기로 했어요. 우리는 이 창조된 우주 안에 늘 머물러왔지만 이제는 피와 살로써 이곳에 존재해요. 그건 날아다니는 것이 본성인데도 땅에 붙어서 걷기로 결정한 이 새와 마찬가지인 셈이죠. 이 새는 새이기를 그만두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현저히 변화시켰어요." - P159

"매켄지, 나는 날 수 았지만 인간은 알지 못해요. 예수는 완전히 인간이죠. 그는 완벽한 하나님이지만 하나님의 본성으로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어요. 그는 오로지 나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왔고, 내가 모든 인간과의 관계에서 바라는 바로 그 방식대로 살고 있어요. 그가 최초로 그 일을 완수했죠. 처음으로 자신안에 거하는 나의 생명을 절대적으로 신뢰했고, 겉모습이나 결과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나의 사랑과 선함을 믿었죠."

"눈 먼 사람을 치유했을 때는요?"

"예수는 자신 안에서 또한 자신을 통해 작용하는 나의 생명과 힘을 신뢰하는, 의존적이고 제한된 인간으로서 눈 먼 사람을 치유했어요. 인간으로서의 예수는 누군가를 치유할 힘을 자신 안에 갖고 있지 못해요."

맥이 알고 있던 종교적인 신념에서 그녀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나와의 커뮤니언(communion, 영적인 교섭, 영성체 - 옮긴이), 다시 말해서 우리의 결합(co-union) 속에만 머물렀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의 마음과 의지를 표출할 수 있었어요. 만약 당신이 예수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았다면 그는 실제로…… 하늘을 나는 것이죠. 하지만 당신이 실제로 보는 것은 바로 나, 즉 그 안에 거하는 나의 생명이죠. 그것이야말로 예수가 진정한 인간으로서 살고 행동하는 방법이고, 모든 인간이살도록 계획된 방법, 다시 말해서 나의 생명으로 사는 것이에요. 새는 땅에 묶인 것이 아니라 날아다니는 능력이 본질이에요. 인간은 자신의 한계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내 의도 안에서 정의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요. 그들의 존재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다는 모든 의미에 의해서죠." - P161

"신경 쓰지 말아요. 중요한 건 바로 이거죠. 내가 만약 하나의 하나님이자 하나의 위격이라면, 당신은 이 창조물 안에서 근사한, 심지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겠죠.
그랬다면 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존재였을 거예요."

"그러면 우리에게 없는 것이……..?"

어떤 식으로 질문을 마무리해야 할지 몰라 맥이 말꼬리를 흐렸다.

"사랑과 관계죠. 모든 사랑과 관계는 하나님인 내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당신에게도 가능한 거예요. 사랑은 한계가 아니라, 비상이죠. 내가 곧 사랑이에요." - P163

"매켄지, 당신이 생각하는 나와 실제 나는 같지 않아요. 사람들이 죄를 지었다고 해서 내가 벌할 필요는 없어요. 죄는 그 자체가 벌이기 때문에 안에서부터 당신을 집어삼키죠. 내 목적은 죄를 벌하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그걸 치유하는 것이 나의 기쁨이죠." - P196

"맥, 참담한 비극에서 놀라운 선을 행했다고 해서 내가 그 비극을 연출했다는 뜻이 성립되진 않아요. 내가 어떤 것을 이용했다고 해서 내가 그 일을 초래했다거나 혹은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 일을 필요로 했다고는 생각하지 말아요. 결국 당신은 나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될 뿐이니까요. 은혜가 꼭 고통의 도움을 받아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에요. 고통이 있는 곳에서 여러 가지 색채의 은혜가 발견되는 것뿐이죠." - P317

"아, 그건 믿음에 따르는 위험 요소지요. 믿음은 확실성의 집에서 성장하지 않아요. 낸이 당신을 용서해줄 거라는 걸 말해주려고 내가 여기 있는 건 아니에요. 낸은 용서할 수도 있고, 용서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당신 내부의 내 생명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이용해서, 당신의 선택에 의해서 당신을 정직한 사람으로 변화시킬 거예요. 그것은 죽은 사람을 일으키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일 테죠." - P323

"소피아가 당신에게 해준 말이죠. 매켄지, 나와 당신의 안락을 내 목적으로 삼은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내 목적은 오로지 사랑을 표현하는 것뿐이죠. 죽음에서부터 생명을 만들려는 것이 나의 목적이에요. 부서진 데서 자유를 가져오고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것이 나의 목적이죠. 당신이 혼돈이라고 보는 데서 나는 프랙털을 봐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처절한 비극의 세계 한가운데로 밀어 넣는다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을 펼칠 수밖에 없어요." - P327

"맥, 네가 그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나에게로 놓아주고 나로 하여금 그를 속죄하게 한다는 의미야."

"놈을 속죄하신다고요?"

맥은 분노와 상처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다시 느꼈다.

"속죄는 바라지 않아요! 파파가 놈을 괴롭히고 벌주고 지옥에 보내주길 바라죠……."

그의 목소리가 점차 잦아들었다. 파파는 그의 감정이 누그러질 때까지 기다렸다.

"파파, 모르겠어요. 놈이 한 짓을 도저히 잊을 수 없어요. 과연 내가 잊을 수 있을까요?"

맥이 탄원했다.

"맥, 용서는 잊는다는 것과 달라. 용서는 다른 사람의 목을 놓아주는 거야."

"파파가 우리 죄를 잊으신 줄 알았는데요?"

"맥, 나는 하나님이야. 그 어느 것도 잊지 않고 모든 것을 알고 있어. 그러니 내가 잊는다는 것은 나를 제한하는 선택인 거지, 아들아."

파파의 목소리가 조용해지자 맥은 고개를 들고 그의 깊은 갈색 눈을 쳐다보았다. - P385

"너의 죄를 상기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율법은 예수로 인해 소멸됐어. 죄는 나와 너 사이에서는 없어졌고 우리 관계를 방해할 수 없지."

"하지만 그 사람은………."

"그도 내 아들이다. 그를 속죄하고 싶어."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죠? 내가 그 사람을 용서하면 모든 게 괜찮아지고 우리는 친구라도 되는 건가요?"

맥이 부드럽지만 냉소적인 말투로 물었다.

"아직까지 너와 그 사람 사이에는 아무 관계도 없어. 용서했다고 해서 관계가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 나는 나를 거스르는 모든 인간의 죄를 예수 안에서 용서했지만, 그중 일부만이 나와의 관계를 선택했어. 매켄지, 용서에 놀라운 힘이 있다는 것을 이해 못 하겠어? 네가 우리와 나누고 있는 힘이고 예수가 자신과 함께 머무르는 모든 이들에게 주며 화해가 자라나도록 하는 힘이지. 예수가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자들을 용서했을때 그들은 더 이상 그에게도 나에게도 빚이 없어졌어. 그들과의 관계에서 난 결코 그들이 저지른 일을 끄집어내거나 수치심이나 당혹감을 주지 않을 거야."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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