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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 스펜서 존슨
스펜서 존슨 지음, 이혜승 옮김 / 청림출판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엄마와 싸웠습니다. 무슨 말인가 놀라셨겠죠? 무리도 아닙니다. 좋은 마음으로 이 책을 권했는데 '주제'를 운운하며 거부하는 엄마를 마주하며, 언성이 커졌습니다. 아침부터 심한 말도 주고 받았는데 책을 권한게 그리 큰 잘못인가 다시 한번 고민해봅니다. 보통 독서를 싫어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아실거라고 봅니다. 거기다 일에 찌들어 시간이 없다는 핑계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 책은 짬짬이 읽어도 좋을, 아니 짬을 내서라도 읽어봐야할 책이었습니다. 다독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책을 읽다가 문득 너무 좋은 책을 만나서 행복해하다가 지인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그 마음을요. 한 두번 정도 가볍게 권했을 때 상대가 싫다고 하면 할 수 없지만 말이죠. 가족이 모두 보고, 조금씩만 실천하면 가정이 화목하고 나아가서 사회가 평화로워지고 국가의 정신이 청렴해지리라 믿습니다.
이 책은 알짜배기 핵심만 모은, 그야말로 부모와 아이의 실천서입니다. 내용을 알기 쉽게 인터뷰 식으로 풀어냈고, 정리 또한 확실히 해주고 있습니다. 스펜서 존슨의 베스트 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선택>은 많이 알려진 바 있습니다. 물론, 전 <부모>로 처음 만났습니다. 하지만 이 작가의 역량에 감동했고, 그의 마인드를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스펜서 존슨의 이름이 담긴 책이라면 덮어놓고 볼 생각입니다. 베스트 셀러는 아무나 하나요, 스테디셀러는 아무나 하나요? 저자의 가슴 안에 현명함과 신중함, 그리고 이해와 깨달음이 없었다면 이런 보물을 창조해내진 못했을 겁니다. 부디, 이 책을 주위로 부터 읽어볼 것을 권유받은 적이 있다면 속는 셈 치고 한 번 읽어보세요. 그 사람이 당신을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좋은 것은 소중한 사람과 나누려 하는 거니까요. 책에서 말하는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조금씩 실천하려는 의지를 갖길 바랍니다. 마음이 움직여야 실천할 수 있겠죠. 물론 두려울 수 있습니다. 실천하려 하면 비웃음을 당하진 않을까, 저처럼 책과 현실은 다르다는 말을 듣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남의 이목이 아닙니다. 자신이 하려고 하는 것이 옳은지, 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인지만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혹시 주위의 시선이 두려우세요? 그렇다고 자신의 자녀를 특별하게 키우는 걸 포기하진 않으시겠죠?! 전 미혼이지만, 결혼 후 자녀양육에 대해선 오래전부터 관심이 남달랐습니다. 그 이유는 제 부모의 양육방식이 제가 원하던 바와 달랐고, 개인의 성격과 개성을 무시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한이 되어서 입니다. 내 자식에겐 그러지 말아야지. 나부터 달라져야지. 항상 속으로 되뇌입니다. 가끔씩 강한 압박을 받고 화가 치밀면 분노가 폭발하곤 하지만, 대부분의 일상은 자신을 가혹하게 다스리는 쳇바퀴 안에서 계속됩니다. 물론 너무 힘이 드는 방법이지만 익숙해지고, 그게 옳다면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엄격함과 자존심 모두를 지켜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면, 능동적인 아이를 원한다면 이 책을 완독해보길 진심으로 권합니다. 별 다섯 개가 전혀 아깝지 않으니까요. 이 책의 명언을 당신과 나누려 합니다.
질책하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잘못된 행동뿐이다.
늘 제가 바랬던 말이었는데... 인격적인 모독을 하지 않고 잘못된 행동만을 말하기 때문에 너무나 효과적인 깨우침입니다. 자신을 방어하고, 화가 나는 것이 줄어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잘못에 대해 1분, 칭찬에 대해 1분. 1분 엄마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만 혼내고 나서, 반드시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 자신은 훌륭하다는 것을 진심을 담아 전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상상만으로도 너무 감동적이지 않습니까? 인격에 상처를 입으면 방어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허물을 들춰내서 상처주고 싶기 마련입니다. 너의 행동은... 이 맞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은 너는. 네깟게. 너 따위가. 등등으로 상대를 모욕하고 비난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이 찔리실 거라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아이는 스스로 올바른 행동을 하고 싶어 한다.
단순한 진리라고 생각하겠지만,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아이로 훈육하기 위해선 부모가 달라져야 합니다. 이 책이 제게 얼마나 무수한 끄덕임을 유발했고, 늘 열망했던 바람들이 가득 정리되어 있었는지 모릅니다. 아이의 말을 경청하는 부모는 아이에게 훈육할 자격이 충분히 있습니다. 부모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겠지요. V3를 만든 안철수님을 보세요. 그분의 자녀 양육법을 보면 놀랍습니다. 자녀와 함께 독서시간을 갖는 순간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안철수님의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존댓말을 썼다고 합니다. 물론, 존댓말까지 써가며 아이를 훈육하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 부모님도 계시다는 겁니다. 아이의 자존감과 성취감을 묵살하려 하지 마세요. 발언권을 주세요. 부모와 자식은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인격은 서로를 존중하는 배려에서 시작되지 않을까요?! 자신부터 달라지시고 아이에게 요구하시면 분명 좋은 부모님이 되실거라 믿습니다. 더이상은 방법을 모르겠다, 갈피를 못 잡겠다, 핑계대지 않으시겠죠. 노력하는 긍정적인 당신에게 이 책이 안내해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