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사용 설명서
이병준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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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부인에겐 다소 분노를 일으키는 남편을 위한, 아내 사용 설명서

처음 이 책을 보고 재미있겠단 생각만 했지, 분노가 일어날 거란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초반 몇 장을 볼 때에 일렁이는 화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수그러 들 수 있었지만...

대체 부부는 왜 원수가 되는 걸까? 깨소금 달달 볶아도 모자랄 판국에... 정말 남편들은 아내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울 때가 있단 말인가?

믿을 수 없다. 믿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서로 싫은 것을 미루고 상대에게 책임전가를 하거나 심한 말을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자존심을 건들면 부부생활이고 나발이고 뭐가 예뻐서 상대의 마음을 받아준단 말인가. 암, 상처가 아물기 전에는 상대의 머리털 하나도 진저리 칠 수 있는게 사람 사이인 것 같다.

그러면 저자는 무슨 복을 누르겠다고 이런 위험한 책을 냈단 말인가. 처음엔 <남편 사용 설명서>. 이젠 <아내 사용 설명서>까지!

자세히 살펴보면, 아내를 AS맡기지 말라는 전개가 대부분이다. 결국, 남편들이 느끼는 아내의 이상행동들을 쭈욱 나열 한 뒤,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인데, 왠만한 것들은 정상이니 받아주고 넘어가자는 답변으로 일관한다. 아내의 말에 호응하고 좀 더 이해해주자는 취지인 것 같다.

그런데 왜 아내를 배려하고 자상하게 대하는 것이 팔불출이란 말인가?

우리 결혼했어요. 라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보면, 가상이지만 신혼부부처럼 느껴지는 각각 개성이 다른 부부들을 볼 수 있다. 거기서 알렉스는 뭇 여성들의 달콤한 상상을 채워주기 바빴지만, 동시에 일부 아줌마들에게 현실성이 없다는 면박을 듣거나 남자들에게 최수종 씨 다음가는 공공의 적 취급을 받곤 했다. 반면, 정형돈 씨는 남성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여성들에겐 말과 댓글로서 단매를 맞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 역시 게으른 뚱보 캐릭터로 나온 그를 볼 때 미간에 세로로 주름이 졌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남편의 애정이 넘치는 건 개인의 자유이니 문제될 것이 없지만, 부족한 건 해가 된다고 본다.

애정이 있다면, 연약한 여자에게 모든 것을 다 시키고 싶을까? 귀차니즘이라고 변명한다면 여자도 충분히 귀차니즘 발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용의가 있다. 그리고 너무 가사와 육아를 아내에게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은 직무유기 아닌가? 요즘은 여자도 맞벌이하는 시대 아닌가! 나는 여자들이 티 안 나는 집안 일을 하면서 늙어가는 것을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만약 미래에 결혼한 내가 그렇게 된다면, 무지 유감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사일을 하기 싫어하는 여성의 주장을 철부지로 취급하고 별종으로 보는 시선은 부당하다고 여길 수밖에...

이 책의 저자는 기본적으로 여자는 이래야 한다, 라는 생각이 틀에 박혀서 솔직히 그건 마음에 안 들었다. 여자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하는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지 않고 당당히 살려면 자신의 바람을 포기하고 살아야만 한다. 결국 자신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물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면 당시, 서운한 점, 불만인 점을 그때 그때 털어놓아야 하고, 의무 역시 다해야 한다. 그건 맞는 말이지만, 어디까지가 여자가 책임져야 할 범위인지 잘 모르겠다. 이제까지 우리 어머님 세대가 해 오던 모든 가사노동을 여자만 해야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니까.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생각도 바뀌는데 부디 남자들만 고리타분하게 사고하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틀에 얽매인 여자들도 말이다.

당당히 요구할 것은 하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택해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내 사용 설명서의 취지가 남성들에게 너희는 아내의 이런 점을 어여삐 봐주고, 이해하고, AS를 받지 말아라. 남편들 너희는 우성인자다, 라는 식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결과적으로 행복하게 다름을 인정하고 잘 살자는 취지이므로 책에 대한 사례는 참고할 만 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남자 입장에선 반길지 모르지만 여자가 이 책을 본다면 살짝 분노 게이지가 올라갈 지도 모르니 주의하기 바란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 담겼다 해도 아내가 보기엔 살짝 자극적인 문구가 다소 많이 등장하니까. 하지만 만약 저자가 <남편 사용 설명서>에서도 똑같이 자극적인 문구를 썼다면 나는 그를 환영하겠다. 어찌 됐든, 팔리기 위한 문구를 사용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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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 - 값싼 위로, 위악의 독설은 가라!
김별아 지음 / 문학의문학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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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좋았던 산문집! 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

처음 시작은 너무나 마음에 든다. 남을 배려하고, 남의 말을 경청하고, 온화하게 말해주고 상처주지 않으려는 착한 마음과 도덕적이고 범법적으로 살려던 그녀의 노력을 들었을 때, 공감이 갔다. 예전엔 그랬지만 지금은 삭막한 세상에 이 한 몸 보호하려 모욕의 매뉴얼대로 말하고 행동한다는 저자 김별아.

나 역시 그녀처럼 배려하는 삶을 생각하고 행동했으나 상처만이 돌아오는 것을 깨닫고 조금은 나를 위해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공감갔다.

한국은 너무나 개성을 무시한다. 개인의 취향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과 다른 다양성을 발견하면 싫어하고 어떻게든 눈에 보이지 않게 밟고 없애려 한다. 나는 그런 개인의 취향과 다양성은 인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비록 내 보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사람이 있더라도 말이다. 미워할 필요없이 그냥... 이해가 안 되면 안 되는대로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그러면 될 것을! 나이 꽤나 들었다고 자부하는 어르신들은 무례하며 필요 이상으로 설레발을 떤다. 괜한 꾸중을 주며 고령이라는 권력을 내세워 자신의 뜻대로 상황을 해결하려 든다. 난 그게 마음에 안 든다.

그런데 그녀 역시 그런 상황에 숨죽이고 죄인처럼 움츠려 들기보다는 당당히 반격에 나선다는 점이 반가웠다. 남을 위해 내 삶을 희생시키면 안 된다고 믿는다. 물론 배려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나의 행복이 없으면 남의 행복이 암만 많아봐야 나는 불행하다. 피해주지 않는 삶을 살되, 내가 느끼는 진정한 행복 없인 껍데기 뿐인 삶이란 말을 하고 싶은 거다.

인생을 살면서 큰 고비가 앞으로 태산처럼 쌓였겠지만, 소소한 행복을 경험하면, 그 행복의 기억으로 버틸 수 있다고 믿는다. 돈을 얼마나 벌고, 권력이 얼마만 한가 키재기를 하는 것보단 즐기면서 사는 삶, 표현의 자유가 있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환경을 꿈꾼다. 그러므로 난 나이가 많다고 해서 막 대해도 된다는 한국의 예의범절 따윈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상대방이 예의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던져버린 사람 같이 군다면, 나도 더이상 참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밑바닥 인생처럼 막나가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마음 속에 쌓아둘수 있는 스트레스를 밖으로 표현을 해서 화병이 걸리지 않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아무튼, 그녀 역시 돈보다는 행복과 만족을 추구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통한 듯했다. 하지만 나는 돈이 아예 없는 삶은 싫어한다. 아프면 병원에서 치료 받을 정도, 먹고 싶은게 있으면 언제든 사서 먹을 수 있는 정도,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미루고 또 미루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중산층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나,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물론, 부자가 되기 싫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이루고 풍요롭지 않더라도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산다면 그게 행복 아닐까 싶다.

그녀의 산문집을 읽고 있으니 그녀는 참 생각이 깊은 작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자기 자신에게도 참 확고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그런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어찌보면 그런 점에선 나와 비슷하다. 그녀에 대해선 책을 읽으면서 어떤 인물인지 대략 짐작은 간다. 그녀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라 만족스럽기도 했지만 동시에 아쉬움도 드는게 사실이다.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강한 모욕의 매뉴얼에 대해 이야기할 줄 알았던 내 착각을 걷어내 주고 있었으니까. 그녀가 제시한 매뉴얼 중 동감하는 것은 투덜대지 않기. 상대에게 속시원히 말하기 등이다.

다음에도 그녀의 산문집이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 그녀의 이미지가 마음에 들어서다. 작가와의 교감이 있는 날이면 굉장히 묘한 기분이 드는데 지금 내 마음이 그렇다. 그리고, 책 속에 그녀는 강한 동시에 연약함을 지닌 천상 여자라는 생각도 떨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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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카페 - 고양이에 관한 비밀스럽고 놀라운 진실
레슬리 오마라 지음, 강미경 옮김 / 보누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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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상깊은 구절

고양이는 아홉개의 삶을 산다. 세 개의 삶은 놀이를 하며 지내고, 세 개의 삶은 방황하며 지내고, 나머지 세 개의 삶은 한 곳에 머물며 지낸다.









아름다워서, 신비로워서 더 루머가 많고 파해지고 싶은 동물, 고양이.

녀석들이 현재는 너무 많이 떠돌이로 죽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지만, 고양이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지라 손을 내밀수 없었다. 반격에 대한 두려움이 그만큼 크다. 아무쪼록 주인들이 고양이들을 더 아끼고 사랑해주길 바라며 책을 펼쳤다.

 

고양이에 관한 편견 또는 진실?!

 

고양이에 관한 속설은 아홉 번의 목숨. 민첩하고 영민한 동물. 사람을 주인이 아닌 친구 정도로 생각하는 동물. 저승과 관련되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이 고양이를 긍정적이거나 밝지 않은 이미지로 정의하지 않는다. 항상 어두운 음지를 대변하고, 또 거기에 어울리는 민첩한 행동과 날카로운 눈매가 돋보인다.

영화 미이라에서는 부활한 이모텝이 전지전능한 힘을 갖고도,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승으로 인도하는 신비스럽고도 묘한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었고, 베트맨 시리즈인 캣우먼에서는 원한을 갖은 고양이가 복수를 한다는, 복수의 화신 이미지도 보여주고 있다.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일까? 열 두 동물을 대표하는 "띠"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책에서도 고양이에 대한 견해를 보면 밝진 않았다. 하지만, 그나마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에 대한 진실은 의외의 사실을 담고 있었다. 고양이도 개만큼 사람에게 애정이 있으며, 위험에 빠진 주인을 구하기도 한다는 사실 말이다. 또 놀라운 사실은 모든 고양이가 우유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며, 배탈이 나는 아이도 있다는 사실.

마녀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고양이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범죄가 된다는 것은 실로 놀라웠다. 아홉 번의 삶에 대한 미신은 이때쯤 생겨난 모양이다. 설명에 의하면, 고양이는 몸이 유연해 높은 곳에서도 떨어져도 목숨을 잃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죽음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여겼다는 추측도 있고, 오랜 옛날 사람들은 마녀가 아홉 번 고양이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믿었는데, 그로 인해 미신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집트에 살았을 고양이는 숭배의 대상이었겠지만, 이 당시 고양이들은 무참히 죽임을 당했을 것은 불보듯 뻔했을 듯하다.

 

좋은 미신도 있긴하다. 재물운이나 행운을 부르는 미신 말이다. 물론 그런 것도 전부 속설이겠지만...

나는 고양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검은 고양이 아니면 페르시안 고양이다. 귀족 같은 느낌이 드는 신비로운 생명체. 검은 고양이는 도둑고양이나 표범이나 살쾡이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대체로 고급스런 느낌이 드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예전에 TV에서 봤던 구조되는 떠돌이 고양이와 강아지를 엄마로 여기고 안마하면서 젖도 먹는 특이한 고양이.

또, 일정 기간 생선을 못 먹으면 눈이 멀어버린다는 말도 기억하고 있다.

사실, 고양이보단 개가 더 좋다. 밤에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으면 애기 울음소리 같아서 소름이 돋거나 무섭기 때문이다. 친해지기가 까다롭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고양이와 친해지면, 일본처럼 고양이를 좋게 바라본다면, 동등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아름다워서, 신비로워서 더 루머가 많고 파해치고 싶은 동물, 고양이.

녀석들이 현재는 너무 많이 떠돌이로 죽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지만, 고양이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지라 손을 내밀수 없었다. 반격에 대한 두려움이 그만큼 크다. 아무쪼록 주인들이 고양이들을 더 아끼고 사랑해주길 바라며 책을 펼쳤다.

 

고양이에 관한 편견 또는 진실?!

 

고양이에 관한 속설은 아홉 번의 목숨. 민첩하고 영민한 동물. 사람을 주인이 아닌 친구 정도로 생각하는 동물. 저승과 관련되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이 고양이를 긍정적이거나 밝은 이미지로는 정의하지 않는다. 항상 어두운 음지를 대변하고, 또 거기에 어울리는 민첩한 행동과 날카로운 눈매가 돋보인다.

영화 미이라에서는 부활한 이모텝이 전지전능한 힘을 갖고도,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승으로 인도하는 신비스럽고도 묘한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었고, 베트맨 시리즈인 캣우먼에서는 원한을 갖은 고양이가 복수를 한다는, 복수의 화신 이미지도 보여주고 있다.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일까? 열 두 동물을 대표하는 "띠"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책에서도 고양이에 대한 견해를 보면 밝진 않았다. 하지만, 그나마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에 대한 진실은 의외의 사실을 담고 있었다. 고양이도 개만큼 사람에게 애정이 있으며, 위험에 빠진 주인을 구하기도 한다는 사실 말이다. 또 놀라운 사실은 모든 고양이가 우유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며, 배탈이 나는 아이도 있다는 사실.

마녀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고양이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범죄가 된다는 것은 실로 놀라웠다. 아홉 번의 삶에 대한 미신은 이때쯤 생겨난 모양이다. 설명에 의하면, 고양이는 몸이 유연해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목숨을 잃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죽음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여겼다는 추측도 있고, 오랜 옛날 사람들은 마녀가 아홉 번 고양이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믿었는데, 그로 인해 미신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집트에 살았을 고양이는 숭배의 대상이었겠지만, 이 당시 고양이들은 무참히 죽임을 당했을 것은 불보듯 뻔하다.

 

좋은 미신도 있긴하다. 재물운이나 행운을 부르는 미신 말이다. 물론 그런 것도 전부 속설이겠지만...

나는 고양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검은 고양이 아니면 페르시안 고양이다. 귀족 같은 느낌이 드는 신비로운 생명체. 내게 검은 고양이는 도둑고양이나 표범이나 살쾡이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대체로 고급스런 느낌이 드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예전에 TV에서 봤던 구조되는 떠돌이 고양이가 떠오르는데 참 특이한 녀석들도 있다. 어릴 때부터 본 개를 엄마로 여기고 안마하면서 젖도 먹는 특이한 고양이.

그밖에는 일정 기간 생선을 못 먹으면 눈이 멀어버린다는 사실도 기억하고 있다. 그런 얘길 들으면 도도한 녀석들이 자꾸 가여워진다.

하지만 사실, 난 고양이보단 개가 더 좋다. 밤에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으면 애기 울음소리 같아서 소름이 돋거나 무섭기 때문이기도 하고. 친해지기가 까다롭기도 하고. 이유를 대자면 몇가지 나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친구로 지내기 두렵다는게 더 솔직한 표현일지도... 만약 내가 고양이와 친해진다면, 일본처럼 고양이를 좋게 바라본다면... 우리는 동등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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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스타벅스
마이클 게이츠 길 지음, 이수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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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삶을 제공해주는 고마운 일터가 되는 곳, 스타벅스. 

 

저자 마이클에게는 더 없이 고마운 장소인 셈이다. 

하지만 같은 장소, 같은 물건에도 사람마다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 누군가에게는 별다방으로 불리는 스타벅스이며, 행여나 한국에선 스타벅스 커피를 손에 들고 있으면, 된장녀 이미지를 얻을 수도 있는 음료다. 유일하게 그에게 퉁명스럽게 대한 타와나만 봐도 그렇다. 마이클은 행복을 누리는 그곳에서 그녀는 불만에 가득찬 채 결국 이직을 선택한다. 그런 것만 봐도 상대적으로 다른 이에겐 원수 같은 곳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받아들이는 차이겠지만 말이다. 

 

이 책의 원제는 '스타벅스가 내 목숨을 구한 사연'이다.

얼마나 절박함이 느껴지는 제목인가! 하지만 그도 일을 하면서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마감시간에 나가지 않고 버팅기며 종국에는 칼까지 꺼내드는 위험천만한 손님을 겪기도 하고, 자신에겐 한 없이 취약한 계산대 앞에서 손님을 맞으며 긴장하기도 하고, 또 계산과 동시에 손님에게 친절한 대화를 이끌어내느라 돈을 정산할 때 큰 오차범위로 짤릴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이 이야기가 실화인 만큼 큰 모험담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험한 동네 분위기에 어울릴 정도의(?) 위기의 순간도 분명 있었다. 보통 사람같으면, 아니 젊은이들 같았으면 적은 급여를 받으며 이런 궂은 일은 하지 않겠다며 사표를 던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이클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런 비슷한 마음도 먹지 않은 듯 보였다.

 

나는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자신의 얼굴에 들어난 인상(이미지)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말의 의미는 젊어서야 부모탓을 돌릴지라도 노년에 자리한 주름과 굳어진 표정은 순전히 자신의 탓이란 뜻이 된다. 마흔이 넘은 자신의 얼굴을 상상해 봐라. 만약 성격 고약한 놀부심보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면 끔찍하겠지만, 그런 얼굴마저 다 살아온 증거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이클의 사진을 보면, 내 눈엔 젊은 날, 최고급의 생활만을 누리며 살아온 엘리트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웃으면 인자하지만 왠지 인상을 쓰면 꼬장꼬장한 노인 같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잠시 스쳤는데, 과연 혼자만의 생각인진 잘 모르겠다.

 

반면에 표지 일러스트는 그저 사람 좋은 할아버지 같다고나 할까? 빗자루를 든 모습처럼 그는 청소에 일가견이 있어 보인다. 아니, 있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요령 피우지 않고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그는 명문대를 졸업 후, 세계 굴지의 회사 JWT에서 23년간을 재직하며 이사로 승진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왜 스타벅스에서 일하며, 그렇게 회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이렇게 책까지 쓰게 된 것일까? 사람 좋은 인상을 갖게 해준 스타벅스. 대체 어떤 인연이 있었길래? 광고회사의 간부에서 초라하다면 초라한 바리스타가 되기까지... 퇴직 후 어떤 감동적인 구직활동이 펼쳐졌을지 궁금증이 늘어갔다.

 

 

"혹시 여기서 일하실 생각 없으세요?"

 

책을 읽어보니, 우연히 만나게 된 흑인 여성, 크리스털의 제의에 모든 것은 뒤바뀌었다. 크리스털의 이런 천사같은 질문이 없었다면 그의 인생은 지금 어땠을까? 한국만해도 60세가 넘으면 연금 받을 날만 손꼽으며 살거나 파고다 공원 같은 무료 급식 배급처를 전저하며 이따금 양로원에 장기를 두러 다니는 노인을 떠올린다. 그런데 고령의 나이인 그에게 면접제의를 하다니. 내가 마이클이었다고 해도 농담이 아닌가 의심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안가는 상황. 우연처럼 찾아온 기회로 호전적인 기업, 스타벅스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됐다.

광고계에서 함께 한 유명인사들이 지금의 마이클을 보게 된다면 비웃을 것이 뻔하겠지만, 그는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즐기며 행복해 한다.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인생을 경험하고, 소소한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바뀌게 된다. 그가 겪는 일들을 통해 지난날 자신이 한 과오를 새삼 깨닫고, 후회하는 모습도 참 인상깊었다. 가족들도 달라진 그를 보고 깜짝 놀랄 정도로 말이다. 부와 권력을 따라 인맥관계를 유지하고, 그런 인사들과 더 친해지려 발버둥 쳤을 그는 이제 어디에도 없다.

사람과 사람으로서 진실로 그를 격려하고, 걱정하고 위해주는 이웃과 친구를 노년에 만나게 되는 멋진 삶!

 

 

그의 행복이 책을 읽는 내내 느껴져서 흥미로웠다.

 

나 또한 그런 일터를, 그런 이웃을 그린다. 책을 읽는 내내 진심으로 마이클이 부러웠고, 내 주위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어떤 것이 나를 위하는 진정한 길인가 하는 그런 고민들 말이다.

아마 하늘이 허락하는 날까지, 그의 스타벅스 사랑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였다. 회사의 서로 존중하는 원칙과 직원들을 배려하고 관심을 갖는 복지혜택들이 그런 고급서비스도 가능하게 했으리라...

그런 애사심을 갖게 만든 스타벅스도 달리 보였다. 내게 다양성을 존중하는 회사라고 각인되었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곳에서 진짜 인생을 찾은 마이클처럼 내게도 그런 기회가 꼭 올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책은 희망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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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은 알고 있다 - 태어나기 5개월 전에 결정되는 나의 모든 것
리처드 웅거 지음, 권인택 옮김 / 재승출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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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손가락에 새겨진 비밀코드, 지문!

 

이 책은 지문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태어나기 5개월 전에 흥망성쇠가 결정된다는 논리가 정확할까?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싶다면, 먼저 지문의 종류를 알고, 지문 판별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서문에 등장하는 지문 활용법을 보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일단, 지문의 종류를 보면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소용돌이 모양의 무늬, 고리모양 무늬, 활모양 무늬, 솟은 활모양 무늬.

책에 지문 판별을 하는데 이 4가지 형태를 구분할 줄 안다면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라이프 프린트의 원리를 검증하고 밝혔다고. 정말 그의 논리대로, 그의 주장대로라면 지문을 통해 비밀을 알 수 있는 건 아닌가.

손금을 볼 때, 생명선이나 부와 명예, 자식 복 등을 점쳐보는 것처럼 지문으로 미래를 내다본다니 신기한 발상이었다.

물론 손금은 변하기 때문에 얼마든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손금은 변하지 않으니, 그의 해석이 틀릴 경우 빼도 박도 못하고 엉터리, 사기꾼 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그는 서문에 많은 제자들과 지인에게 라이프프린트의 원리들을 그들을 통해 검증했으며 밝힐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고 말을 전한다. 동료 중에는 많은 의사들이 등장한다.

 

일단, 지문을 통해 뭔가를 알아내려면 지문 유형 파악을 한 뒤, 그가 정한 지문 점수를 파악해야 한다.

그는 어느 손가락에 최고 점수의 지문이 있는 가로 삶의 목적을 파악하고, 최저 점수가 있는 가로 삶의 교훈을 파악한다고 말한다.

그런 뒤에 그가 조합한 결론들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는 삶의 성취공식을 만든다고 정의하고 있다.

과연, 지문 해석으로 삶의 목적을 확인하고 삶의 교훈을 알 수 있을까?

각각의 사례들은 정확한 것일까?

그가 처음 접근한 것은 손금이었으며, 이후 피문학을 엿보았다. 피문학이란, 지문이 지형도처럼 생겼다는 논리였다.

 

뭐, 나는 지문을 통해서 삶이 바뀌거나 삶의 목적을 알게 된다고 믿진 않지만, 재미삼아 한 번 알아볼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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