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준비됐어 - 사계절문학상 20주년 기념 앤솔러지 사계절 1318 문고 135
이재문 외 지음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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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껍질은 새의 성장을 위해 중요한 보호막이 되기도 하지만 새가 어느 정도 자라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는 방해가 되기도 한다. 어미새가 알에서 나오려는 새끼 새가 안타까워 껍질을 깨주고싶어도 어미새는 기다린다. 때가 되어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기를.

아기새에게 알 껍질은 보호막이자 방해물이 되는 것을 보며 아이들에게 부모가 그런 존재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김선영 작가의 "바깥은 준비됐어" 속의 조인서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며 학교 생활도 가족 안에서도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 채 이리저리 떠돌기만 한다. 이러한 인서가 우정이란 감정에 눈뜨게 된 유라는 모두가 선망하는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가정 환경도 훌륭한 친구이다. 하지만 유라에게 보낸 편지가 찢겨져 버려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정에 대한 신뢰도 깨지고 학교에 대한 흥미도 잃어버린 채 방황하게 된다. 인서의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엄마 역시 따뜻하게 아이를 품어주기는 커녕 엄마의 삶의 무게로 아이의 사정은 관심이 없어보인다.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를 대라고 하면 백 가지도 넘게 댈 수 있다. 그런데 엄마는 한 가지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엄마는 엄마대로의 무게로 힘들어하는 것 같다.

'바깥은 준비됐어' 81쪽

인서는 인서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삶을 버텨내고 있는 순간에 엄마는 '쉼, 숨, 숲'이라는 심리상담 센터를 인서에게 권한다. 인서는 반신반의로 센터에 향하게 되고 그 곳에서 비둘기의 알을 발견한다. 고양이의 습격을 막아내며 알을 지키는 어미 비둘기의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인서가 보초 역할을 자처하게 된다. 센터에 매일 가서 비둘기 알을 지켜주고 자신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인서는 서서히 치유된다. 그리고 유라에게 온 문자메시지.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마음에 두고 하고 싶은 말을 망설였던 유라의 메시지에 인서는 마음이 녹아내린다.

알을 깨고 나오는 건 온전히 얘네 스스로의 몫이야

'바깥은 준비됐어'100쪽

인서가 원하는 것은 생각보다 아무것도 아니었다. 엄마의 따뜻한 위로, 유라의 메시지 . 그거면 되는 거였는데 인서처럼 마음이 고픈 아이들이 많아진 요즘 타인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가진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이들을 잘 안다고 착각하지 말자. 그리고 아이들은 내 걱정이나 우려와 달리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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