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형식주의 - 이화문고 10
츠베탕 토도로프 엮음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198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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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문학의 내재적 연구방법론으로서 러시아 형식주의와 프랑스의 구조주의를 우리나라에 소개해왔던 김치수 교수의 번역물이다. 김치수 교수가 몸담고 있는 이화여대는 기호학 연구소가 설치되어 있고 얼마전에 퇴임한 이어령 교수는 문학 작품의 기호학적 분석을 강의해 왔다. 그런 측면에서 이대출판부에서 나온 이 책의 의미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토도로프가 편집한 불문판 <문학의 이론>중에서 산문에 관한 이론만 따로 모아서 번역한 것이다. 역자가 소설 전공자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이런 사정은 쉽게 이해된다.

문학을 심리학 역사학을 비롯한 문학외적 학문으로 재단하는 폐해로부터 벗어나 '문학과학'을 정립하기 위해서 형식주의자들은 문학의 '언어'에 주목한다. 산문의 운율분석이라든지, 우화와 주제 그리고 동기화에 대한 연구는 작품이 무엇을 말하는가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라는 형식적 측면에 주안점을 둔다. 형식은 자동화된 삶을 새롭게 인식하는 낯설은 것이며 이는 예술의 목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문학에서 어떻게 '지각'되는냐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형식이 새로은 내용을 결정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은 묵은 형식을 대신한다'라는 형식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기존의 문학사를 새롭게 반성하게 만들고, 형식과 내용의 알량한 이분법을 넘어 내용으로서의 형식론을 주장하는데까지 나아가고 있다.

형식주의는 내용과 적대적인 형식이 아니라는 중요한 의미를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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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문학의 관련양상
김윤식 지음 / 일지사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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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대문학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일본문학과의 비교 연구이다. 그것은 말할것도 없이 우리 근대문학이 일본문학의 지대한 영향아래서 형성되어왔기 때문이다. 우리의 서구화 또는 근대화에 있어서 일본이라는 원죄의식, 그것을 김윤식은 '현해탄 콤플렉스'라 명명했다.

모두 세 개의 장과 부록으로 구성되 이 책은 주로 에세이적인 글들을 담고 있다. 1장에서는 [가해자는 피해자의 처지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다나까 아끼라의 명제 아래, 한일 양국에 대한 인식이 논리의 차원을 넘어선 자리, 그러니까 혼이라든지 피의 문제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2장에서는 가해자의 의식을 다루는 글과 일제 암흑기의 국책문학과 그 선봉자인 최재서의 지성적 파탄을 논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의 식민지 문학에 대한 일본의 곡해와 이에대한 김소운의 논쟁, 중국 아일랜드와 같은 식민지 문학과는 다른 한국문학의 특수성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2세대 교포문학을 1세대와의 대비를 통해 분석하는 글에서는 일제의 변화된 상황과 교포문학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3장에서는 주로 일본 근 현대문학에 대한 일고찰로서 서구지성에 통달한 고바야시의 논리적 한계와 '근대의 초극'심포지움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자기 전통을 결한 서구 추수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는데, 아같은 파탄을 최재서의 경우에도 적용하고 있다. 서구 추수의 일본 근대문학의 콤플렉스를 사소설과 문학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록은 한국과 관련된 일본문헌의 번역으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인식들을 직접 접해볼 수 있게 해 주는데, 특히 [반일의 풍화]라는 것은 우리들의 대일 감정을 성찰하게 해주는 좋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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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말 암흑기문학연구
송민호 / 새문사 / 198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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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근대문학사의 한 공백을 채우려는 의도에서 쓰여졌다. 만주사변(1931년)에서 중일전쟁(1937년)을 거쳐 태평양전쟁(1941년)에 이르기 까지의 일제의 군국주의 아래에서의 우리 문학을 '국민문학'(황도문학, 국책문학, 종후문학, 친일문학)이라는 범주에서 당시의 사회적 정황과의 관련과 함께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당시의 문학을 친일의 강도에 따라 '광적인 전쟁찬미', '도금된 어용', 소박한 '친일문학'의 세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각에 해당하는 자료(시국적 논설, 평론, 소설, 시, 수필, 보고문, 기행문 등)들을 해제하여 보여 준다.

또한 '조선문예회'(1935년, 이광수 최남선 등),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1938년), '문인협회'(1939년, 이광수, 김동환, 박영희, 정연변 등), '대동아문학자대회'(1939) 등의 친일조직과 [인문평론](1939), 국민문학(1941), [신시대](1941), [삼천리문학](1938), 총독부의 기관지 [매일신보] 등의 친일 잡지와 신문의 분석을 통해 암흑기 문학의 양상을 실증적으로 검토한고 있다. 군 보도부와 총독부 도서과의 압력 그리고 광무신문지법과 출판법의 압제라는 제도적 상황과 전시체제하의 용지 기근 아래에서 황민화 논리로서의 내선일체, 팔굉일우를 현양하는 문학으로의 파탄의 과정을 객관적으로 서슬하고 있다.

물론 이 '객관적'이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암흑기 문학이 최재서의 표현대로 논리의 포기와 그에 따른 신념의 문제였다고 할 때, 그리고 피해자의 의식이 논리에 앞선 감정의 우위에 있을때 객관적인것을 확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것이다. 그러나 그 감정의 극복이야 말로 암흑기에 햇볓을 비추는 일이며 근대의 공백을 채우는 시작이 될것이다. 물론 이 책도 그런 시작의 의미로 읽혀질 수 있다.

부록으로 실림 암흑기 문학 자료들은 당시의 작가의식의 일단을 유추할 수 있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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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틀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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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일본론 중 단연 명저로 꼽히는 책중의 하나가 바로 이 <국화와 칼>이다. 96년도에 이어령의 <축소지향형의 일본인>을 읽다가 제목을 들어 보았던 이 책을 우리 근대문학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제야 읽게 되었다.

한국 근대문학을 공부할때 일본의 짙은 그림자를 넘겨버릴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옹(은혜)과 기리(의리)를 중심으로 일본인의 의식구조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인류학자로서 일본인의 사고와 행동의 이면에 어떤 문화인류학적 배경을 깔고 있는지를 탐색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일본의 봉건제 시대를 거쳐 메이지를 지나 당대에 이르기까지 긴 연원을 가진 '각자 알맞은 위치 갖기'이며 그러한 안정적 계층제에서 길러진 의리의 문화인 것이다.

천황에 대한 충성(절대적인 가치의 옹)이나 대동아 공영권(세계 속에서 그들의 알맞은 위치 갖기)의 주창에 대한 이해는 일제의 한국 통치의 성격을 가늠하는데 많은 암시를 준다.

미국인이 쓴 이 책의 한계는 명확하다. 베네딕트 여사가 일본의 특성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들의 대부분(가족관계, 특히 육아)은 우리의 특성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이어령과 김윤식은 비슷한 문화적 바탕을 가진 한국인의 일본론이 절실함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어령의 <축소지향형의 일본인>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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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사회학
이선영 지음 / 태학사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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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강한 신념을 그의 학문적 밑거름으로 삼고 있는 이선영의 <한국문학의 사회학>을 읽었다. 이 책은 <한국문학논저 유형별총목록>제1~3권(한국문화사, 1991)의 작업에서 도출된 통계자료를 사회학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근.현대문학을 100여년의 기간으로 잡았을 때 문학적 담론의 양과 질은 엄청난 변화를 거쳐왔을 거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변화의 양상을 분석하는 일은 한국문학 연구의 방향과 맥락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예컨데, 장르별 연구 수량의 순위가 시론, 소설론, 비평론, 문학원론 등의 차례를 따른다는 사실, 작가론이 증가되고 있다는 사실, 대상작가의 분석을 통해 우리 문학사의 중심 작가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 논저 게재 매체에서 신문(해방 이전)과 잡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사실 그리고 이러한 사실들이 당대의 사회적 영향에 민감하다는 사실 등을 통계학적 분석을 통해 이끌어 내고 있다.

또한 3장에서는 주요 작가의 출생지, 수명, 활동기간 등을 전기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4장의 [한국작가의 공간선택과 작품경향]은 해방과 전쟁을 전후로 하여 문인들의 공간선택(월남, 재남, 월북, 재북)과 문학적 성향의 관련성을 논하고 있다. 이때 공간 선택의 주요한 요소로는 '토지개혁'과 '친일파 숙청'을 들고 있다.

이 책은 방대한 양의 문학연구논저를 분석하여 여러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밝혀주고 있다는 점 뿐만 아니라 한국문학의 문학사회학적 접근에 대한 하나의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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