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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과의 하루
디아너 브룩호번 지음, 이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황혼이란 표현과 노란색 표지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노년의 이야기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정년 이후 평온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두 부부에게 이별의 순간, 부인의 하루를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커피향 가득한 실내와 아침을 맞이한 부인의 풍경. 쇼파에 기대 앉은 쥘.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아침에 남편만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알게된 사실...
죽음은 슬픈 경험일 것 같다. 아니, 경험이다. 함께한 추억이 깊으면 깊을 수록 더 크게.
그런 슬픈 하루를 담담하게 맞이하는 부인. 타인에게 죽음을 알리기 전에 혼자만의 의식을 가지려 한다. 못다한 이야길 나누고 싶어하는 모습이라고 해야하려나.
10시 정각에 체스를 두러 오는 다비드. 자폐소년. 그 소년만 유일하게 쥘의 죽음을 공유하게 된다.
책을 받고 얇은 두께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긴 하루를 기록하기에 그 두께가 결코 만만치 않은 분량이란 생각이 든다.
하루의 이야기다. 과연 나도 그런 하루의 기록이 가능할까...
짧은 이야기 속에 긴 여운을 담은 작품이다. 나이를 더 먹고 나이에 맞는 경험을 더 쌓고, 다시 이 책을 읽어보련다.
누군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경험해보고 이 이야기를 읽는다면, 이별에 대한 공감이 더 클 것 같다. 떠나보내는 자의 마음이 잘 그려진 작품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