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버릿 차일드 - 바람직한 자녀사랑을 위한 부모심리학
엘렌 웨버 리비 지음, 김정희 옮김 / 동아일보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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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자 조선일보 '맛있는 공부' 교육섹션 신문기사에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주제로 40,50,60대 선배맘들에게 다시 유아 초등 저학년 아이를 키우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시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조언을 묻는 질문에 하나같이 공부나 입시보다는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더 중요하게 꼽았어요. 저 역시 기사를 읽으며 그 얘기에 크게 공감하면서 마음 속으로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하리라 마음먹었었죠.  

 하지만 '부모에게 넘치도록 사랑을 받고도 아이는 행복하지 않다!'라는 '페이버릿 차일드 콤플렉스' 에 대해 부모의 총애를 받고 자라는 것이 과연 축복일까 하는 질문에 멈칫, 부모로부터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자라서 행복하기보다 마음이 아픈 우리 시대 어른들의 이야기 <페이버릿 차일드>에 주목하게 되네요.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엘렌 웨버 리비' 박사가  다년간 유명 정신과 전문의로 쌓은 전문적인 지식과 심리 상담가로 겪은 수많은 임상치료 경험을 통해 부모의 지나친 총애를 받고 자란 사람들이 겪는 성장 장애, 사춘기 갈등, 성인기의 선택 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전문적, 개인적 관점을 제시해요. 

 1부는 부모가 자식을 죽도록 사랑한다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2부에서는 넘치도록 사랑받고도 아이는 행복하지 않다는 '페이버릿 차일드 콤플렉스'에 대해서, 3부는 조화롭지 못한 사랑, 부모의 총애가 자식에게 남긴 아픔과 치유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마치 우리 가족의 얘기처럼 솔직한 대화, 속마음같은 고백을 들을 수 있어요. 겉보기엔 남 부러울 만큼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개인의 행복을 저해하는 치명적 감정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넘치도록 많은 사랑을 받고도 행복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는 언뜻 보이게는 자신과 먼 이야기인 것 같지만 '페이버릿 차일드 콤플렉스'에 대해 자세히 알다보면 지금 우리 자신의 모습일 수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우선, 총애받고 자란 사람들의 특성은 부모에게 넘치도록 많은 사랑을 받음으로써 자녀가 얻는 이득은 막대하죠.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이나 심리학적인 기술, 자신감을 심어주며 자신감이 보통 사람은 도전할 엄두도 못낼 어려운 일에 기꺼이 뛰어들게 만들기도 한데요, 또 스스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도 강하고 실패나 다른 대안에 대해 미리부터 걱정하지 않는데요.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기술도 어려서부터 일찌감치 터득하는 반면에 다른 아이들에게 허용 안 되는 일도 자기는 마음껏 해도 된다고 믿는 경향이 있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가족 내 최고 권력자와의 관계를 조작하거나 진실을 왜곡하는 법을 이미 어린시절부터 터득하는 경향이 강하죠. 

 게다가 자신에게 허용되는 행동의 제한 기준을 제멋대로 바꾸어버리고 자기가 저지른 짓의 결과를 반성하거나 책임지는 태도를 배우지 못하고, 자기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무감각해지는 부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어요. 결국 어려서 부모의 사랑을 등에 업고 자신이 원하는 바는 무엇이든 성취했던 것처럼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는 등 부정행위, 거짓말, 사기, 부패와 같은 총애의 부작용을 보여주다 추락하고 말죠. 그것이 페이버릿 차일드 콤플렉스, 즉 부모로부터 총애를 한몸에 받고 자란 사람이 성인이 됐을 때 공통적으로 많이 나타내는 감정적 장애를 말하는 것이래요.     

 

 이전까진 내 배 아파 낳은 아이가 부모로부터 갖은 총애를 받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그 대상을 아주 긍정적인 측면만 생각하고 있었다면 지금부터는 생각이 달라지는 걸 느껴요. 특히 자신이 부모의 총애 대상으로 부모에게 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 자란 덕분에 오히려 각종 부작용으로 도덕적 판단 능력을 손상시키는 어두운 면는 물론, 어린시절,자신이 부모의 총애 대상으로 선택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상처받거나 다른 형제가 총애 받는 것에 질투를 느끼고 부모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행동에 집착하는 여러 행동의 반응, 감정의 변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에요. 

 거기에 더 큰 문제는 가족이 총애에 대해 마음속 깊이 숨긴 채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 것으로 문제의 시작이 부모와의 애착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아이의 성장발달 단계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총애로 인한 문제의 원인이 총애의 대상인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 있다는 것이죠. 가장 바람직한 사랑의 형태는 모든 자녀가 돌아가며 한 번이상 부모의 집중적인 애정을 받아보는 것이며 부모역시 모든 자녀와 한 번씩 특별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즐거움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해요. 

아이들은 처음부터 자신이 부모의 총애를 받고 있는지 아닌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니 말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간 총애와 연관된 수치스러운 감정을 없애고 총애와 관련된 문제점을 인정하고 토론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데요. 그러기 위해서 책에서 언급한 성별에 따른 총애의 장단점, 단계별로 부모와의 관계를 수정하고 총애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에 대해 지금 자식에서 쏟아 붓고 있는 사랑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거 같아요. 또한 타인의 피드백도 적극 수용하는 낮은 자세와 아이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나 자신은 어떤 부모인지 솔직하게 평가하는 시간이 당장 필요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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