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말 암흑기문학연구
송민호 / 새문사 / 198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우리 근대문학사의 한 공백을 채우려는 의도에서 쓰여졌다. 만주사변(1931년)에서 중일전쟁(1937년)을 거쳐 태평양전쟁(1941년)에 이르기 까지의 일제의 군국주의 아래에서의 우리 문학을 '국민문학'(황도문학, 국책문학, 종후문학, 친일문학)이라는 범주에서 당시의 사회적 정황과의 관련과 함께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당시의 문학을 친일의 강도에 따라 '광적인 전쟁찬미', '도금된 어용', 소박한 '친일문학'의 세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각에 해당하는 자료(시국적 논설, 평론, 소설, 시, 수필, 보고문, 기행문 등)들을 해제하여 보여 준다.

또한 '조선문예회'(1935년, 이광수 최남선 등),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1938년), '문인협회'(1939년, 이광수, 김동환, 박영희, 정연변 등), '대동아문학자대회'(1939) 등의 친일조직과 [인문평론](1939), 국민문학(1941), [신시대](1941), [삼천리문학](1938), 총독부의 기관지 [매일신보] 등의 친일 잡지와 신문의 분석을 통해 암흑기 문학의 양상을 실증적으로 검토한고 있다. 군 보도부와 총독부 도서과의 압력 그리고 광무신문지법과 출판법의 압제라는 제도적 상황과 전시체제하의 용지 기근 아래에서 황민화 논리로서의 내선일체, 팔굉일우를 현양하는 문학으로의 파탄의 과정을 객관적으로 서슬하고 있다.

물론 이 '객관적'이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암흑기 문학이 최재서의 표현대로 논리의 포기와 그에 따른 신념의 문제였다고 할 때, 그리고 피해자의 의식이 논리에 앞선 감정의 우위에 있을때 객관적인것을 확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것이다. 그러나 그 감정의 극복이야 말로 암흑기에 햇볓을 비추는 일이며 근대의 공백을 채우는 시작이 될것이다. 물론 이 책도 그런 시작의 의미로 읽혀질 수 있다.

부록으로 실림 암흑기 문학 자료들은 당시의 작가의식의 일단을 유추할 수 있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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