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좀 빌려줘 사계절 1318 문고 136
이필원 지음 / 사계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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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좀 빌려줘

 

청소년 소설을 여러 권 읽다 보니 문득 의문이 생겼다. 정말 아이들은 이런 고민과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걸까? 어른들이 청소년의 세계에 대한 환상이나 감상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닐까?

 

코로나로 한주씩 격주로 등교하던 2021년도 고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벌어진 실화.

“OO, **이 좀 교무실에 오라고 해줄 수 있어?”

“**이가 누군지 몰라요.”

같은 반인데, 학년말인데 누군지 모른다는 OO이의 대답에 충격을 받고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더 가관인 스토리가 마구 나온다. 등교일에 늘 찰떡처럼 붙어있는 여자아이 둘 중 한 친구와 상담을 하면서 제일 친한 친구가 붙어다니는 친구냐고 물어보자 전화번호도 모르는 사이라는 대답. 아무리 오은영선생님께서 같은 반 친구는 친구가 아니다. 그저 같은 반인 같은 학교 학생일 뿐이다라고 하셨다지만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타인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없는 아이들이 걱정되고 염려되면서 한없이 안타까웠다. 눈만 내놓고 지내온 지난 3년이 가져다 준 결과인가.

아빠를 지우지 못한 채 문구세트를 자꾸만 사다 나르는 엄마와 함께 사는 우성이란 소년이 있다. 소년에게 지우개 좀 빌려줘라며 말을 건 소녀가 있다.

 

엷은 갈색 눈동자는 고운 모래사장을 떠오르게 했다. 뺨에는 모래알 같은 주근깨가 박혀 있으며, 언뜻 푸른 빛깔이 감도는 검은 머리카락은 감을 때마다 린스와 트리트먼트를 빠트리지 않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윤기가 흘렀다. 머리를 쓰다듬기라도 하면 아마 손바닥에 사탕가루 같은 게 묻어날지도 모른다. 13, 지우개 좀 빌려줘

 

티비에서나 볼 법한 미모의 전학생. 그런 완벽한 여학생이 늘 지각을 일삼는 우성에게 처음 보는 친구에게 말을 걸다니. 현실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0.0001%가 될까말까한 일이 소설에서는 가능하다.

레이캬비크라는 이름도 낯선 나라에서 전학 온 눈부신 아이. 이름도 떠오르지 않는 전학생이 우성이에게 지우개를 빌려달라고 하며 먼저 말을 걸어오고 비밀을 말해주겠다며 귀갓길을 함께한다. 전학생의 비밀은 전학생이 혹등고래라는 것. 사람으로 변신하여 가끔 공부하러 고3교실에 왔다는 믿을 수 없는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우성이에게는 좋아하는 사람이자 고래가 생겼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할 수만 있다면 조금씩 떼어 내 오랫동안 보관하고 싶은 시간이었다. 책장 사이에 조심히 끼워 넣어 말리는 단풍잎처럼 말이다. p.24, “지우개 좀 빌려줘

 

우성이는 지우개를 빌린다는 핑계로 전학생과의 거리를 좁혀가고 함께 노래를 듣고 영원히 고3이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이별을 맞이한다. 겨울이 오기 전에 가야한다는 이유를 대며 전학생은 이별을 고한다.

지우개 많아도 다 지우지마.” 서로를 지우지 않겠다는 다짐을 남기고 둘은 이별을 맞이한다. 우성에게 지우개는 써도써도 사라지지 않던 것이었지만 어느새 아빠를 지워낸 엄마의 결단처럼 우성의 지우개도 조금씩 사라져갔다. 우성의 기억은 사라지는 지우개처럼 되지 않으려고 새끼손가락을 어루만지며 견고해지고 가슴에 남게 된다.

 

하필이면 왜 지우개였을까? 인간 세계에서의 친분은 지우개를 빌릴 정도의 관계로 알고 온 전학생을 통해 관계의 시작과 끝이 지우개로 연결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친구만들기가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나이가 되어버린 사춘기 청소년에게 덜 부담이 되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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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준비됐어 - 사계절문학상 20주년 기념 앤솔러지 사계절 1318 문고 135
이재문 외 지음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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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껍질은 새의 성장을 위해 중요한 보호막이 되기도 하지만 새가 어느 정도 자라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는 방해가 되기도 한다. 어미새가 알에서 나오려는 새끼 새가 안타까워 껍질을 깨주고싶어도 어미새는 기다린다. 때가 되어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기를.

아기새에게 알 껍질은 보호막이자 방해물이 되는 것을 보며 아이들에게 부모가 그런 존재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김선영 작가의 "바깥은 준비됐어" 속의 조인서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며 학교 생활도 가족 안에서도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 채 이리저리 떠돌기만 한다. 이러한 인서가 우정이란 감정에 눈뜨게 된 유라는 모두가 선망하는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가정 환경도 훌륭한 친구이다. 하지만 유라에게 보낸 편지가 찢겨져 버려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정에 대한 신뢰도 깨지고 학교에 대한 흥미도 잃어버린 채 방황하게 된다. 인서의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엄마 역시 따뜻하게 아이를 품어주기는 커녕 엄마의 삶의 무게로 아이의 사정은 관심이 없어보인다.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를 대라고 하면 백 가지도 넘게 댈 수 있다. 그런데 엄마는 한 가지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엄마는 엄마대로의 무게로 힘들어하는 것 같다.

'바깥은 준비됐어' 81쪽

인서는 인서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삶을 버텨내고 있는 순간에 엄마는 '쉼, 숨, 숲'이라는 심리상담 센터를 인서에게 권한다. 인서는 반신반의로 센터에 향하게 되고 그 곳에서 비둘기의 알을 발견한다. 고양이의 습격을 막아내며 알을 지키는 어미 비둘기의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인서가 보초 역할을 자처하게 된다. 센터에 매일 가서 비둘기 알을 지켜주고 자신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인서는 서서히 치유된다. 그리고 유라에게 온 문자메시지.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마음에 두고 하고 싶은 말을 망설였던 유라의 메시지에 인서는 마음이 녹아내린다.

알을 깨고 나오는 건 온전히 얘네 스스로의 몫이야

'바깥은 준비됐어'100쪽

인서가 원하는 것은 생각보다 아무것도 아니었다. 엄마의 따뜻한 위로, 유라의 메시지 . 그거면 되는 거였는데 인서처럼 마음이 고픈 아이들이 많아진 요즘 타인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가진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이들을 잘 안다고 착각하지 말자. 그리고 아이들은 내 걱정이나 우려와 달리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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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의 내일 - 사계절문학상 20주년 기념 앤솔러지 사계절 1318 문고 134
이선주 외 지음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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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에서 청소년 문학의 명문을 모아 두 권의 선집(選集)이 출간되었다. 언제나 청소년 문학에 진심이었던 사계절인지라 기대하며 받아든 신간은 역시나 앤솔러지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나름 청소년과 늘 가까이 지내며 그들의 숨결을 느끼며 생활하기때문에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해왔다. 어느덧 나의 아이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하루는 이런 말을 하며 정곡을 콕 찔러서 나의 자만심이 얼마나 어이없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어른들은 자기들이 불리할 때 늘 사춘기라는 말로 얼버무리며 얼렁뚱땅 넘기려고 하는 경향이 있지.."

찔렸다. 그것도 아주 예리하게.

사춘기와 갱년기 중 누가 더 지랄맞은지를 논하는 나이가 되어보니 나의 생각의 범위가 얼마나 좁고도 견고했는지를 잘 알게 되었다.

첫 번째 책은 "모로의 내일"은 나와 같은 "꼰대"에 대해 아주 정확하게 콕 찔러주는 에피소드이다.

"라떼는 말이야, 콩 한 쪽도 나눠먹었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지, 선생님 목소리 하나라도 놓칠까봐 맨 앞자리에 앉아야지!"

꼰대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채우며 그 소리를 들은 아이들이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흥미로운 설정은 나의 꼰대력을 고민해보게 만들었다.

모로의 호기심은 이 목소리의 정체를 파헤치는 계기가 되며 같은 반 친구 현채는 중요한 단서를 찾게 된다. 경증 치매 환자용 약을 복용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이상 반응은 사람들을 조종하는 텔레파시같은 신비한 힘을 발휘한다는 신박한 현상은 읽기만 해도 상상력을 폭발시켰다.

결국 나이가 벼슬인거지.

'모로의 내일'66쪽 중

2022년 대한민국은 여러가지 갈등이 사회를 갈라놓고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세대 간의 갈등 역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에서 고민해봐야할 의제이다. 종이 한 장 차이인 잔소리와 충고 사이에서 좀더 살았다는 나의 경험이 사실은 "나이가 벼슬"인 취급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자기 검열을 하면서 또 한 편으로는 어른의 존재가 필요했던 수없이 많은 고민의 순간이 교차하여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국어 시간에 아이들이 국어지식을 쌓는 것 만큼 삶에 대해 고민해봤으면 하고 던져줬던 읽기자료들 속에서 나의 의도와 저 멀리 떨어져 작품을 곱씹는 아이들에 대해 생각해봤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이해하는 것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주길 바라는 나의 의도 사이의 간극을 인정하며 그들의 내일을 응원하는 것이 내 몫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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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문 사계절 1318 문고 133
탁경은 지음 / 사계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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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를 청 靑 작을 소 小 해 년 年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청소년. 모두가 그 시절을 지나지만 각자가 느낀 시간은 다를 것이다. 어떤 환경 속에 놓이고 어떤 사람들과 함께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일 청소년기이지만 이름처럼 푸르고 싱그러운 시간이라는 것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지나고 보면 치기어린 행동과 이불킥할 만한 흑역사로 점철되어 있을 개인사가 가득할 지 모르겠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에 제법 어른인 척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탁경은 작가의 '민트문'은 이러한 청소년의 푸르름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작품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지금은 생리중

이번 생은 망했어

민트문

모기

동욱

청소년 소설을 즐겨 읽어왔기에 약간의 삐딱선, 약간의 외로움, 약간의 반항기로 뭉친 인물들이 어떤 이야기를 선사할까 기대하며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이 작품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민트문'은 민트색깔 헤어스타일을 자주하던 아이돌과 아이돌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싶었던 민정이의 이야기이다. '블루베리 머핀'이란 아이디로 팬픽을 쓰며 팬들 사이에서도 소소히 인정받고 아마도 아이돌인 오빠의 노랫말 속의 '머핀이면 다 좋아'는 민정을 가리키는 말일까 망상에 사로잡혀 있어도 행복한 민정이다. 민정의 팬픽 속 오빠와 현실의 오빠가 오버랩되며 헷갈림 속에 놓여있을 때 일어난 사건은 현실에서도 우리가 익히 겪어온 일이기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

"모기"

작가의 의 말에 따르면 2005년에 초고를 작성했다는 이 작품은 17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전혀 이질감이나 어색함이 없는 수작이라고 생각된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갱년기를 온몸으로 맞이한 어머니, 성공한 K장녀, 부실한 장남, 이 소설의 서술자인 중3 막내가 소설의 등장인물이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게 가족 구성원을 이루고 있으나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으며 그 상처를 누가 볼새라 꾹꾹 눌러가는 모습이 우리의 삶과 너무나 닮아 있어서 읽는 내내 웃음이 나왔다.

"아들이 딸보다 성공해야 한다는 둥, 가장을 잘 대접해야 한다는 둥 하는 생각마다 구리고 시대착오적입니다."- 114쪽


양성평등을 부르짖은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아들타령이냐 묻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으나 이 견고한 사고는 쉽게 깨어지지 않는 대리석같은 것이라서 여전히 강력하게 우리 사회 속에서 자리잡고 있다. 그렇기에 언제 쓰인 것인지가 중요하지 않는 현실감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막내딸의 시선은 속내를 감춘 가족들의 밀당을 고급 정보원에서 얻은 정보를 통해 재미있게 그려진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힘든 내면의 불순물을 일기장에 기록합니다. 일기장은 내면의 쓰레기통 같습니다. 마음 속에 냄새나는 쓰레기 하나쯤 없는 사람은 없지만 모든 사람이 이 쓰레기를 일기장에 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일기를 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기 마음을 자주 들여다보는 부지런함이 있는 거겠죠. - 112쪽

언니의 일기장에 적힌 가족의 비밀은 일기장을 몰래 훔쳐 본 막내가 인물의 행동을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고 또는 정당화하기 위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며 상처를 키우는 모습이 결국은 가족이기때문이 아닌가 싶다.

소설 속 가족에게는 '모기'라는 존재가 이러한 속사정을 감춰주는 훌륭한 방패막이되어 일심동체로 가족이 동기화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현재 나에게는 '아이들'이란 방패막이 있기에 어떤 상처도 극복해 낼 수 있다. 결국 우리의 삶엔 방패가 필요한 거구나 ! 오늘도 한 권의 책에서 깨달음을 얻으며 . 깨달음이 필요한 모두에게 권한다.


#사계절 청소년문학서평단 #민트문#탁경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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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한국사 - 나의 관점에서 시작하는 역사 공부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심용환 지음 / 사계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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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대한 나의 트라우마를 설명하자면..

고등학교 국사(라떼는 국사라는 과목이었다..)시간은 나에겐 고통의 시간이었다. 윤리선생님이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국사를 가르치셨는데 너무나 형이상학적인 말씀만 해주셔서 당최 뭔소리인지 모르겠더라는.. 선생님께 심심한 유감을 표명하며 점점 역사와는 멀어져만 갔다.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history= his story 정도? 그렇게 사극도 멀리하며 지내던 나날.. 요즘 임고생들은 한국사검정시험이란 걸 봐야 임고를 치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력교사가 이 정도는 갖고 있어야지하고는 야심차게 한국사검정시험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선사시대부터 우리 역사는 왜 이리 장구한지... 외울 것도 많고 인물도 많고 유물도 많았다. 간신히 과락을 면하며 시험은 치루어냈으나 여전히 역사는 나에게 위험하고 저절로 거리 두기가 되는 학문이었다. 그러나 국어교사의 업을 지고 살기에, 아이들 앞에서 역사 쫌 아는것처럼 연기해내야하는 임무 때문에 틈 날 때 마다 관련 책을 찾아 읽으려고 노력은 해야했기에 친절한 한국사는 정말로 친절해야만 했다.

다행히도 시작이 세종대왕이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을 진짜로 딱 한 분만 고르라면 난 주저없이 세종대왕이다. 눈과 귀와 두뇌를 열어 주신 분이라고 생각하기에 고민할 것도 없다.(이순신장군님 죄송합니다!) 그런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역사에 대해 국어과교사로서 할 말이 없는 교사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인지라 시작이 아주 흥미로웠다. 역사는 해석이 중요하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그것도 아주 잘.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을 현대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던 가를 알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재작년 학생들과 독서토론 모임을 하며 읽었던 다른 역사책에서 백선엽이란 인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답을 알았더라면 토론을 더 훌륭하게 마무리했을텐데. 역사는 정답이 아닌 더 나은 생각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말에 백프로 공감을 하며 아이들에게 이제 자신있게 아는 척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해석은 인간 세계에서 벌어진 모든 일. , 역사에서 무엇이 의미 있고 중요한지, 어떤 것에 관심을 두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판단다는 과정이다.”-머릿말

 

역사에서 소외된 여성의 이야기도 최근 3·1절 기념식에서 봤던 지라 관심이 갔다. 역사에서 의미있는 것, 중요한 것이란 승자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과정에서 빛을 발하든 못하든 현장에서 살아있던 사람들이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이었다. 독립을 향한 염원에 남녀가 어찌 구분이 되었을까란 생각을 하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험이 되었다.

역사란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오던 편견을 깨고 더 알고 싶어지고 아는 척을 하며 대화에 끼어들고 싶다면 책장에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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