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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ㅣ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재밌는 속담이나 농담이 음식과 절묘하게 버무려진 책. <미식견문록>이다.
왜 이렇게 맛있는지, 뭘 넣었길래? 할 정도로 맛난 음식을 먹어본 기억이 뜸한 나로서는 맛있는 음식을 빨리 소개받고 싶어서 바삐 책장을 넘겨대었다. 그런데 평생동안 먹어치운 음식치고는 살짝 약한 감이 있었다. 그러나 37편의 음식이면 적진 않은 분량이다.
지식여행자의 먹어치우기식 미식 에세이스트는 생소한 느낌이 다분했다. 동서고금의 속담과 농담은 각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고 음식은 그 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행복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책장은 아무 맛이 없으니 맛을 직접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냠냠공주가 맛있다고 소개했으면 분명히 맛날텐데...
아쉬움은 접어두고 좀 더 읽기로 하자. 매일 조금씩 조금씩. 야금야금 읽기를 계속했다. 그래서 발견한 것은 이 여자의 대담함! 도깨비 섬에 경단 하나 먹으려고 발을 디디다니. 얼마나 식탐이 대단한가, 아님 호기심인가. 그녀가 말하길,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 나오는 염소 젖은 비릿한 암내가 난다나?! 조금 전 언급한 도깨비 섬의 경단도 밍밍한 맛에 실망했다고. 이렇듯 무조건 맛있다거나 새로운 맛이라는 식으로 포장하지 않고 맛없는 건 맛 없다고 당당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보면, 그녀의 성격도 솔직할 것 같다.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 중에서 여행자의 아침식사는 기발한 속담과 구전을 대표한다. 곰을 만났을 때 이렇게 대처한다면? 일단 말하는 곰을 만나야겠지만. 아무튼 평범하지 않은 책에 평범하지 않은 요네하라 마리를 경험해서 좋았다. 아주 좋아서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독특한 유머와 색다름에 별 3개 이상은 주련다. 살아있다면 더 재미난 이야기도 만들어냈을 것 같은 그녀. 비록 56세에 난소암으로 사망했지만 그녀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을까. 무엇을 도전하고 기발한 생각을 되풀이하는 그녀였기에 그렇게 짐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