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모여 하나가 된 나라 미국 이야기 아이세움 배움터 38
손세호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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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세움 배움터 흥미진진한 세계 여러 나라 이야기 미국편.

세계 초강대국 미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오늘 아침에 본 지구촌 뉴스나

시시각각 접하는 인터넷에 올라온 주요사건 정도는 관심있게 본다고 해서 

자신있게 미국이란 나라를 안다고는 할 수 없죠.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가 느끼는

영향력은 세계 어느 나라도 미국만한 나라가 없을 거 같아요. 알게모르게 

우리 역사를 비롯한 생활 전반에 걸쳐 미국에 대해 공부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아요. 이 책은 작가가 미국에 대해 이것만은 꼭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들로 미국의 어제와 오늘을 생생히 엿볼 수 있어요.

굳이 1장, 미국의 역사부터 차례대로 읽을 필요도 없고 자신이 관심있거나

좋아하는 분야부터 골라 읽어도 충분해요.

 

전 최근 미국 경제를 다룬 가장 뒷장부터 거꾸로 읽었어요.

빌 게이츠, 스티븐 잡스로 상징되는 세계적인 경제 대국의 저력을 느낄 수 있어요. 

이 책이 좋은 이유가 각 장 구성이 역사를 비롯한 미국의 대자연과 자원, 문화,

사회, 경제 부문으로 잘 정리되어 읽기 좋아요. 기회와 자유의 땅 아메리카, 제 1장에서는

아메리칸인디언이라고 불리던 토착 아메리카인이 살던 때부터 신대륙 발견으로 시작된

북아메리카 이주에 관한 이야기, 그 후 영국 식민지로부터 독립하여 다양한 이민자를 받아들인

초강대국 미국의 역사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져요. 여러 장의 사진 속에

노예 해방령을 선언하는 링컨 대통령 모습도 보이네요.

  

이어서 2장에서는 20세기 들어 1,2차 세계대전을 기회삼아

서계열강에 들어선 미국이 소련과의 냉전으로 낳은 우리 아픈 역사도 되돌아보고요.

미국과 처음 외교 관계를 맺은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되기 전 한미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올해 65주년 6·25전쟁의 희생을 기리는 마음이 숙연해지네요.

여러분은 미국역사상 위대한 대통령하면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세요?

 요즘 초등학생들에게는 최초 흑인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이 인기가 많을 듯 싶은데요.

이건 인기투표로 뽑는 게 아니니까 내가 생각하는 대통령과 맞는지 한번 확인해 보죠.

저는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꼽았는데 그보다 나중에 소개된

'미스터 프레지던트' 호칭에 관한 일화가 더 인상적이네요.

 

그리고 미국의 땅이 얼마나 큰 가? 하는 문제가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니 재밌네요.

남북한 모두 합친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약 43배 정도고요. 남한 면적만 비교했을 때는

미국 인디애나 주 하나에 비교될 정도니 지리적으로 외세 침략을 거의 받지 않은 행운에,

지형적으로 풍요로운 대자연의 혜택은 타고 난 나라네요. 미국 전역 59곳이

그 타고난 엄청난 규모의 국립공원으로 지정.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그랜드 캐니언에 설치된 아찔한 높이의 스카이워크 사진까지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대자연의 신비로운 여러 풍광에 넋을 놓고 보게 되네요. 정말 눈으로 보고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빼어난 자연경관이 학술적 가치도 높아서 

'지질학 교과서'라는 말이 딱이고요. 누구든 미국을 여행하게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일 거 같아요.

 

어디 그뿐인가요? 미국하면 세계가 주목하는

'블록버스터' 할리우드 스타를 비롯한 관련 명소도 빼놓을 수 없죠.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할리우드 불버드의 스타의 거리도 

넘 가보고 싶고요. 거기에 햄버거와 콜라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의 상징 맥도날드. 

캘리포니아 주 도니에 있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맥도날드 햄버거 매장하며

조지아 주 애틀랜타 시에 있는 코카콜라 박물관도 단번에 아이들 마음까지 사로잡네요.

요즘은 9.11 테러의 충격을 이겨낸 뉴욕 세계무역센터도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되었죠.  

작년에 저희 딸이 가족여행으로 미국을 다녀온 친구에게서 '9.11 2001' 적힌 기념품을

선물로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야구 좋아하는 친구들은

야구의 본고장 LA다저스 구장도 찜할 거 같고요. 

 

사실 처음부터 세계 최대 경제 대국 미국을 이야기하면서

미국 화폐 얘기를 안 할 수는 없는데요. 모두 미국 동전에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그것도 얼굴 옆모습이 새겨져 있다고 하죠. 1센트는 에이브러햄 링컨, 5센트는 토머스 제퍼슨,

10센트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25센트에 조지 워싱턴, 50센트에 존 F. 케너디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요. 지폐역시 동전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미국 역대 대통네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어  미국 동전과 지폐만 모아보면 미국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보는 거네요.

재밌는 건 지폐 중에서도 미국에서 흔히 보기 힘든 돈이 2달러짜리여서

우리나라에서도 2달러 지폐가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하니 누가 2달러 지폐를

선물하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나라의 근간이 되는

헌법, 교육 등 이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천천히 들여다보며

제대로 미국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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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보물찾기 : 그리스 문명 1 세계사 탐험 만화 역사상식 7
곰돌이 co. 글, 강경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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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교과서 세계사를 다루는 세계사 보물찾기 시리즈, 그리스 문명편!

아마추어 고고학자 오아시스가 발견한 헤라클레스의 동굴을 조사하게 된 보물 사냥꾼

봉팔이와 떠나는 그리스 여행.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산토리니 바닷가에서 봉팔이와 함께여서

마냥 행복한 다이애나가 달콤함 상상에 빠져 있는 사이 우연히 이곳을 여행하던

엉터리 아마추어 고고학자 비슈마가 끼어들어 얼떨결에 사건에 휩쓸리는데요.

가는 곳마다 고대 그리스 문명이 그대로 남아 았는 유적지를 혼자서 마음껏 여행하고픈 

봉팔이에게는 이번 여행이 최악의 여행이 아닐까 싶어요. 일단 별로 달갑지 않은

사람들과의 게속되는 인연때문인데요.  난데없이 헛물만 켜는

다이애나의 질투는 아무도 못말리죠.

 

거기에 꽃미남 외모에 배우 뺨치는 멋진 연기솜씨로

다이애나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비슈마는 또 어떻고요. 유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다 박물관에 쫓겨나는 수모를 당하기도 하죠. 

그것도 세계 10대 박물관 중 하나인 아테네 국립고고학박물관에서 자칭 영국 박물관 비공식 

도슨트인 자부심에 스크래치 낼 수치스런 일이 웬일. 그렇다고 여기서 여행을 멈출 수는 없어요.

그리스에 가면 당연히 아테네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호인

파르테논 신전을 안 가볼 수 없죠. 이곳이 아테네에서 가장 뛰어난 보물로

오래전 아테나와 포세이돈이 이 도시의 수호신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다

'아테나의 도시' 아테네라 불리게 된 관련 신화도

비슈마의 1인 2역으로 재밌게 빠져들어요.

 

 기원전 448년부터 16년에 걸쳐 건설된

웅장한 규모의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네의 전성기를 이끈 페리클레스가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아테나 여신에게 바친 거라네요. 

그런데 아무리 두 사람이 목에 핏대 세워가며 신전 내 12미터 아테나 여신상부터

축제를 감상하는 아폴론 신의 우아한 포즈를 설명해도 다이에나 눈에는 그저 부서진

대리석 건물로 밖에 보이지 않아요. 그도 그럴것이 이미 17세기 베네치아군의 폭격을 받아

신전이 거의 부서진 상태로 아테나 여신상도 사라져 없고요. 파르테논 조각상, 장식 부조인

프리즈도 19세기 영국 수집가에 의해 현재 영국 박물관에 진열되어 있다네요.

그리고 아테나 여신의 상징이 된 올리브 나무 역시 전쟁 이후에

새로 심은 나무라고요. 두 남자의 열정적인 가이드 덕분에 잠시나마

그리스 황금기 시대로 되돌아간 착각이 드네요.

 

그러고보니 헤라클레스의 동굴에서 발견된 제단에

지혜를 뜻하는 올빼미와 올리브 나무가 새겨져 있는 건 어쩌면 사라진 보물이

고대 그리스의 알려지지 않은 유물 일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고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요. 뒤늦게 그리스 회사를 그만두고 꿈을 좇아 

유적지 발굴에 나서는 아빠가 못마땅한 오아시스 회장의 외동딸인 헬레네는 불만이 많죠.

더군다나 헬레네 이름이 그리스 신화 속 최고 미녀의 이름과 같다고 하네요.

바로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를 트로이로 데려간 사실을 알고

분노한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가 트로이를 공격하면서 전쟁이 일어났던 거. 

그리고 너무나 유명한 트로이 전쟁의 목마 얘기도 빠질 수 없죠. 

지도 상 지중해 동쪽에 자리한 그리스의 크고 작은 섬들을

이렇게 자세히 볼 기회가 없었던 거 같아요.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론 신과 아르테미스 여신이

태어난 곳이기도 한 델로스 섬 중심으로 무려 220여개 작은 섬들이  

마치 원을 이루고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그보다 휠씬 아래쪽에 위치한 크레타 섬은

기원전 2천 년경부터 그리스 문화의 효시가 되는 문명이 발달하고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청동기 문명인 미케네 문명이 세력을 키워 크레타 섬을 정복한 거.

하지만 이 두 문명이 몰락 후 약 450년 동안 암흑기를 거쳐 그리스 전역에 '폴리스'라고 하는

작은 도시 국가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비로소 오늘날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고대 그리스 문화가 다시 꽃피우게 되었네요. 그리스 본토에만 200개가 넘는 폴리스가

저마다 영토의 크기나 통치 방법들도 다른 독립된 사회였던 거고요.

4년마다 모든 폴리스가 참가하는 제전이 현대 올림픽의 기원이 되었다는 거네요.

 

대표적인 폴리스로는 아테네와 스파르타,

델포이 등이 있으며 아테네 가장 높은 곳에 아크로폴리스 신전이

세워져 있는 거라네요. 여지껏 아크로폴리스가 신전인지 도시 이름인지 잘 몰랐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아둬야겠어요. 그리고 그리스 곳곳에 많은 신전에 사용된

기둥의 형태도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일반적인 집들과 구분되는 굵은 대리석 돌기둥을

이용한 것이 큰 특징이고요. 별다른 장식없이 단정하면서도 웅장한 모양의 도리아식 기둥의

대표적인 건축물이 파르테논 신전이라죠. 나머지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이오니아식, 코린트식 기둥까지 빼어난 고대 그리스 건축물의

특징을 이해하기 쉽네요. 또,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그리스 연극 등

다양한 문학 작품과 학문의 전성기를 맞지요. 

 

 지금까지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고전이기도 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 두 작품 모두 트로이 전쟁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요.

 연극 중에서도 주로 신화나 역사 속의 인물로 주어진 운명에 맞서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다룬 비극 작품이 유행했다고 하네요.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로 불리는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가 이렇게 들어서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이름과

비슷하게 들려요. '너 자신을 알라.' 유명한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 같이요. 

아마도 그리스 여행이 처음인 다이애나도 똑똑한 두 사람 사이에서 아는 체

하기 무지 힘들었을 거 같아요. 어딜가도 이 만한 여행 친구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에 때때로 복에 겨워 행복한 미소 짓는 

다이애나가 부럽기도 하네요. 

 

단, 사사건건 시비가 붙는 헬레네 얘기만 나오면

이성을 잃어버리고 싸움닭이 되고 마는 다이애나죠. 생각을 곱씹을수록

수상쩍은 헬레네가 미스터리한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거 같아요.

몰래 헬레네 뒤를 미행하다 알아낸 여러 정황들이 범인일 가능성이 큰데 이 사실을 

오아시스 회장에게 섣불리 말 못할 사정이 있어요. 하는 수 없이 항구에 정박해 놓은 

헬레네 요트에 몰래 숨어들어 제단을 찾기로 하는데요. 봉팔이 일행말고도

보물을 노리는 누군가가 또 있다는 사실. 결국에 제단과 바다 속에 빠져버린

봉팔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 건지 다음 편에 이어지는 사건의 전말도 궁금하지만

어떤 여행지를 더 소개해 줄지 기대되네요. 전편 페르시아 제국편을

읽은 친구라면 그리스 문명편과 꼭 같이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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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수학왕 9 - 표와 그래프 본격 스토리텔링 수학 만화 9
곰돌이 co. 글, 박강호 그림, 이경희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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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수학왕 캠프의 우승과 올림피아드 출전 가산점이 걸린 마지막 관문!

아침 조회시간에 무슨 중요한 발표가 있다고 했는데 그만 늦잠을 자 버린 탓에

조회 시간에 늦을 판. 어느덧 3주차에 접어드는 캠프 생활이 내집처럼 편안해진 무한이가

허둥지둥 서두르는 모습이 평소 모습 같네요. 마음이 급할 때는 찾는 물건도 안보이는 법.

뒤적뒤적 입고 나갈 옷 하나 찾는데 서랍 속 옷을 다 꺼낼 참인가봐요. 아무리 찾아도

신고 나갈 양말 한 짝을 찾을 수 없어 친구 꺼라도 빌리려 하는데

옷장 서랍마다 윗옷, 아래옷, 속옷을 종류별로 잘 정리해 둔 우등생 호진이는

달라도 뭐가 다르네요. 뭐 옷장 정리의 달인이랄까?  웬만한

주부구단 솜씨가 느껴져 깜짝 놀라네요.

 

옷 넣을 때는 농구 골대에 공 집어 넣듯 슛~

던져넣고 찾으면 양말에 발이 달렸나 못찾고 뒤죽박죽인 자기랑은

비교대상이 아니네요.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누가 호진이 옷을

따로 정리해준 게 아닐까 의심마저 드는데요. 아니 공부면 공부, 정리면 정리,

뭐하나 못하는 게 없는 우등생 호진이가 부러울 따름이죠. 내친김에 '정리가 가장 쉬웠어요!'

말하는 호준이의 정리비법을 배워볼까요. 단순히 옷을 잘 개서 넣기 보다는 정리할 때

기준을 세우면 쉽다는 거.  이렇게 옷장 정리만 잘 해도 분류 개념뿐 아니라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좀 더 쉽고 편리하게 해준다는 걸 알겠네요.

그나저나 헌옷 수거함을 통째로 옮겨 놓은 거 같은 그 많은 옷을 언제 정리하려고 

둘 다 아침 조회시간을 까마득히 잊고 있네요. 

 

다행히 종 소리에 부랴부랴 달려 강당에

도착한 두 친구는 하마터면 중요한 발표를 못 들을 뻔 했네요. 

드디어 지난 캠프 기간동안 평가한 시험을 토대로 지금까지의 성적이 공개되는데요.

반 별로 적힌 점수표를 보니 1등팀과 꼴찌팀 점수차는 크게 벌어져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

캠프 첫날 방 배정 테스트에서 꼴찌한 기억을 떠올리는 무한이가 계산 능력이 0점,

그나마 수학 창의력 대회 단체 미션에서 우승한 게 4점으로 8반이 꼴찌팀이네요.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는 일러요. 작년 수학왕 캠프 매달리스트가 뭉친 골든 팀과

남은 대결에서 현재 순위는 다시 뒤바뀔 수 있어요. 더욱이 골찌팀에게는 

역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지 몰라요. 이럴 때 일수록

팀 내 무한긍정 무한이의 존재가 더 빛나는 거 같네요

 

한편 상대가 워낙 강한 상대라 모두가 의기소침한데다

선생님마저 지난번 방해 공작도 그렇고 찬물을 제대로 끼얹는데요. 

항상 아이들에게 상냥한 홍일점 선생님에 비하면 다짜고짜 칠판에 아이들이 직면해야

할 현실을 그래프로 그려가며 정신무장 책임지시는 남자 선생님은 친절과는 거리가 멀죠.

겉으로는 아이들을 미운오리새끼마냥 구박하시는 거 같아도 내심 아이들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잘 해내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신 거 알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내일은 수학왕 주인공답게 오늘 꼴찌가 영원한 꼴찌가 아니듯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리라 의지를 불태워요. 아마도 자신감 충만 무한이의 자신감대로라면 

1등팀 1반역시 골든 팀을 상대로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 거라는 얘기가

자극이 된 거 같아요. 그러니깐 무한이의 주체할 수 없는

자신감에 모두가 홀린 기분이랄까..

 

이래봐도 남다른 후각만으로 다음날 날씨를

맞히는 신통함이 돋보이는데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으로 

날씨를 예측하는 경우는 봤어도 무한이같은 애는 처음 보네요. 오늘 아침에 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 냄새가 지독한거며 점심 땐 카레 냄새가 유난히 많이 났다는 근거가

틀린 말이 아니래요. 과학적으로 비가 오기 전에는 기압이 낮아지고 구름이 많이 껴

공기가 위로 올라가지 못해서 냄새가 지면 근처에 퍼져 있다는 설명과 맞아 떨어지네요.

그러고보니 유독 날씨 예보를 보다보면 표와 그래프 활용이 많은 걸  알 수 있어요.

표는 조사한 자료를 어떤 기준에 따라 가로 세로로 나눈 직사각형 모양의

칸에 정리하여 한눈에 시간또는 요일마다의 날씨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요.

아이들이 표를 읽고, 표를 쉽게 만들어 볼 수 있게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고 

중요한 수학 개념은 요약이 잘 되어 있어 좋네요.

 

거기에 그래프는 나타내고자 하는 방법에 따라서

종류가 한가지만 있는 게 아니에요. 여러 항목의 수량을 비교하기 좋은

막대 그래프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료가 변하는 모양과 정도를 나타내기 쉬운 

꺾은선 그래프가 있고요. 자료에 따라 상징적인 그림을 사용하는 그림 그래프도

일기 예보에서 다양하게 활용돼죠. 그 중에서 이번 골든 팀과의 대결 주제가 바로 

꺾은선 그래프 문제인데요. 대결 방식이 골든 팀이 상대팀을 뽑으면 선정된 반이 대결 주제를 

뽑는 방식으로 다들 숨죽이며 첫번째 대결 팀 선정에 주목하고 있어요. 

그런데 첫 대결부터가 1차 평가에서 1등을 차지한 1반과의 대결이라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네요. 그것도 제한 시간내 기온과 습도, 기압 등 

총 다섯 개의 가상의 그래프 중에서 가짜 그래프를

찾고 이유까지 보고서 작성을 마쳐야 해요. 

  

무엇보다 실수라도 하면 어떡하나 긴장되는 이유가 

이 대결은 무조건 이겨야만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단판승부여서 

지는 팀에게 점수가 없어요. 상대 골든 팀이 한명이 빠진 4명이라도 그 실력이

모두 수학 올림피아드 수상자들이라 5명을 상대하기에 여유있어 보여요. 이 때, 목청껏

1반을 응원하는 무한이의 돌발행동에 같은 팀 원들까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데요.

따지고보면 1반이 이기면 가장 불리한 팀이 자기 팀인 걸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같은 캠프 참가자로 힘을 주고픈 마음이 참 예쁘네요. 그게 엉뚱하면서도

때묻지 않은 천진난만한 매력이 무한이를 다시금 보게 되네요. 수학 실력또한 처음부터

수학을 좋아해서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현장에서 즐겁게 수학을 보고

배우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수학이 재밌어지네요.

 

내일은 수학왕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무한이 이야기처럼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가지 재밌는 놀이와 게임으로 수학과 더욱 친해지는 모습

기대해봐도 좋을 거 같아요. 수학교과서가 아닌 국어와 사회, 과학 과목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창의력 문제도 풀어보고 직접 도화지와 수수깡으로 다트를 만들어 

게임도 즐기면서 교과서 핵심 개념은 반드시 알아둬요.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학왕 체험 키트는 구성이 카드와 주사위, 여기까지보면 보통 카드 게임인가

주사위 게임인가 싶은데 아이들 장난감같은 찍기 스틱이 있어 

아이들 호기심이 엄청 커져요. 언뜻 보기에 요런 막대기에 카드가 잘 붙을까

의심스럽지만 의외로 콕콕 찍는 재미가 손대신

도구 하나가 바꿨을 뿐인데 이런 재미있는 게임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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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12 - 싱크대 밑의 눈 구스범스 12
R. L. 스타인 지음, 정지혜 그림, 이원경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 한낮의 기온이 때아닌 한여름 날씨여서

봄은 건너띄고 여름이 벌써 시작된 거 같아요. 옷장 정리를 겨울옷 집어넣고

봄옷 정리하고 봄옷 입어 본 게 몇 번 안 되는데요. 동네 마트에는 큼지막한 수박, 잘익은

참외 등 여름 제철 과일은 물론이고 여름 휴가철에나 보던 물놀이 용품이 그득그득하더라고요. 

아이들도 외출하고 들어오면 덥다는 소리가 입에 붙어서 시원한 것만 찾네요.

계절만 보면 달력을 한장 넘겨서 7, 8월여야 하는데.. 이래가지고 올 여름나기가 

진짜 걱정스럽네요. 그러다보니 손에 잡히는 책도 한여름 머리털이 쭈뼛쭈뼛 서고 

등골이 오싹오싹한 공포 책이 자석처럼 더 끌리고요. 한낮 쏟아지는 졸음과

이유없이 짜증나고 높아지는 불쾌 지수를 낮추는 

극처방으로 이만한 책이 없어요. 

 

한번 보면 그 마력에 허우적허우적 헤어나오지 못하는 

구스범스 시리즈가 이렇게나 반가울 수가.. 이번 열 두번째 이야기 '싱크대 밑의 눈' 의

정체가 무지 궁금하네요. 보통 가정집 싱크대 밑에 사는 두려운 존재라면 바퀴벌레나

생쥐 정도가 아닐까 예상해보는데 어찌 책표지에 그려진 검은 괴물의 정체는

그보다 휠씬 몸집이 크네요. 보는 사람마다 사나운 개나 늑대처럼 보이기도 하고 

머리가 둘, 셋 달린 무서운 악마같기도 한데 정말 저런 끔찍한 괴물이 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뻔하죠. 모두가 잠든 깊은 밤,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로

변하는 귀신 이야기일까 싶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표지 바로 뒷장에

우리가 마트에서 장볼 때 흔히 사용하는 카트 안을 잘 보세요.

그 안에 엄청난 불행을 가져올 소름 끼치는 물건이 숨어 있어요.

  

마치 악마의 저주가 서린 검은 그림자가

물건의 정체를 더 궁금하게 하는데요. 우리 일상에서 아주 흔한 물건이라

더 소름 끼치게 놀랍네요. 그것도 주인공 가족이 큰집으로 이사하던 날 싱크대 밑에서 발견된 

오래된 수세미. 그러니깐 오래돼서 말라빠진 수세미가 작아졌다 커졌다 하며 느릿느릿 

숨 쉬듯 살아 움직이는데 누가 믿겠냐고요. 심지어 후우아, 후우아 나직하게 들리는

숨소리까지 절대 잘못 본 게 아니에요. 세상에나 살아 있는 수세미라니!

속으로 살짝 겁도 났지만 자신이 어떤 대단한 물건을 최초 발견할 걸 신기해하는 캣. 

하지만 아무도 캣이 하는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죠. 남동생 다니엘은 조금전 

누나를 놀래킨 복수쯤으로 농담하는 줄 알고 이삿짐 정리하느라

바쁜 엄마는 대꾸할 정신도 없지요.

 

가족 중에서는 유일하게 애완견 파이터만

예민하게 반응하는데요. 파이터가 몸을 웅크리고 수세미를 한참 동안 노려보다

이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대는 행동이 심상치 않네요. 그르르르르, 그르르르르

 하마터면 안절부절 못하던 파이터가 이빨로 수세미를 물어뜯을 뻔. 그제야 다니엘도

관심을 보이며 "우아! 뭔가 번쩍였어! 누, 눈이야!" "분명 살아 있어!"  비로소 믿는 눈치더니 

곧장 싱크대 밑으로 머리를 박고 수세미를 먼저 집으려 달려들어요. 

"안 돼! 내가 먼저 봤어. 그 수세미는 내 거야!"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은 캣은

다니엘을 막아서고요. 그 와중에 약간의 몸싸움이 있었는지 다니엘이 그만 싱크대에

머리를 쿵 찧고 마네요. "으아아아아악!" 얼마나 아픈지 아이의 비명 소리를 듣고

엄마가 화들짝 놀라 달려오는데요. 저도 이런 경험이 많지만 아이들이 서로 티격태격

다투다 넘어지거나 다치면 괜히 다친 아이보다 옆에 있던 아이가

더 잘못한 거 같고 속상한 마음이 열 배는 커지는 거 같아요.  

  

더구나 엄마 보기에는 그깟 수세미가 뭐라고 

서로 '네 잘못이다!' 싸우는 지 어이가 없어 "한 번만 더 수세미 갖고 싸우기만 해!

아주 혼날 줄 알아!"  단단히 화 내실만 하죠. 그런데 어이 없게도 일부러 누나가 밀어서

다쳤다고 말하는 얄미운 다니엘때문에 억울한 쪽은 캣이에요. 아무렴 동생이 밉다고

밀고 안 밀고.. 이 일은 정작 앞으로 일어날 일에 비하면 시작에 불과해요. 

캣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녀석의 축축한 주름을 손끝으로 건드리고 또 눌러보고

보면 볼수록 그냥 수세미가 아닌 것이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에요. 

틀림없이 그도 캣을 보고 있는 축축한 눈빛이 온 몸에 소름이 확 끼칠 정도로

아주 기분 나빠요. 게다가 또 일어나는 아찔한 사고. 이번에는 사디리 꼭대기에서

작업 중이던 아빠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마는데요. 믿고 싶지 않지만

아까 다니엘이 머리 부딪칠 때와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져요. 

어째서 둘 다 가만있는 캣이 일부러 밀었다고 생각하는 건지..

 

이유는 하나. 누구의 불행을 기뻐하며 비웃기라도 하는 녀석.

처음 부드럽게 두근거리는 정도에서 점점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믹서처럼 

사납게 고동치는 수세미를 보자 섬뜩함이 느껴져요. 더 이상 나와 내 가족 근처에는 

절대 두고 싶지 않은 끔찍한 물건. 당장 미련없이 밖으로 달려 나가 차고 옆

커다란 철제 쓰레기통에 내다 버리고 다신 볼 일 없을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하필이면 

캣이 버린 걸 다시 주워오는 다니엘은 여전히 이 물건에 대한 환상을 젖어

 햄스터 우리 안에 넣고 살아서 꿈틀대는 수세미 생물을 관찰하기로 하는데요.  

혹 백과사전에 나오는 해면이라는 바다 생물인가? 그건 수세미를 닮긴 했어도

물속에서만 살고 눈도 없다니 이건 수세미도 아니고 해면도 아니고 대체 뭘까? 

드디어 밝혀지는 괴물의 정체는 도서관 책장에 오래 묵혀

곰팡내가 진동하는 괴물 대백과에 나오는 전설의 고대 생물 '그룰' 

사진에 주름진 표피, 작고 까만 눈 특징이 다 맞아요.

  

예로부터 불행을 몰고오는 부적으로 알려져

음식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는 대신 불행을 먹고 산다는 둥 

주변에서 나쁜 일이 일어날 때마다 그룰은 점점 더 강해지고 그룰을 가진 사람에게는

끝없이 불행이 찾아온다는 둥 말이 안되는 설명이 줄줄. 여지껏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이 설명에 다 들어맞지만 가장 말이 안되고 충격적인 건 절대로 남에게 주거나

버릴 수 없을 뿐더러 남에게 주는 사람은 하루가 가기 전에 죽는다는 끔찍한 저주죠.

그리고 그룰의 사촌쯤 되는 괴물 감자 그뤼엘까지 정말 이런 괴물들이 있다는 게

넘 놀랍고 신기하네요. 그토록 알고 싶었던 수세미 생물에 대해서

이런 한심한 책을 믿어야 하나?  "순 엉터리 책이야." 차라리 백과사전에 소개되었더라면 

뭐가 달라졌을까? 만약에 이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캣 주변에 일어난

온갖 크고 작은 사고가 그 녀석 때문이란 게 화가 치밀어 올라와요. 

 

"누구냐? 넌, 넌 대체 뭐냔 말이야!"

캣을 그 녀석이 든 통을 집어 흔들면서 성난 얼굴로 소리치자 그 녀석도

천천히 숨을 쉬면서 캣을 노려봐요. 그날, 집 어디에도 파이터가 보이지 않고

캣은 이 지긋지긋한 불행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불안한 마음에 녀석을 번쩍 들어 내던져요.

그때 피 흘리며 다친 사람은 캣이었고요. 그 사악한 놈은 교활하게 키득거리며 비웃더니

별안간 노란색에서 주황색, 다시 빨간색으로 더 끔찍하게 변해요. 그리고 캣의 생일까지 완전

망쳐버린 복수로 그룰을 제거할 계획을 세우는데요. 다니엘과 함께 뒤뜰로 나가 

절대 기어 올라 올 수 없을 만큼 깊은 구덩이를 파고는 그 속에 그룰을 파묻고 말죠. 

하지만 이튿날 제 손으로 꼴도 보기 싫은 그룰을 다시 살려 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도대체 남의 불행 즐기는 그룰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한 건지 

구스범스 시리즈 읽을 때마다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는 업! 스릴은 덤이에요.

그런데 철거머리 그뤼엘은 진짜 무섭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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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 그리고 돈요일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4
한아 지음, 배현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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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인적 드문 공원에 금요일마다 나타나는 수상한 녀석들.

뭔가 둘만의 비밀스런 대화가 오고 가는 분위기가 수상쩍은 이유가 늘 덩치가 큰 녀석에게

 열중쉬어를 하고 있는 작은 녀석이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어요. 매주 이런 수상한 관계가

지속되어도 차마 누구에게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현실이 더 괴로워요. 

자신의 뒤쪽에 흉물스럽게 서 있는 오래된 아파트보다도 자신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덩치 큰 태수 형이 지독한 흉물같으니까요. 처음 동현이가 태권도장에서

태수 형을 만났을 때는  지금같은 모습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이런 사이가 됐을까?

예전 같이 태권도 수업 받고 형이 간식도 사주던 친한 형 동생 사이가 맞는지 

도저히 믿기 어렵네요. 이제는 자신이 형의 저금통이 되어 버린 건지

평범했던 금요일 대신 태수 형에게 꼬박꼬박 돈을 상납해야 하는

돈요일이 제일 끔찍해요.

 

세상 모든 달력의 금요일을 오려 내고 싶을 만큼

이 지긋지긋한 관계를 끊어 버리고 싶어요. 한 때는 이러다 말겠지

다시 예전으로 돌아오겠지 간절히 바랬던 희망이라도 있었건만 지금은 끝날 줄 모르는

돈요일에 대한 두려움만 남아 있어요. 언제 부터가 점점 더 자신을 윽박지르고

무리하게 돈을 요구하는 형이 하는 대로 질질 끌려가는 자신도 똑같이 변해가고 있어요.

태수 형도 그랬던 거처럼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학교 폭력 피해자가 화풀이 상대로

또 다른 피해자를 괴롭히는 가해자라는 현실이 마음 아파요.

아무에게도 태수 형 얘기를 말하지 못하는 이유도 결국 자신이 한 짓이 있으니

더 더욱 말 할 용기가 나지 않는 거예요. 처음에는 용돈을 썼고 그러다 저금통을 깨고

친구 돈을 빌리기 시작했는데 빌린 돈을 못 갚자

친구들까지 하나둘 떠나가 버렸고요.

 

그것도 돈요일이 생기고 두 달이 지나서

동현이 곁에는 친구가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아요. 마지막까지 자기 옆에 있던

은재의 저금통을 가져간 걸 알고는 서로 말도 안하는 사이가 된 거 하며 

빌린 돈을 갚으라고 다그치는 친구에게 짜증내고 욕 하고 주먹질까지 해 버린 것도

다 돈요일때문이죠. 스스로를 돈 몇 푼에 친구를 팔아먹은 나쁜 놈이라 자책하고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그 때뿐. 또 내일이면 돈 걱정에 골목 여기저기를 배회하다 

자기보다 약한 상대를 겁주고 돈을 빼앗는 나쁜 짓을 계속 해요. 

안그러면 용돈을 받을 때마다 어디에 쓰는지 거짓말을 해야 하고 거짓말이 길어지면 

금세 들통 날 테니까요. 되도록 같은 반, 같은 학원 친구들은 피하고 

다른 학교나 동네로 가서 가능한 얼굴을 못보게 

으름장을 놓고 돈을 뜯어내요. 

 

그러니 학교에선 선생님도 모르고 집에서는 항상 동현이 편인

할머니도 모르고 연예인 만큼 바쁜 엄마도 모르고, 외국 출장 중인 아빠는 더 더욱 모르죠.

아니 작심하고 어른들 눈 밖에 나지 않으려 쉬는 시간 사소한 장난은 커녕

예습, 복습 잘하는 모범생처럼 반듯하게 굴었고요. 친구들조차 속으로 비웃어도

선생님께는 일러바치는 일은 없었어요. 그냥 다들 모른 척 상대를 안하니 

외톨이가 따로 없죠. 저 같아도 아이가 거짓말을 하면 눈치를 쉽게 챌지 모르겠는데 

겉으로 힘든 티를 안 내면 전혀 모를 거 같아요. 아이 혼자 소리없는 SOS 구조요청을 

천번만번 보내도 엄마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에요. 지난번 같은 빌라에 사는

은재의 저금통을 훔쳤을 당시만 해도 오히려 기죽지 말라고 용돈을 더 챙겨주던 엄마인데

어떤 나쁜 상상을 할 수 있겠어요. 차라리 엄마에게 들켜 진짜 혼나고 싶었으면 

학원도 빼먹고 학교 시험도 망치고 '엄마, 나 힘들다! 죽겠다!'

티를 내야 알지 어떡해 부모라고 아이 마음 다 알겠어요. 

  

오랜만에 가족이 외식했을 때 가게 안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뉴스를 보며 나누는 대화에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죠.

 엄마는 끌끌 혀차는 소리로 남의 집 얘기를 하면서 내 자식은 그러지 않겠지 믿고 있고 

동현이는 그게 자기 얘기라 말하고 싶은데 부모님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속으로 울고 있지요. 멀리 외국 가기 전 아빠와 장난스럽게 사나이 대 사나이로

한 약속도 못지키고 이제와서는 아무에게도 진짜 속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을 거예요. 

저도 책을 읽으며 내 아이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신했던 마음에 물음표가 붙어 

그만 없던 걱정도 생겼어요. 동현이처럼 누구에게 말할 용기가 없다면 소리내어

엉엉 울기라도 했으면 좋겠어서 내내 마음 아프고 속상하고 미안하고.. 

마음 같아서는 책을 뚫고 들어가 슬퍼하는 아이 손을 잡아주고 싶고요.

'넌 혼자가 아니다!' 말해주고 싶고 당장 아이 부모를 만나 

아이의 심경을 대신 말해주고 싶네요.

 

뭐든 도움을 주고 싶은 건 영기가 그렇고 납작코 오성이도

그런 마음이었을 거예요. 특히 하루종일 혼자만의 중계 놀이에 빠져지내는

영기 얘기를 하자면 할 얘기가 넘 많고요. 얘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가슴이 먹먹해와요.

두번 다시는 영기와 진우와 같은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다행인 건

 동현이 곁에 진심으로 동현이를 걱정하고 동현이를 웃게하는 친구가 있다는 거죠. 

그리고 절대 끝나지 않을 거 같았던 돈요일이 사라지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작가는 동현, 태수, 영기, 진우 네 명의 친구들이 겪는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만약에' 일어날 수 있는 모두의 이야기로 풀어내요. 

흔히 '요즘 아이들 다 그렇지.' '사춘기라 그래.' 얼렁뚱땅 넘겼던 신호에

너무 무심하지 않았나? 적어도 부모가 자기 자식을 왜 몰라? 자존심 상해서 

문제의 심각성을 감추거나 피하지 않았는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요.

굿보이, 오성이의 소원권은 나중에 꼭 써먹어도 좋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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