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의 눈물 - 한니발보다 잔인하고, 식스센스보다 극적인 반전
라파엘 카르데티 지음, 박명숙 옮김 / 예담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반전을 예상하지 못했다. 설마 그가... 공범이었을 줄이야. <마키아벨리의 눈물>의 마지막 장에서 살인자의 비명처럼 나 역시 한대 얻어맞은 것처럼 큰 충격을 받았다. 작가야 처음부터 작정하고 그를 공범으로 쓰면 되지만 역사를 알지 못한 독자는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악한으로 불리는지 모른체 공범의 행보를 주시했으니 말이다. 저자는 소설의 배경이 되고 있는 르네상스의 피렌체 문학을 전공하고 파리의 대학에서 역사와 문학을 가르친다고 한다. 이 작품이 처녀작이라니 믿기지 않지만, 역사스릴러 작가답게 이와 같은 소설을 계속 출간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속내가 궁금하다. 완독 후에도 뭔가 다른 의도는 없었을까 되뇌여봤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또한 내 경우는 <군주론>을 읽지 않았다. <군주론>을 읽은 다른 독자들은 마키아벨리가 '악의 교사'로 등장하는 것이 아닌, 피렌체 공화국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인물로 그려져 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역시 색다른 재미가 아닐까 싶지만 말이다. 그의 작품에선 무거운 것 같지만 그 만의 유머를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자신에게 오줌줄기를 뿌려대던 남자에게 이를 갈며 참아낸 난쟁이 살인범에서 한 번 웃음이 터졌고, 남자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음담패설도 그리 찡그리지 않고 읽을만 했다. 마키아벨리가 친구의 언행으로 위험에 처할 뻔하는 아찔한 순간에도 친구의 어이없는 뇌를 대변하는 혀는 웃음을 주기 충분했다. 무거운 듯 유머러스한 이 책에는 도처에 숨어있는 격언의 의미와 인물의 성격이 묻어나는 대사 등이 읽는 재미를 더했다.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지 못할 미묘한 매력이 있는 스릴러라서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만약 영화와되어 스크린에 상영된다면 남성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질 것 같다. 바로, 마지막 반전. 그리고 미모의 창녀, '보카도로'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보카도로를 막연한 이미지가 아닌 육감적이고 섹시한 배우의 영상으로 마주한다면 얼마나 아찔할까. 여자를 지키는 남자다움에 여성 팬들도 혹할만 하다. 개성있고 털털한 캐릭터의 주모, 마키아벨리의 친구들 또한 하나 하나가 개성이 뚜렷하니 주연을 능가하는 조연들이 역을 맡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종교와 권력, 그리고 복수의 아이러니도 교훈을 주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승자에게 편승하는 군중심리 같은 것 말이다. 텍스트 하나로도 박진감을 충분히 전해주는 스릴러 소설, <마키아벨리의 눈물>은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