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이란, 인간과 문화에 대해 공부하는 학문으로 의,식,주와 같은 인간의 기본적 문화요소부터 사회,종교 등 인간 집단의 사회,문화를 조사하고 비교,연구하여 본질적인이해를 도모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학문적 바탕으로 청소년에대해 깊이있는 접근을통해 삶을 이해한 연구를 한 함세정 선생님의 "나를 발견하는 인류학 수업"은 뜨거운 여름 방학에 아주잘 어울리는 책이었다.
수능이 100일 남은8월의 어느날. 고요한 우리반 단톡방에 어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면 수능공부를하는 친구나 공부가 아닌 다른 진로를 준비 중인친구들에게도 부담없이 다가갈까 고민이 생겼다. (물론, 이런 고민과 전혀 상관없이 나의 메세지는 단 두 개의 반응으로 끝났지만..) 다이소에서 얼마 전에 구입한 춘식이 캐릭터가 그려진 해결카드가 눈에 띄었다. 무엇이든 고민을 말하고 "춘식아 춘식아 내 고민을 해결해줘"하면 답을 준다는 믿거나말거나 신비한 카드였다.
"춘식아, 우리반 대학에 갈수 있을까?" 그 답은
"아마도?"
역시 책임감이라고는 없는 춘식이다운 답이다.
1년만에담임을 하는데도 괴리감이 어마어마하다. 마치 교장선생님과 신규교사마냥 거리감이 당최 줄지를 않는다.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시급하던 차에 만난 이 책은 목마름을 해갈해줄 단비같은 존재가 되어주었다.
어른이라면 누구나 지나온 시간이자 인생의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는 여러 편견과 낙인으로 뭉뚱그려 이해되어왔다. 책의 저자는 이러한 편견을 깨는 시선으로청소년을 바라보고 대변하고 있었다. 청소년의 현대 사회에서의 위치,사회적 관계,,가족, 계급, 그리고 민감하기 짝이없는 젠더, 교실 안의 서열, 외로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기준으로 바라보고 이야기를 들려준다.여러 챕터 중 능력주의에 대한 부분은 늘 수업 시간에도 학생들과 소통의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는 주제라흥미가 더욱 생겼다. 노력의 가치에 대해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강조할 수 밖에 없는 덕목이다. 대부분의 학새들은 능력주의가 옳으며 능력에 따른 차별대우는 받아들여야한다는 입장이었다. 책에도 등장하는 마이클 샌델 교수님의 "공정하다는 착각" 속 에피소드나 출발선 이야기를 해도 아이들의 의식은 크게 바뀌지 않는 것을 보면서 이것은 신앙과 같은 영역이되어버린걸까. 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9등급이 만들어 낸 괴물이자, 믿음이랄까. 고등학생이라는 상황이 대입이 인생의 결과이자 '능력'이라고 갈음하는 어른들때문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