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공부왕! - 전설의 암산왕 이정희 선생님의 100일간의 주산암산 프로젝트
이정희 지음, 시은경 그림 / 월드김영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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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 산만하고 집중력이 약한 어린이들을 100일 만에 암산왕으로 변신시켜 화제가 된 '전설의 암산왕' 이정희 선생님이 어린이를 위한 책을 펴냈다! 책 제목이 전선의 암산왕 이정희 선생님의 100일간 주산암산 프로젝트 <나도 공부왕>. 처음엔 주산을 학원이 아니라 집에서 책으로 공부한다는게 믿기 어려웠지만 책을 읽고나서는 따라서 주판을 튕기고 싶어지네요.  

 그것도 학창시절 평범한 학생이었던 선생님조차 처음 주산을 접한 건 초등 3학년 때, 교내에서 새로 생긴 주산반에  뽑혀 들어가면서부터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착실하게 배워 지금의 '주산왕' 실력을 쌓은 것. 물론 처음에는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하다 시험을 보면서 한단계 한단계 급수가 올라가니까 조금씩 흥미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두자릿수, 세 자릿수, 네 자릿수..단위가 높은 수를 술술 계산하는 것이 점점 재미있어졌다고. 

 그러면서 이정희 선생님이 말하는 주산암산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주산을 공부한 뒤부터는 공부가 놀라울 정도로 쉬워져 계산이 빨라지니 수학을 잘하게 되는 건 기본이고 암기과목 등 다른 과목성적도 덩달아 올라가면서 중,고교에서도 늘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모범생이었데요. 게다가 우리나라 최초로 주산 11단을 따던 당시, 사람과 전자계산기가 백억 단위의 덧셈과 뺄셈, 곱셈 대결을 펼친다면 어느쪽이 이길건지 시합 한 결과가 더 놀랍죠.  

 바로 국내최초 주산왕 이정희선생님의 압승, 결국 본인 스스로가 주산암산을 익히면 얼마나 집중력과 암기력을 높일 수 있는지 보여준 셈이에요. 그리고 선생님이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산만해서 선생님께 늘 혼나던 아이가 주산암산 공부법으로 집중력 왕으로 거듭나기도 하고 평균 성적이 30~40점밖에 안되던 아이가 1년 만에 95점, 100점을 맞는 모법생이 되는 놀라운 경험들을 눈으로 확인하게 돼죠.    

 반드시 우리가 공부 1등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책에서 말하는 '주산암산의 효과'에 대해 알아 둘 필요는 있는 거 같아요. 먼저 우리아이의 집중력! 주산은 단 한순간의 딴 생각도 허락하지 않아서 1초라도 딴 생각을 하면 답을 전혀 맞힐 수 없어요. 그 때문에 한 문제 한 문제 집중해서 완벽하게 문제를 풀고 답을 맞혀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 주산암산은 차분하고 조용한 환경에서 공부을 하면서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집중력이 생겨난다는 말씀.  

 다음으로 주판없이 머릿속의 주판으로 계산하는 능력을 말하는 암기력과 어려운 수 개념을 온 몸으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수학능력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줘요. 팁으로 생활 속에서 집중력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 일상생활 속에서 불필요한 소리를 줄이고 아이와 이야기를 나눌 때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부모님의 태도나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라는 자신감을 키워 줄 수 있는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100일간의 주산암산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앞서 공부할 때의 기본 자세부터 배워보는데 마치 주산학원 첫날,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수업하는 내용같이 귀에 쏙쏙 들어와요.  첫번째 허리를 의자에 붙이고 두번째 숫자를 똑바로 쓰는 연습부터, 세번째가 수업 중 친구들과 떠들거나 싸우거나 장난치지 않기예요. 그런다음 매일매일 목표를 정해놓고 공부하기!   

 약 7일간격으로 '100일간의 주산암산 프로젝트 계획표'에 맞춰서 하루에 30분~ 1시간 이상 꾸준히 공부를 시작할 것. 절대 서두르지 말고 처음 주판으로 덧셈을 배우는 것이므로 계산을 빨리 하는 것보다 원리를 이해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면서 익숙해질까지 충분히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데요. 매일 한장씩 문제를 풀어볼 수 있도록 구성한 문제집도 함께 구성! 

 

 주판의 용어와 주판 잡는 방법부터 시작해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까지 전혀 어렵지 않게 <나도 공부왕>으로 학원이 아닌 집에서 누구나 스스로 주산암산 공부법을 익힐 수 있어요. 이 책은 '전설의 암산왕' 이정희 선생님의 확고한 교육철학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주변에 주산암산을 배우고 싶지만 주산학원이 없어 포기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꼭 권해주고 싶어요. 저희집 아이들도 주산의 매력에  빠져 당장 주산암산하겠다고 예쁜 주판 사달라고 성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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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ㄴㅇㄻㄴㅇㄹ 2013-08-29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법전사 호머와 사막의 밤 만화 판타지 생물계 대모험 7
곰돌이 co. 글, 김신중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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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위에서 가장 메마른 땅, 사막을 불태우는 모래 괴물의 번개! 마법전사 호머의 축복 마법으로도 막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모래괴물의 등장에 과연 마법전사 호머와 포유류 전사 마밍,카요테는 무사히 괴물을 물리치고 사막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마법전사 호머와 사막의 밤> 흥미진진한 마법전사 호머의 생물계 대모험 그 일곱번째 이야기가 시작되었어요.  

전편에서 사라진 일행을 뒤쫓아 사막으로 오게 된 호머와 마밍이 이유없이 번개를 내리쳐 사막을 불태우고 호머 일행을 공격하는 정체불명의 사막괴물과 맞서 싸우는 동안 사막의 주요식물과 동물, 독을 가진 동물과 이를 해독하는 식물 등 동식물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함께 만나 볼 수 있어 아이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첫장부터 "파지직", "번쩍", "쉬이잉", "쩌엉", "확 화르르" 같은 굉장한 효과음으로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결국 사슴벌레 등딱지 날개로 방어에 나선 호머가 쓰러지자 호머를 돕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하는 마밍의 화려한 액션이 SF영화의 특수효과를 방불케 해요. 그래서 아이들뿐 아니라 온 가족이 보는 학습만화로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게 그 매력에 빠져드는 거 같아요.    

 갑자기 사막 괴물의 몸을 뚫고 나타난 전갈의 공격에 흠칫 당황한 마밍은 맹독을 지닌 전갈의 위험성을 재빠르게 감지하고는 정신을 잃은 호머를 부추겨 몸을 피해보지만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는 상황에 처하죠. 한편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카요테역시 알 수 없는 이유로 마왕의 비늘이 손에 박혀 마왕의 비늘이 가진 힘에 지배당하는 처지라 친구들 앞에 쉽게 나서서 도움을 줄 수 없어요.  

하지만 '이 비늘이 물기가 있으면 이상한 힘이 나오는 거 같더라고' 말한 호머의 말이 생각난 카요테는 마왕의 비늘이 박힌 자신의 손바닥에 물을 붓고 자기 번개에 감전되는 극적인 공격으로 전갈 떼를 물리치고 모래괴물도 쓰러트려요. 그 뒤에 마왕의 힘이 담긴  뿔이 빠지면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 모래괴물의 정체가 드러나죠.     

   

그런 점에서 이번 <마법전사 호머와 사막의 밤>에서는 호머와 마밍을 멀리서 지켜보고 돕기 위해 애쓰는 카요테처럼 자신에게 이득이 되든지 안 되든지 상관하지 않고 서로를 도우려고 노력하는 동물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돌고래는 바다에서 방향 감각을 잃고 해변으로 밀려온 동물뿐 아니라 물에 빠진 사람이 상어의 공격을 받고 있을때 구해주기도 하고 하마는 물에 빠진 얼룩말이나 누의 새끼같은 어린 초식 동물들이 강을 건널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데요.  

그래서 사막의 무법자 모래괴물이 전갈의 독으로 상처 입은 것을 알고 누군가를 돕는 마음으로 힘을 발휘하는 축복 마법! 사막에서는 볼 수 없는 약초들이 자라게 하지요. 특히 우리나라 각지의 밭 가장자리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조뱅이는 줄기끝에 잔 톱니와 함께 가시 털이 나 있고,원산지가 멕시코와 서인도 지역이지만 한국과 일본, 대만 등지에서도 많이 자라는 석결명 등 오랜 옛날부터 다양한 식물들이 해독약으로 사용되는 약초등을 볼 수 있어요. 

그 밖에 사막 식물을 대표하는 선인장류를 포함한 다육식물를 비롯해 일교차가 심한 사막에서 살아가기 위해 특별한 몸 구조를 지닌 동식물들의 얘기를 빼 놓을 수 없는데요. 만화판타지 생물계 대모험답게 '생물계 어드벤처'를 통해 1단계부터 5단계까지 흥미롭고 재미난 동식물이야기가 가득. 생물도감 못지 않은 생생한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네요. 부모 입장에선 아이들이 학습만화라고 만화만 보고 책을 덮으면 섭섭, 이런 알찬 정보나 내용도 빠짐없이 꼭 읽으라고 아이들을 닦달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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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 지도 따라 굽이굽이 역사 여행 500km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30
김하늘 지음, 박지훈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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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3일자 신문기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포함해 서울시민 3827명 대상으로 서울의 매력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시민이 꼽은 서울의 매력 1위가 바로 '한강'이라죠. 그 이유가 대표적인 서울의 상징이자 주말에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기때문이라는데 저역시 크게 공감이 되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오랜 세월 우리나라의 역사를 품고 힘차게 흐르고 있는 한강에 대해서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서른번째 이야기 '지도따라 굽이굽이 역사여행 500Km' <한강>을 통해 새롭고 놀라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니 더 그랬던 거 같아요.   

 지금은 서울 수돗물 이름으로 쓰이고 있는 '아리수'가 고구려 광개토대왕비에 나오는 '크고 넓은 물'이란 뜻의 한강의 옛이름이었다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셨을지 몰라도 이외에 대수, 한수 등 한강을 부르던 낯선 옛이름부터 한강의 발원지가 어디이며, 그 시작과 끝이 어떻게 어우러져 있는지 설명하는 책은 드물죠. 더욱이 아주 옛날 사람들이 한강가에 살며 한강 물을 마시고 농사를 짓고 한강에 배를 띄워 물자와 사람들을 실어 나르던 한강의 옛모습까지 떠올리도록 아름다운 한강 유역의 풍광을 즐기며 떠나는 한강 역사여행이 반가울 수 밖에 없네요.    

 분명 지도를 볼 때는 오히려 휴전선 가까이에 있는 임진강과 한탄강 물줄기가 서울을 거쳐 충주, 강원도 영월, 태백 아래로 흐르는 게 아닐까 생각하기 쉬웠는데 이 책은 그 틀린 생각을 정확하게 짚어 설명해주네요. 바로 서울보다 한참 떨어진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아래에 있는 검룡소에서 골지천이란 이름으로 시작되는 물줄기가 한강의 발원지라는 사실에 검룡소? 검룡소가 어디야? 궁금증이 폭발! 아주 먼 옛날, 하늘로 올라가 용이 되고 싶었던 이무기가 한강을 거슬러 올라 태백산 금대봉에 이르러 금대봉 아래에서 하늘로 날아오르겠다고 몸부림을 쳐 생긴 구덩이가 바로 검룡소라니 그림책 속 숨은 페이지마다 그 지역에 관련된 전설이나 유적, 인물 등을 다양하게 소개해서 책을 넘겨 읽는 즐거움이 무척 커요.    

 그러니 천리가 넘는 긴 여행을 시작하는 첫걸음이 용트림한 흔적같은 폭포길을 따라 뾰족뾰족 솟아오른 산들 사이로 힘차게 휘돌아 흐르다보면 송천과 골지천, 두 물줄기가 어우려져 작은 물길의 '천'이 큰 물길의 '강'으로 바꿔 이름도 조양강으로 바뀌지요. 이 땐 나무로 뗏목을 만들어 띄울 수 있을 만큼 물이 깊어지고 강폭도 넓어져 드디어 조양강이란 이름으로 흐르던 물이 사북에서 흘러오는 동남천을 만나 동강으로 바뀌고 다시 영월 땅으로 들어서서는 서강을 만나 마침내 한강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데요. 더욱이 평창강 끝머리 선암마을 풍경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와 꼭 빼닮은 모습이라 제대로 알고 보니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이 절로 생겨요.   

  

 그리고 단양과 충주로 이어지는 한강 유역은 남으로 세력을 넓히려는 고구려와 북으로 밀고 올라가려는 신라가 맞선 싸움터였을 정도로 역사상 한강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얼마나 끊이지 않고 치열했는지 느낄 수 있어요. 잠시 충주댐 충주호에서 걸음을 멈춘 한강 물은 다시 목계부터 물살이 느려져 큰 배를 띄울 수 있을 만큼 깊어질 뿐 아니라 넓은 여주평야 굽이굽이 흐르다 보면 깍아지른 듯한 절벽을 지나, TV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소로 유명한 두물머리에 도착해선 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요. 그 뒤로는 본격적인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현재 한강에 놓인 스물여덟 개의 다리 이름과 완공연도가 자세히 나와 있어 저희 아이들이 태어나던 해에는 어떤 다리가 완공되었나 눈여겨 보게 돼죠. 

   

 거기에 통일이 되면 남북을 잇는 중요한 길목될 파주와 한강 마지막 지류인 임진강을 품에 안고 서해 바다로 방향을 틀면서 맞이하는 김포평야를 지나 섬 전체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역사가 살아있는 '지붕없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강화도까지 구불구불한 지도따라 500Km의 신나는 한강 역사여행이 끝날 무렵에 보람도 크게 느껴요. 이젠 태백의 검룡소가 전혀 낯설지 않고 지역마다 한강을 부르는 이름이 어떻게 다른지 정도는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책에서 소개한 깨알같은 유명관광지, 명소를 찾아 '하루만에 한강 돌아보기' 코스대로 아이들과 한강을 100배 즐길 수 있는 진짜 여행을 떠나 봐도 좋을 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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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가자 보림 창작 그림책
한병호 그림, 이상권 글 / 보림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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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그림책에 등장하는 아빠의 모습은 굳이 많은 얘기를 나누지 않아도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아이 마음을 잘 헤아려 주는 친구같은 아빠가 대부분이죠. 아마도 현실에서 많은 시간을 아빠와 함께 놀고 싶은 아이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듯 한데요. 그래서 바쁜 아빠를 대신해 아빠의 빈 자리를 채워 주고 아이랑 함께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잠시 아빠와의 소홀한 관계도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가까워지는 걸 느낄 수 있죠. 비록 현실에서는 자주 아이와 놀아 주진 못해도 한 번 그 이상 놀아줄 땐 바쁜 우리아빠역시 멋지고 근사한 그림책 속 아빠못지 않게 신나고 재미나게 놀아 줄거란 기대가 크기때문이지 않을까요.      

특히 요즘처럼 울긋불긋 가을산의 가을단풍이 예쁘게 물 들 때면 아빠와 산에 오르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보림출판사의 <산에 가자> 아빠의 모습은 영락없는 친구같은 아빠예요. 당장 우리 아이와 함께 우리동네 뒷산을 오르며 알록달록 붉게 물든 가을산의 정취나 가을산에서 찾을 수 있는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져요. 항상 멀리서 바라만 보고 힘들게 산에 오를 맘조차 먹지 않았다면 이번 기회에 아이와 함께 산 정상까지 오르는 즐거움을 서로 느껴보는 것도 참 좋을 듯 싶고요. 어느새 우리가 사는 동네 뒷산에도 울긋불긋 가을단풍이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잖아요.  

 늘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산 중턱은 이미 운동하는 사람들로 북적, "야, 날씨 한번 좋구나. 오늘은 꼭대기까지 가 볼까? " 아빠와 어린 딸은 작은 배낭하나 짊어지고 산 정상까지 오를 참이라 청명한 가을에 솔솔 부는 가을바람 얘기가 절로 나와죠.  그 순간 딸아이 눈 앞에 쪼르륵 쪼르륵 뛰어가는 작고 귀여운 청설모를 발견하고는 그 뒤를 따라 아이 자신도 청설모가 되어 쪼르륵 쪼르륵 아빠를 앞질러 잘도 뛰어가요. 아빠도 신이 나서 어험, 어험 덩치 큰 곰도 되었다가 깡총깡총 귀여운 토끼도 되어가며 아이 기분을 맞춰주네요.  



 양손은 머리 위에 팔랑거리는 토끼 귀처럼 갖다붙이고 그냥 걸어도 힘든 두 다리는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다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어도 가니 어찌 함께 가는 아이 기분이 즐겁지 아니하겠어요. 거기에 아빠 키보다 휠씬 큰 나무도 단번에 붙잡고 흔들면 아이 머리 위로 와르르 쏟아져 내리는 나뭇잎 눈은 "햐, 눈이다. 눈!" 아이 기분을 펄쩍펄쩍 춤추게 만들죠.    

  "아빠, 우리 나뭇잎으로 가게 놀이 하자." 초록 나뭇잎은 만원, 붉은 나뭇잎은 오천원, 노란 나뭇잎은 천 원! 아이가 원하면 기꺼이 가게 놀이에 동참. 다른 사람 시선 신경쓰지 않고 "솔이 아줌마, 초콜릿 이천 원어치 주세요."  아이와 잘 놀아주는 아빠는 단연 최고죠.  나뭇잎외, 가을 산 주변에 흔한 억새풀로는 아이와 함께 풀 화살을 날려도 보고 앉은뱅이 각시풀로는 누가 더 예쁘게 땋나 머리땋기 시합도 해봐요.   

그러다 잠시 아빠와 나란히 풀숲에 누워 하늘의 별을 관찰하듯 알록달록 고운 단풍잎을 마음껏 감상해봐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서로가 같은 곳을 지긋이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다정한 아빠와 딸의 모습이 오랫동안 보고 있어도 행복해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면이네요.    

  다시 한 발씩 한 발씩, 힘든 길은 서로 의지하며 영차 영차  산 정상까지 무사히 오르면 발 아래 빼곡히 들어 선 집들과 비좁은 도로, 눈에 잘 띄지 않는 사람들과 자동차 그 아래가 바로 매일매일 우리가 가장 치열하게 사는 곳이라니 "와, 산꼭대기다. 야호!"를 외치는 순간의 아빠와 딸의 기분이 어떨지 짐작이 가네요.  어쩌면 아이와 함께 산 정상에 우뚝 서 있는 그 곳 역시 우리에게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삶의 무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산을 오르며 보여준 아빠의 깊은 애정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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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궁전 리리 이야기 1
이형진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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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주니어의 <리리이야기>는 왠지 보면 볼수룩 끌리는 매력이 많은 책같아요. 첫 장에 리리이야기에 대해서 '속 깊은 꼬마 리리를 중심으로 리리의 가족, 이웃,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깊이를 배우고 세상을 이해하는 그림동화' 란 설명이 주인공의 독특한 외모 뒤에 감춰진 내면의 갈등이나 변화가 무척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같아요. 특히 강력한 빨간색의 판화기법으로  예상하지 못한 불행, 힘든 역경 등 굴곡 많은 우리네 인생의 깊이를 더 간결하고 깊이있게 들여다 볼 수 있어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면 더 좋은 책이에요.     
 


 

덜컥, 자신을 낳아준 부모와 떨어져 어쩔 수 없이 홀로 시골 외할머니집에 보내진 주인공 리리는 오직 의지할 곳이라곤 손때 묻은 개구리 인형뿐, 모든 게 낯설고 두렵기만 하죠. 아무도 자신의 마음을 헤어려주지 못하고 어른들의 뜻과 결정에 따라 앞으로 외할머니 집에서 살아야 해요. 마음같아선 곧장 뒤돌아서서 도망치고 싶은 심경이라 처음뵙는 할머니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얼른 개구리 인형 뒤로 숨어요. 그런데 "어디서 굴러 들어온 애야?" "재 엄마가 도망갔다면서?" "아유 골칫덩이를 맡았구먼." 동네 어른들의 수근거리는 소리가 리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해요.     

 

그저 아무말도 못하고 뒤돌아 앉아서  '내가 골칫덩이라고?' 너무 창피해서 답답한 방안에 틀어박혀 나올 생각을 않죠. 보다 못한 할머니가 리리의 마음을 겨우겨우 달래서 시장구경에 나서보지만
이미 마음의 상처를 입은 리리는 동네 사람들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고개를 푹 숙인채 할머니 등 뒤로 바짝 붙어 다녀요. 또 다시 동네 어른들께 '골칫덩이'라고 손가락질 당하는 게 정말 싫었겠죠. 그러다 리리는 마음에 드는 물건 하나를 고르게 되는데... 리리 또래 여자아이가 좋아 할 만한 목걸이, 팔찌 같은 여러 악사세리 중에서 유독 리리 마음에 쏘옥 들어온 물건은 바로, 두 눈만 뻥 뚫린 공주가면이었어요. 그것을 받아 든 리리는 "히히, 골칫덩이는 없다." 라고 좋아하게 돼죠.   


  

 자신이 이 공주가면만 쓰면 다른 사람들이 당연히 못 알아 볼 거라 생각했던 거죠. 할머니께서 시장에 나가시고 집에 혼자 있을 때도 리리는 공주가면을 벗지 않았어요. 왠지 가면을 쓰고 있으면 남들 앞에서 혼잣말이 아니라 용기내어 자신있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서죠. 그러던 어느 날 리리 친구처럼 보이는 또래친구가 리리네 할머니집에 놀러오면서 함께 공주가면을 쓰고 친구 수미가 말한 선녀 할머니 궁전에 놀러가자고 약속까지 해요. 왠지 마음에 맞는 친구가 생겨 리리의 마음이 참 행복했어요. 그러다 약속한 날이 가까워지면 질 수룩 몇 번을 마당끝에 서서 동네를 바라보며 '누가 알아 보면 어떡하지?' 두려움에 몸을 바들바들 떨었어요.    

드디어 용기내어 처음으로 혼자 집밖으로 나서던 날, 금세 동네 어른들이 공주가면을 쓴 리리를 보고 "골칫덩이다!" 고 놀려 댈 것만 같아 무조건 앞만 보고 걷던 리리는 수미가 알려준 길을 조심조심 걸어 예쁜 꽃들로 둘러싸인 궁전까지 무사히 도착했어요. 마치 오랫동안 언제나 활짝 웃고 있는 공주가면을 쓴 자신을 기다려 온 듯한 예쁜 궁전과 눈부신 공주의자에 "어서와요, 우리 공주님." 리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선녀할머니를 보는 순간 리리는 너무 기뻤어요.   

"자 우리 공주님 천국에서 내려온 예쁜 사과 받으세요." 리리는 선녀할머니 앞으로 한발 한발 다가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할머니가 주시는 새빨간 사과를 향해 손을 내밀었죠. 그런데 선녀 할머니로 뒤로 리리와 똑같은 공주가면을 쓴 수미가 나타나자 선녀할머니는 깜짝 놀라시며 무섭게 리리를 야단치셨어요. "감히 날 속여? 웃지만 말고 어서 대답해!" 그 뒤로 리리의 마음은 또 다시 굳게 닫힌 듯 정신없이 도망쳐 외할머니집에 온 첫날과 다를게 없이 방 구석에 털썩 주저 앉아 숨어있었어요.  
 


  바람에 비벼대는 대나무 잎들조차 '가면 속에 숨었다가 다 망쳤대.' 라고 리리를 놀려대는 거 같아 너무 속상했죠. 선녀할머니가 축 처진 리리의 어깨를 붙잡고 "예쁜 옷 입고 왜 심통이 났을까? 예쁜 공주님은 마음씨도 고은데." 아무리 달래봐도 리리의 화는 쉽게 풀리지 않았어요. 오히려 마음을 연 선녀할머니께 화가 나 방문을 벌컥 열어제치고 밖으로 뛰쳐 나갔어요. 갑갑하던 가면을 얼굴에서 떼어 내며 큰소리로 말했죠. "내가 누군지 왜 몰라!"   그리고는 이게 다 가면 탓이라 생각하며 간신히 울음을 참았어요.    

"나도 가면 쓰기 싫다고! 골칫덩이라고 놀리니까 그래서 쓴 건데..." "그래, 골칫덩이면 어때. 가면 쓰면 밥 먹기도 힘든걸.." 더이상 자신의 안타까운 처지를 더이상 위로 받고자 하지 않아요. 날마다 공주가면 쓰고 공주처럼 살 수 있을 거 같았던 자신의 생각이 이제와 돌이켜 생각해보니 참 어리석게 느껴졌죠. 아무리 화려한 가면으로 자신을 감춘 들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은 거죠. 차라리 세상과 당당하게 맞서서 남들이 알지 못하는 자신만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는 것이 자신을 둘러싼 나쁜 소문이나 오해를 풀고 자신있게 살아가는 가장 현명한 길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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