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5천만 원의 전쟁
이종룡 지음, 곽성규 구술정리 / 호랑나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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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3억 5천만원의 전쟁>은 그야말로 기적과 같다. 이 책을 읽을 '목마른 빚쟁이'들에겐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말이 3억 5천만원이지 4억도 넘는 금액을 10년만에 청산했다고 한다. 그것은 저자 이종룡 씨가 안 먹고, 안 자고, 안 쓰면서 오로지 아르바이트만으로 악착같이 일한 덕분에 가능한 것. 하루에 2~3시간만을 자고 막노동이나 다름없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내다니. 대박을 꿈꾸는 연예인들의 생활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뒤지지 않았다. 신문배달, 목욕탕 청소, 학원 차 운전, 폐휴지 팔기, 떡 배달 등. 이종룡 씨는 한달에 일곱 번 월급을 받는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고수하지만, 일에 쏟는 노동력도 그렇고, 금액도 그렇고 모두가 할 맛 안나는 일들이었다. 더구나 사장까지 해 본 사람이라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 빚이 산더미라도 곧 죽어도 굽신거리는 일은 마다하고 보는데. 그는 달랐다. 처음엔 자존심 때문에, 일이 힘들어서, 수면 부족 등의 이유로 그도 단기 알바를 하며 불평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마인드가 확 달라지자 아르바이트는 더이상 '알바'가 아니었다. 그에겐 생존과 직결되는 '직장'이었던 것이다. 거만하게 굴던 습관도 확 바뀌었다. 모두가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서비스 마인드의 이종룡 씨로 재탄생한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은 많은 것들이 있다. 그중 신문 판촉의 일화가 가장 확실하다. 그는 방문 판매의 특성상 남의 집 문을 두드려서 욕이나 먹는 일을 오래 할 자신이 없었을 것이다. 실적은 저조하고 낯선 이에 대한 경계심을 고스란히 들어내는 타인에게 자존심도 상했다. 그런데 무엇이든 길은 있었다. 방법을 바꾸기로 마음 먹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시간을 조사했다. 아파트 앞, 새벽에 출근하는 회사원에게는 아침 인사를 건네고 얼굴을 익히며 신문 광고를 했고, 주부들에게는 찬 거리 얘기를 하며 적대감을 없애며 친근함으로 다가갔다. 이사하는 차가 보이면 멀리서 전주까지 온 차 일 경우엔 통닭을 사 가지고 가 음식만 전해주고 오는 식의 특이한 방법으로 호기심을 샀고 판매로 이어졌다. 울고 있는 미아에게 건네준 몇 천원의 돈이 아이 엄마에게 알려져 많은 손님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등 그 밖에도 마음을 사는 세일즈의 정통을 보여주는 행동은 이어졌다. 남이 아닌 우리, 더 크겐 가족처럼 배려하는 그에게 이심전심이 통한 것이다.

 

그의 활약상은 너무나 대단했다. 시끄러운 목욕탕 보일러실에서 새우잠을 자고, 과로한 탓에 잠깐 졸아서 중앙선을 넘어간 아찔한 사건도 있었고, 끼니는 근처 편의점이나 떡 공장에서 주는 아침 떡으로 때우곤 했다.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시계창업은 그에게 돈을 잃게 만들었지만, 삶에서 '시간'이란 소중함을 일깨워준 씁쓸한 경험이 되어주었다. 빚으로 자살을 택하고, 더 큰 나락으로 빠져 허우덕거리는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방송출연도 감행했던 그가 부활한 예수님처럼 보인다. 그의 기적같은 인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도 7개의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며 내 집 장만을 목표로 하시는 이종룡 씨에게 격려와 박수를 아끼지 않고 드리고 싶다. 그는 내게 많은 것을 선물해준 고마운 사람이다. 부디 앞으로도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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