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이런 책을 읽어라
박자숙 지음 / 창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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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 목 마른 사슴에게 좋은 오아시스가 되어 줄 책! 한 마디로 알짜배기다. 책을 권하는 말로 화를 당했던 나로서는 이런 식으로 자연스레 책과 친해질 수 있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엄마의 마음으로 좋은 것을 아이에게 권유하는 방식이라 다정하고 친근한 전개가 눈에 쏙쏙 들어왔다. 상업적이지 않는 느낌이라 자연히 이 책을 만난 부모라면, 내 아이에게 독서를 권유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따분한 책 같은건 취미 없어. 컴퓨터 게임이나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이 유일한 관심사야." 이런 말을 듣게 될지 모르겠다. 비슷한 대답을 들었다면, 아이의 반응은 정상이다.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감정이니까. 어린 시절, 나는 문학소녀(소년)니까 시집이랑 책이란 책은 다 섭렵하겠다, 라고 마음 먹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스스로 원해서 손에 드는 책이라면 만화책이 전부였을 것이다. 학교에서 권장도서라고 해서 할 수 없이 읽은 책 중에는 감자, 배따라기, 동백꽃,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일 테고. 한 번 쯤은 안 읽어봐도 다 알만한 유명한 서적인 어린왕자, 소공녀, 톰 아저씨의 오두막,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등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책을 읽으라고 할까? 왜 자녀에게 독서하라고 강요하게 될까?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나는 사고를 풍부하게 하고,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희망과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 라고 답하고 싶다. 남들과 똑같은 사고로 선입견에 손발이 꽁꽁 묶인다면? 내 아이가 고리타분한 편견의 눈으로 상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시달릴 상황에 처한다면? 올바른 사고를 키울 수 있는 지식들을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고, 알수 있는 해결책인 셈이다. 그러니까 지적과 아는척으로 중무장한 인간의 혀가 아닌 글로 지식을 습득한다면 결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책 많이 읽는다고 부자가 된다는 입바른 소리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부자들의 대부분은 다독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기회는 열리게 되어 있다.

살아가면서 두려움과 외로움, 그리고 온갖 고통을 겪을 아이들에게 그 때마다 적절한 해답이나 격려를 하는 부모는 손에 꼽힐 정도로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아니,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부모가 늘 아이와 붙어다니는 것도 아니고, 어찌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겠나. 심한 경우에는 남보다 못한 언어폭력으로 아이를 비하하거나 비교를 하는 것이 부모인 경우도 허다하다. 이럴 땐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거라 감히 자신한다. 모든 경우는 제외하고라도 이 책에 해당하는 "이럴 땐" 도움이 되리라. 분명, 읽기 전과 읽은 후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차츰 차츰. 올바른 지식이 넓은 사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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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5천만 원의 전쟁
이종룡 지음, 곽성규 구술정리 / 호랑나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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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5천만원의 전쟁>은 그야말로 기적과 같다. 이 책을 읽을 '목마른 빚쟁이'들에겐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말이 3억 5천만원이지 4억도 넘는 금액을 10년만에 청산했다고 한다. 그것은 저자 이종룡 씨가 안 먹고, 안 자고, 안 쓰면서 오로지 아르바이트만으로 악착같이 일한 덕분에 가능한 것. 하루에 2~3시간만을 자고 막노동이나 다름없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내다니. 대박을 꿈꾸는 연예인들의 생활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뒤지지 않았다. 신문배달, 목욕탕 청소, 학원 차 운전, 폐휴지 팔기, 떡 배달 등. 이종룡 씨는 한달에 일곱 번 월급을 받는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고수하지만, 일에 쏟는 노동력도 그렇고, 금액도 그렇고 모두가 할 맛 안나는 일들이었다. 더구나 사장까지 해 본 사람이라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 빚이 산더미라도 곧 죽어도 굽신거리는 일은 마다하고 보는데. 그는 달랐다. 처음엔 자존심 때문에, 일이 힘들어서, 수면 부족 등의 이유로 그도 단기 알바를 하며 불평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마인드가 확 달라지자 아르바이트는 더이상 '알바'가 아니었다. 그에겐 생존과 직결되는 '직장'이었던 것이다. 거만하게 굴던 습관도 확 바뀌었다. 모두가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서비스 마인드의 이종룡 씨로 재탄생한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은 많은 것들이 있다. 그중 신문 판촉의 일화가 가장 확실하다. 그는 방문 판매의 특성상 남의 집 문을 두드려서 욕이나 먹는 일을 오래 할 자신이 없었을 것이다. 실적은 저조하고 낯선 이에 대한 경계심을 고스란히 들어내는 타인에게 자존심도 상했다. 그런데 무엇이든 길은 있었다. 방법을 바꾸기로 마음 먹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시간을 조사했다. 아파트 앞, 새벽에 출근하는 회사원에게는 아침 인사를 건네고 얼굴을 익히며 신문 광고를 했고, 주부들에게는 찬 거리 얘기를 하며 적대감을 없애며 친근함으로 다가갔다. 이사하는 차가 보이면 멀리서 전주까지 온 차 일 경우엔 통닭을 사 가지고 가 음식만 전해주고 오는 식의 특이한 방법으로 호기심을 샀고 판매로 이어졌다. 울고 있는 미아에게 건네준 몇 천원의 돈이 아이 엄마에게 알려져 많은 손님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등 그 밖에도 마음을 사는 세일즈의 정통을 보여주는 행동은 이어졌다. 남이 아닌 우리, 더 크겐 가족처럼 배려하는 그에게 이심전심이 통한 것이다.

 

그의 활약상은 너무나 대단했다. 시끄러운 목욕탕 보일러실에서 새우잠을 자고, 과로한 탓에 잠깐 졸아서 중앙선을 넘어간 아찔한 사건도 있었고, 끼니는 근처 편의점이나 떡 공장에서 주는 아침 떡으로 때우곤 했다.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시계창업은 그에게 돈을 잃게 만들었지만, 삶에서 '시간'이란 소중함을 일깨워준 씁쓸한 경험이 되어주었다. 빚으로 자살을 택하고, 더 큰 나락으로 빠져 허우덕거리는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방송출연도 감행했던 그가 부활한 예수님처럼 보인다. 그의 기적같은 인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도 7개의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며 내 집 장만을 목표로 하시는 이종룡 씨에게 격려와 박수를 아끼지 않고 드리고 싶다. 그는 내게 많은 것을 선물해준 고마운 사람이다. 부디 앞으로도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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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 스펜서 존슨
스펜서 존슨 지음, 이혜승 옮김 / 청림출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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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고 엄마와 싸웠습니다. 무슨 말인가 놀라셨겠죠? 무리도 아닙니다. 좋은 마음으로 이 책을 권했는데 '주제'를 운운하며 거부하는 엄마를 마주하며, 언성이 커졌습니다. 아침부터 심한 말도 주고 받았는데 책을 권한게 그리 큰 잘못인가 다시 한번 고민해봅니다. 보통 독서를 싫어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아실거라고 봅니다. 거기다 일에 찌들어 시간이 없다는 핑계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 책은 짬짬이 읽어도 좋을, 아니 짬을 내서라도 읽어봐야할 책이었습니다. 다독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책을 읽다가 문득 너무 좋은 책을 만나서 행복해하다가 지인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그 마음을요. 한 두번 정도 가볍게 권했을 때 상대가 싫다고 하면 할 수 없지만 말이죠. 가족이 모두 보고, 조금씩만 실천하면 가정이 화목하고 나아가서 사회가 평화로워지고 국가의 정신이 청렴해지리라 믿습니다.

 

이 책은 알짜배기 핵심만 모은, 그야말로 부모와 아이의 실천서입니다. 내용을 알기 쉽게 인터뷰 식으로 풀어냈고, 정리 또한 확실히 해주고 있습니다. 스펜서 존슨의 베스트 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선택>은 많이 알려진 바 있습니다. 물론, 전 <부모>로 처음 만났습니다. 하지만 이 작가의 역량에 감동했고, 그의 마인드를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스펜서 존슨의 이름이 담긴 책이라면 덮어놓고 볼 생각입니다. 베스트 셀러는 아무나 하나요, 스테디셀러는 아무나 하나요? 저자의 가슴 안에 현명함과 신중함, 그리고 이해와 깨달음이 없었다면 이런 보물을 창조해내진 못했을 겁니다. 부디, 이 책을 주위로 부터 읽어볼 것을 권유받은 적이 있다면 속는 셈 치고 한 번 읽어보세요. 그 사람이 당신을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좋은 것은 소중한 사람과 나누려 하는 거니까요. 책에서 말하는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조금씩 실천하려는 의지를 갖길 바랍니다. 마음이 움직여야 실천할 수 있겠죠. 물론 두려울 수 있습니다. 실천하려 하면 비웃음을 당하진 않을까, 저처럼 책과 현실은 다르다는 말을 듣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남의 이목이 아닙니다. 자신이 하려고 하는 것이 옳은지, 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인지만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혹시 주위의 시선이 두려우세요? 그렇다고 자신의 자녀를 특별하게 키우는 걸 포기하진 않으시겠죠?! 전 미혼이지만, 결혼 후 자녀양육에 대해선 오래전부터 관심이 남달랐습니다. 그 이유는 제 부모의 양육방식이 제가 원하던 바와 달랐고, 개인의 성격과 개성을 무시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한이 되어서 입니다. 내 자식에겐 그러지 말아야지. 나부터 달라져야지. 항상 속으로 되뇌입니다. 가끔씩 강한 압박을 받고 화가 치밀면 분노가 폭발하곤 하지만, 대부분의 일상은 자신을 가혹하게 다스리는 쳇바퀴 안에서 계속됩니다. 물론 너무 힘이 드는 방법이지만 익숙해지고, 그게 옳다면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엄격함과 자존심 모두를 지켜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면, 능동적인 아이를 원한다면 이 책을 완독해보길 진심으로 권합니다. 별 다섯 개가 전혀 아깝지 않으니까요. 이 책의 명언을 당신과 나누려 합니다.

 

질책하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잘못된 행동뿐이다.

늘 제가 바랬던 말이었는데... 인격적인 모독을 하지 않고 잘못된 행동만을 말하기 때문에 너무나 효과적인 깨우침입니다. 자신을 방어하고, 화가 나는 것이 줄어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잘못에 대해 1분, 칭찬에 대해 1분. 1분 엄마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만 혼내고 나서, 반드시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 자신은 훌륭하다는 것을 진심을 담아 전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상상만으로도 너무 감동적이지 않습니까? 인격에 상처를 입으면 방어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허물을 들춰내서 상처주고 싶기 마련입니다. 너의 행동은... 이 맞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은 너는. 네깟게. 너 따위가. 등등으로 상대를 모욕하고 비난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이 찔리실 거라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아이는 스스로 올바른 행동을 하고 싶어 한다.

단순한 진리라고 생각하겠지만,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아이로 훈육하기 위해선 부모가 달라져야 합니다. 이 책이 제게 얼마나 무수한 끄덕임을 유발했고, 늘 열망했던 바람들이 가득 정리되어 있었는지 모릅니다. 아이의 말을 경청하는 부모는 아이에게 훈육할 자격이 충분히 있습니다. 부모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겠지요. V3를 만든 안철수님을 보세요. 그분의 자녀 양육법을 보면 놀랍습니다. 자녀와 함께 독서시간을 갖는 순간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안철수님의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존댓말을 썼다고 합니다. 물론, 존댓말까지 써가며 아이를 훈육하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 부모님도 계시다는 겁니다. 아이의 자존감과 성취감을 묵살하려 하지 마세요. 발언권을 주세요. 부모와 자식은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인격은 서로를 존중하는 배려에서 시작되지 않을까요?! 자신부터 달라지시고 아이에게 요구하시면 분명 좋은 부모님이 되실거라 믿습니다. 더이상은 방법을 모르겠다, 갈피를 못 잡겠다, 핑계대지 않으시겠죠. 노력하는 긍정적인 당신에게 이 책이 안내해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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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눈물 - 한니발보다 잔인하고, 식스센스보다 극적인 반전
라파엘 카르데티 지음, 박명숙 옮김 / 예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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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을 예상하지 못했다. 설마 그가... 공범이었을 줄이야. <마키아벨리의 눈물>의 마지막 장에서 살인자의 비명처럼 나 역시 한대 얻어맞은 것처럼 큰 충격을 받았다. 작가야 처음부터 작정하고 그를 공범으로 쓰면 되지만 역사를 알지 못한 독자는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악한으로 불리는지 모른체 공범의 행보를 주시했으니 말이다. 저자는 소설의 배경이 되고 있는 르네상스의 피렌체 문학을 전공하고 파리의 대학에서 역사와 문학을 가르친다고 한다. 이 작품이 처녀작이라니 믿기지 않지만, 역사스릴러 작가답게 이와 같은 소설을 계속 출간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속내가 궁금하다. 완독 후에도 뭔가 다른 의도는 없었을까 되뇌여봤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또한 내 경우는 <군주론>을 읽지 않았다. <군주론>을 읽은 다른 독자들은 마키아벨리가 '악의 교사'로 등장하는 것이 아닌, 피렌체 공화국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인물로 그려져 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역시 색다른 재미가 아닐까 싶지만 말이다. 그의 작품에선 무거운 것 같지만 그 만의 유머를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자신에게 오줌줄기를 뿌려대던 남자에게 이를 갈며 참아낸 난쟁이 살인범에서 한 번 웃음이 터졌고, 남자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음담패설도 그리 찡그리지 않고 읽을만 했다. 마키아벨리가 친구의 언행으로 위험에 처할 뻔하는 아찔한 순간에도 친구의 어이없는 뇌를 대변하는 혀는 웃음을 주기 충분했다. 무거운 듯 유머러스한 이 책에는 도처에 숨어있는 격언의 의미와 인물의 성격이 묻어나는 대사 등이 읽는 재미를 더했다.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지 못할 미묘한 매력이 있는 스릴러라서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만약 영화와되어 스크린에 상영된다면 남성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질 것 같다. 바로, 마지막 반전. 그리고 미모의 창녀, '보카도로'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보카도로를 막연한 이미지가 아닌 육감적이고 섹시한 배우의 영상으로 마주한다면 얼마나 아찔할까. 여자를 지키는 남자다움에 여성 팬들도 혹할만 하다. 개성있고 털털한 캐릭터의 주모, 마키아벨리의 친구들 또한 하나 하나가 개성이 뚜렷하니 주연을 능가하는 조연들이 역을 맡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종교와 권력, 그리고 복수의 아이러니도 교훈을 주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승자에게 편승하는 군중심리 같은 것 말이다. 텍스트 하나로도 박진감을 충분히 전해주는 스릴러 소설, <마키아벨리의 눈물>은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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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 Nobless Club 13
탁목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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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는 말 그대로 일곱 번째 달에서 생존하는 여러 종족들의 이야기이다. 프롤로그가 아주 인상적이고 스토리를 이해하는데도 중요한데, 잠시 언급하자면 이렇다.

창조주가 세상을 만들 때에 넓고 넓은 가이아를 만들고 다시 일부를 떼어 다음 달을 만들었다. 계속해서 가이아의 일부를 떼어 총 일곱 개의 달을 만들었는데 풀어놓았던 것들 중에 사랑스럽고 어여쁜 것들을 골라내어 가이아에 놓았다. 그 결과, 가이아에서 살아갈 것과 일곱 달에서 살아갈 것이 나뉘게 되었는데 일곱 달에 남게 된 창조물들이 슬퍼하니 여섯 달에 가이아로 가는 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가이아의 창조물들은 다른 달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 이 얘기는 창조신화에서 보기만 했지 실제로 그들을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프롤로그. 본격적인 이야기를 넘어가는데 꼭 알아야 할 프롤로그였다.

 

본문에선, 시작부터 무르무르 라는 종족의 특성을 잘 나타내었다. 여러 종족들 중에서도 무르무르 라는 종족은 수컷만을 낳는 특이한 종족으로 암컷은 한 번에 여러 아이를 낳고 모두 죽어버렸다. 하지만 그들은 평생 한 명의 부인만을 얻는다. 성적인 재미나 쾌락을 알지 못하고 추구하지도 않는 종족이었다. 생명을 낳고 죽어버리는 암컷 때문에 무르무르의 수컷이 아이를 양육한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등장하는 고돈도 죽어버린 암컷을 두고 한 명의 아들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고 여행하며 살 곳을 옮겨 다닌다. 주인공 스포러를 위해서 여행자가 된 것이다. 그들 부자는 새로운 곳을 옮겨다니면서 ’방랑자 모둠’에 들어가게 된다. 모둠의 목적지는 가이아의 달이 뜨는 방향에 자리한 흰머리 산. 도착지까지 이동하며 많은 인원이 죽고, 다치고, 이익을 취하고, 습격당하고, 실력이 늘어나며 많은 일이 일어난다. 여러 종족으로 이루어진 모둠에서 지혜롭고 강하게 성장하는 스포러는 결국 흰머리 산까지 오게 되는데. 그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고 쉽게 읽혀진다. 표현력이 좋고, 독자를 배려하며 쓴 것이 다분히 느껴지는 소설이다. 저자가 말하길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매번 모자라다는 느김이 든다고 했다. 언제나 새로운 세상을 탄생하고 추구하는 그의 세계관에서는 끝으로 갈수록 주제의식이 두드러진다. 띠지에서 예고하듯 무겁거나 심각하지는 않다. 스케일도 크지만 구성력도 탄탄한 것이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판타지물을 만난 것 같다. 매번 격투씬에선 자세한 설명이 이어져, 장면이 연상되면서 상상력을 자극했다. 아무래도 그의 걱정과는 달리 꽤 괜찮은 독창적인 소설이 탄생한 것 같다.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을 통해서 확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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