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 - 못생긴 나에게 안녕을 어글리 시리즈 1
스콧 웨스터펠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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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너무 너무 매력적인 소설 <어글리>. 어글리 3부작은 1부를 읽은 내게 기대되는 대작이다. 이 시리즈는 1부 어글리, 2부 프리티, 3부 스페셜로 굉장히 설득력있는 미래세계의 '의무적인 전신성형'이라는 멋진 플롯을 완성했다. 아직 1부 어글리만을 만났지만 두근두근 2부를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2005년에 미국에서 출간된 후로 큰 화제를 낳았고, 영화화되었다고 한다. 곧 2부도 번역된다고 하니 손꼽아 기다릴 수 밖에...

 

시리즈물로 익히 알려진 작품을 예를 들라고 하면 대부분 이런 작품들을 떠올릴 것이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트와일라잇. 나 역시 그러하다. 이 작품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제 내게 시리즈물로 추천해달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어글리> 역시 포함될 것이다. 읽으면 읽을 수록 매료되고 플롯에 빠져들어 다음 장을 넘기고 만다. 두께감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손목이 무겁든 말든 계속 손에 쥐게 되는 마력을 지녔다. 이렇게 극찬을 하게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너무나 탁월하게 잘 풀어냈고, 풍경과 구조, 환경들을 멋진 필체로 그려냈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환상적인 장면도 연상되면서 흥미를 잃을 수 없게 만들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인공 텔리는 미래의 세계에 살고 있다. 16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전신성형을 하여 '예쁜이'가 되는...  그렇기 때문에 16세의 생일이 되면 모두 예쁜이가 되고 더이상 못난이와 섞여서 살지 않게 된다. 이 세계에선 오직 인간을 두 종류로 나누니까. 예쁜이와 못난이. 사는 곳도 예쁜이 마을과 못난이 마을은 엄격히 구분되어 진다. 첨단 장비의 감시속에 예쁜이 마을에 못난이가 나타나면 잡혀가고 만다. 의무적인 성형을 시키게 된 계기는 뭘까? 외모를 모두 평준화시켜서 격차가 없게 만든다는 의미로 시작된 듯 하다.

텔리도 다가오는 16번째 생일만 기다리는데 이미 예쁜이가 된 남자 친구 페리스를 만나러 예쁜이 마을로 잠입하게 된다. 몰래 만나는데 성공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도망치는데 실패하고 만다. 못난이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는데, 그 아이(셰이)는 성형을 거부하고 못난 외모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득한 '스모크'라는 곳을 알려준다. 텔리는 셰이의 말에 설득되고 말까?

 

사춘기. 외모에 관심이 가장 많은 시기다. 성형제국과 합쳐져서 이야기가 펼쳐지니 설득력도 있고 뒷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못 참을 지경이다. 배신과 질투, 그리고 사실을 말하는 용기,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모든 것들. 여러가지 소재가 눈길을 사로잡고 마음을 어루만진다. 필히 3부작을 완독할 생각이다. 너무나 멋진 작품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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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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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속담이나 농담이 음식과 절묘하게 버무려진 책. <미식견문록>이다.

왜 이렇게 맛있는지, 뭘 넣었길래? 할 정도로 맛난 음식을 먹어본 기억이 뜸한 나로서는 맛있는 음식을 빨리 소개받고 싶어서 바삐 책장을 넘겨대었다. 그런데 평생동안 먹어치운 음식치고는 살짝 약한 감이 있었다. 그러나 37편의 음식이면 적진 않은 분량이다.

 

지식여행자의 먹어치우기식 미식 에세이스트는 생소한 느낌이 다분했다. 동서고금의 속담과 농담은 각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고 음식은 그 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행복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책장은 아무 맛이 없으니 맛을 직접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냠냠공주가 맛있다고 소개했으면 분명히 맛날텐데...

 

아쉬움은 접어두고 좀 더 읽기로 하자. 매일 조금씩 조금씩. 야금야금 읽기를 계속했다. 그래서 발견한 것은 이 여자의 대담함! 도깨비 섬에 경단 하나 먹으려고 발을 디디다니. 얼마나 식탐이 대단한가, 아님 호기심인가. 그녀가 말하길,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 나오는 염소 젖은 비릿한 암내가 난다나?! 조금 전 언급한 도깨비 섬의 경단도 밍밍한 맛에 실망했다고. 이렇듯 무조건 맛있다거나 새로운 맛이라는 식으로 포장하지 않고 맛없는 건 맛 없다고 당당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보면, 그녀의 성격도 솔직할 것 같다.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 중에서 여행자의 아침식사는 기발한 속담과 구전을 대표한다. 곰을 만났을 때 이렇게 대처한다면? 일단 말하는 곰을 만나야겠지만. 아무튼 평범하지 않은 책에 평범하지 않은 요네하라 마리를 경험해서 좋았다. 아주 좋아서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독특한 유머와 색다름에 별 3개 이상은 주련다. 살아있다면 더 재미난 이야기도 만들어냈을 것 같은 그녀. 비록 56세에 난소암으로 사망했지만 그녀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을까. 무엇을 도전하고 기발한 생각을 되풀이하는 그녀였기에 그렇게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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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걸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7
김혜정 지음 / 비룡소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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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유쾌하고 발랄한 소설을 만났다. 표지에 등장하는 여인들이 너무 인상파라서 놀라긴 했지만, 나름대로 책을 읽어보니 그녀들을 무시무시한 인상파로 그린 이유가 있었다. 그냥 보면 다 같은 얼굴로 보이지만 분명 다른 얼굴 네명이다. 한 명은 안경을 썼고, 한 명은 뚱뚱하다고 느낄만큼 몸이 동글동글하다. 짤막한 사이즈라 대두처럼 보이는 한 명과 멀리 늘씬하지만 뭔가 예뻐보이지는 않은 나머지 한 명까지. 일러스트를 살짝 비호감으로 그린 것은 캐릭터를 살리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내용으로 넘어가겠다.

 

그녀들은 말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외모순도 아니고, 머리가 똑똑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저도 다 생각이 있다구요. 왜 제 마음을 몰라주세요?

이런 류의 멘트는 하이틴 소설에서 등장하는 대사가 아니던가. 대게 이런 대사를 하는 여주인공의 자격조건은 알만 한 사람들은 모두 다 아는 '미소녀'다. 지문에는 평범한 여고생이라고 나올 테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디어에서 원하는 예쁘고 호감형인 신인 정도가 되겠다. 그러니 브라운관에서 비추는 평범한 여주인공은 모두 다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 눈 크고 백옥 같이 하얀 피부에 늘씬한 미녀일 것이다. 그런 환상이 진짜 평범한 삶을 사는 여자들에게 못난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만들고, 연예인 지망생의 꿈을 꺾이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연기자가 꿈인 고릴라 고은비도 오디션에서 쓰디쓴 자절의 아픔을 겪는다. 그녀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거나 그녀에게 감정이입을 제대로 하게 된다면 첫장부터 거품물고 쓰러질 사람 많을 것이다. 단지 외모만 보고 막말을 일삼는 세상에 대고 소리치고 싶은 욕망이 들끓을 것이다. 

닌자걸스의 대표는 누가 뭐래도 고뚱땡(고은비)이다. 나머지는 꽃미남 밝힘증 환자 지형과 정의의 사자 땅꼬마 소울, 그리고 화려한 외모의 샤랄라 걸 혜지. 이렇게 총 4명의 17세 소녀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닌자 걸스가 된 걸까? 그녀들에겐 꿈이 있고, 고민은 꿈으로 향하는 길에 장애물이 되어 돌아온다. 만약 자신이 오디션에 합격하고 꿈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순간인데 다른 것도 아니고 심화반 수업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결국 그녀들은 모란고교 심화반 폐지 대작전을 세운다. 모든 고교생들이 한 번쯤 생각해봄직한 작당이 아닐까. 다만 실천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심화반은 열등반과 우등반을 나눠서 성적 상위권자들을 따로 모아 관리 감독하는 반이다. 분명히 차별대우라고 판단할만한 것들이 다분하다. 성적이 열등한 학생들이 자율학습할 시간에, 되는 놈들만 데리고 보충수업겸 과외를 해주는 거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래서 원하지도 않는 심화반 수업때문에 꿈을 영영 잃느니 닌자 걸스가 되기로 한 것이다. 결행이라는 것이 쫌... <영파워 가슴을 열어라> 코너처럼 속시원히 어필하는 거였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 소설은 유쾌함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청소년들이 읽게 된다면 대리만족의 기쁨을 누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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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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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자작은 죽은 것일까?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1947년 일본을 발칵 뒤집혀놓은 천은당 사건의 용의자로 츠바키 자작은 경찰의 심문을 받는다. 알리바이가 있어 풀려났지만 그는 결국 유서를 남긴 채 목을 매고 만다. 그런데 그가 죽고 얼마 되지 않아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라는 플루트 곡이 들려오며 살인이 일어난다. 동시에 츠바키 자작의 환영을 본 식구들의 증언이 이어진다. 식구들에 대한 분노를 참을 수 없었던 츠바키 자작의 딸은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에게 의뢰를 하는데... 과연 범인은 누굴까? 여기까지가 이 소설의 중요한 부분을 최대한 노출하지 않되 대략적인 스토리를 제공하는 정도다. 

살인 현장에 묘한 느낌을 주는 플루트 곡을 듣는 다면, 누구라도 오싹한 느낌을 떨쳐버리기 힘들 것이다. 더불어 죽은 사람의 환영을 본다면 공포감은 극에 이를 것이다. 당시 상황이 전쟁이 끝나고 귀족들의 지위는 땅에 떨어져 밥벌이를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염두해 두면 어느 정도 가족들 간의 분쟁이 이해가 될 것이다.

 

긴다이치 코스케의 이야기 중 한 편에 해당하는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섬뜩한 표지를 보면, 진짜 악마같은 살인마가 밤마다 피리를 불며 사람을 홀리거나 죽일 것만 같다. 왜 긴다이치 코스케가 탐정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이 한 편만으론 실감하지 못했지만, 명성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아무리 따져봐도 역시나 아마추어의 추리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추리소설을 많이 접하지 않은 지라 다소 표현법이 낯설은 문장이나 인물의 표현은 생소한 만큼 중반부즈음에야 읽으면서 적응이 되어갔다. 여름이면 섬뜩한 공포소설이나 추리소설이 눈길을 사로잡곤 했는데, 선택하길 잘한 것 같다. 아직 시공사에서 제공하는 음원을 듣지 못했는데 음악과 함께 책을 읽으면 서늘한 분위기를 연출해서 효과가 배가 될 것만 같다. 큰 반전이나 새로운 시도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큰 명성을 품에 안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을 읽게 되어,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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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말아요, 티베트 - 히말라야 넘어 달라이라마를 만나다 맛있는 책읽기 6
정미자 지음, 박선미 그림 / 책먹는아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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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슬픔은 오래 전에 희미하게나마 들은 적이 있다. 우리 나라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식민지로 암울하게 지냈던 것처럼 티베트는 지금도 중국의 그늘(식민지 생활)에서 풀려나지 못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동화인 만큼 각색된 부분이 있겠지만 엄연히 사실을 말하고 있다. 희말라야를 넘어 달라이라마를 만나러 가는 사람들 중에 몇 명은 총에 맞아 죽고, 부상을 당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 도달하며 끝이 난다. 뉴스에서 총격사건을 접했을 땐 충격에 휩싸였지만, 그 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잠잠해졌고, 여전히 중국의 지배 아래 티베트는 독립을 울부 짖는다.

아무리 약육강식이라지만, 못 사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한 중국이 이토록 티베트를 못살게 굴 줄이야. 책을 펼치며 사람대접은 커녕 짐승취급을 당하는 현실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내 나이가 증조 할머니 연세 정도쯤 되었다면 아마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그 아픔은 두 세배 이상일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난 젊은 세대라 식민지의 아픔이 얼마만큼인지 가늠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목숨처럼 죽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분노를 부른다. 증거가 없다면 어떻게든 발뺌했을 터. 당시 상황을 카메라에 담은 그들이 참으로 용감하고 자랑스럽기 그지 없다.

이 이야기를 좀 더 실감나게 재현해내기 위해, 또 흥미진진하게 다듬기 위해 저자는 1년 동안 다람살라에 머물면서 여러 인사들과 현지사람들을 만나며 당시의 상황과 많은 아픔들을 전해들었다. 티베트 불교와 그들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책, 혹은 티베트의 현 상황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기대하는 효과는 당연히 그들의 독립이다.  

밟으면 밟히는 대로, 굴리면 굴리는대로 그렇게 참아주면 더욱 더 무시하고 드는 그들. 자칭 보호와 해방을 명목으로  착취를 일삼는 그들은 사람의 마음을 잠식시키기 위해 종교를 탄압하고 여러가지를 핑계삼아 지배하고만다. 티베트를 위한단 거짓말은 제발 그만 두길 바라는 바다. 명백히 강압을 일삼는 것이다. 비슷한 아픔을 지녔기 때문일까? 더 안쓰럽고 애타는 마음이 요동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조국의 독립을 안겨다 준 독립운동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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