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의 연주. 체코의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오페라 《루살카》 1막 중 유명한 아리아 〈달에 부치는 노래〉이다. 오페라는 슬라브 전설에 등장하는 물의 요정 루살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데, 극의 내용은 그보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와 유사하다. 




 오페라 《루살카》 줄거리


1막

물의 요정 루살카는 어느 날 호숫가에 찾아오곤 하는 왕자에 한 눈에 반한다. 옷을 벗고 물에 뛰어드는 그를 느끼는 '물'이기에 왕자는 루살카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 사랑에 앓던 루살카는 아버지 보드니크에게 인간이 되고 싶음을 털어놓는다. 딸을 말리지 못한 보드니크는 마녀 예시바바에게 가보라 조언한다. 마녀를 만나러 가는 길, 루살카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달을 향해 노래한다. 예시바바가 말하길, 인간이 되려면 너의 목소리를 가져가겠노라. 왕자가 너를 배신하고 네가 이 곳에 돌아온다면 둘 다 저주받으리라... 그렇게 루살카는 약을 받아 마시고 인간이 된다. 사냥을 하러 온 왕자는 호숫가에서 아름다운 루살카를 발견하고 사랑에 빠진다.


2막

왕자와 도착한 성. 일주일간 루살카와 왕자의 결혼식을 준비중이다. 루살카의 정체가 수상하다, 요괴가 아닐까 하는 소문이 돈다. 왕자는 답답하다. 말을 하지 못하는 루살카, 그녀의 차가운 몸이 자신의 열정을 거절하는 듯 느껴지는 것이다. 루살카는 물의 요정이었기에 몸이 차갑고, 열정을 잘 이해하지 못할 뿐... 변덕스러운 왕자는 외국의 공주의 유혹에 응하여 춤을 추고 루살카의 마음을 찢어놓는다. 성의 연못에서 보드니크가 루살카를 부르고, 루살카는 비통을 고백한다. 그때 나타난 왕자는 공주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자신에게 안기는 루살카를 거부한다. 보드니크는 왕자를 저주하고 루살카를 데려간다. 공주는 루살카를 따라가라며 왕자를 조롱한다.


3막

예시바바가 경고한 대로 왕자의 배신으로 저주받아 죽음의 영이 되어버린 루살카. 인간이 되려 자매들을 배신하였기에 홀로 호수에서 고통 받고 있다. 마녀는 루살카에게 왕자를 죽이고 오면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루살카는 거절한다. 산지기와 요리사가 나타나 왕자가 저주받았다며 예시바바의 도움을 얻고자 하지만 쫓겨나고... 왕자는 루살카를 찾아 호숫가를 헤맨다. 그녀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며 키스를 바라지만, 이제 루살카의 키스는 죽음을 의미하는 것... 결국 왕자는 루살카와 키스하고 그녀의 품에서 죽는다. 왕자를 안은 루살카도 호수 아래로 사라진다. 




 >> 비톨드 프루슈코프스키(Witold Pruszkowski)의 《루살키Rusałki》(1877)


루살카는 슬라브 신화와 전설 속에 등장하는 물의 정령(a water nymph)이다. 님프는 요정으로 번역하기도 하는데, 요정 종류가 많아서... 픽시나 님프, 고블린, 놈gnome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요정이므로, 정령으로 보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님프는 자연(숲, 호수, 바다)에 깃든 정령들로 보통 외양이 아름답고 자연의 순수를 가진 아가씨들로 그려진다. 험버트 험버트가 말하는 님펫이 님프... 루살카는 불가리아, 벨라루시, 러시아, 우크라이나에서 인어로 통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야기마다 다른데, 어디서는 나무 위에 올라가 노래하는 모습으로 어디서는 물에 발을 담그고 바위에 걸터앉아 머리를 빗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루살카 주간이라고 8월 초에는 수영을 하는 것이 금기시되기도 했는데 루살카들이 물귀신으로 화하기 때문이란다.    


아무튼 슬라브 전설에서 가져와 오페라로 만든 이 이야기가, 안데르센의 이야기보다 더 아름답고 비통하지 않은가. 왕자를 죽일 수 없다며 거품으로 사라진 인어공주가 아니라, 사랑하기에 저주를 또 죽음을 받아들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더 좋다. 인어공주는 이후 구원받아 승천하지만 사랑을 얻지는 못했으니... 해피엔딩을 원했다면 애초에 왕자가 바람을 안 폈으면 되는 일이다! 루살카가 정령이라 인간세계에 무지하고 또 물의 속성 때문에 차갑게 느껴지는 것도 있지만..., 왕자야 몰랐어도 알몸으로 루살카(호수)에 안겼던 탓도 있지 않느냐! (생각해보면 이 부분이 야하다) 그리고 루살카를 데려오면서 소문이 안 돌 거라 생각했던 건 아닐 것이고. 순수했던 루살카는 악령이 되어서도 사랑을 지키려 하고, 그래도 두 사람이 마지막엔 함께 하니 만족...



  참고> 고!클래식 자료실의 대본, 위키피디아 루살카오페라(루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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