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공화정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
데이비드 M. 귄 지음, 신미숙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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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제국 이전, 공화정 시기의 로마를 다루고 있다. 건국 신화를 통해 도시국가 로마의 기원을 살펴보고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변화하게 된 계기를 설명한다. 공화정 체제가 안착한 뒤, 로마는 이탈리아 반도의 지배세력이 된다. 이 시기의 로마는 ‘디그니타스와 글로리아’ 즉, ‘위엄과 영광’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선조들의 업적을 모방하고 능가하라는 요구는 후손들이 정복전쟁에 몰두하도록 채찍질한다. 로마에 있어 가장 큰 영광은 정복 전쟁 후 개선식에 참여하는 것으로, 마르스 평원과 대경기장을 지나 유피테르 신전에서 희생제물을 바침으로써 끝나는 여정이다. HBO TV 시리즈인 『롬Rome』에 등장하는 사례를 보자. 카이사르 시해를 망설이는 브루투스를 설득할 때, 카이사르의 ‘독재’를 과거의 ‘왕’에 비유한다. 브루투스의 직계 선조가 왕을 끌어내린 주역, 공화정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이렇듯이 젊은 귀족들은 정복전쟁에 몰두하게 되고, 팽창한 로마는 내부의 모순을 견디지 못한다. 공화정의 몰락을 불러온 셈이다.

 

로마의 지배층을 지배한 ‘위엄과 영광’은 로마인의 생활과 정치,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 ‘파트로누스와 클리엔스’라는 ‘보호자와 피보호자(피호민)’이라는 관계형성은 로마시민의 계층화를 불러온다. 자영농 군인, 노예와 도로망 구축에 따른 정복전쟁과 무역의 번성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계층은 로마인의 이름에서도 드러난다. 로마인의 두번째 이름인 씨족명은 사회적 서열을 나타낸다. 또한 이름을 통해 가문의 역사와 형제 중 맏이인지를 알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로마의 종교는 주신(유피테르: 그리스의 제우스)이 따로 있었지만 새로운 신에 개방적이었다. 이는 만신전으로 확인된다. 외국신을 로마에 흡수함으로써 정복지와의 유대감을 확립하면서 로마의 우월함을 과시하는 수단이었다.

 

세 번의 포에니 전쟁으로 로마 공화정은 중요한 변화를 맞이한다.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의 등장으로 공화정 최초로, 한 개인의 권위와 영광이 원로원의 집단 지배권을 위협하게 된 것이다. 스키피오 이후 나타난 기사계층과 대토지를 소유한 귀족들로 인한 빈부 격차는 그라쿠스 형제의 농지개혁 시도를 불러온다. (이들의 농지개혁은 실패하지만 이후 카이사르가 계승한다.) 잇따른 군사적 위기는 군사지도자, 군벌의 출현을 불러온다. 그 시작은 가이우스 마리우스였고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와 율리우스 카이사르로 이어진다.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가 다루는 시기이다.)

 

공화정기 문화의 절정은 기원전 1세기의 카툴루스와 키케로가 수립했는데, 키케로는 마리우스처럼 아르피눔 출신의 신진세력이었다. 위대한 웅변가였던 그는 군사적 재능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천재였으며 로마 하면 떠오르는 문장가이기도 하다. 당시 로마인들의 가치와 세계를 반영한 예술과 건축, 회화와 조각 등도 소개하고 있다.

 

로마 공화정은 5백 년 동안 지속된 체제이다. 왕의 추방에서 시작하여 황제의 등장으로 끝나는 로마의 비극은 외부의 공격이 아닌, 내부 투쟁에 의한 것이었다. 앞서 밝혔듯이 귀족간 경쟁, ‘영광’에 대한 갈망은 로마를 팽창시켜 군벌을 탄생시키고 내란을 불러온다. 『로마 공화정』에서는 제정 시기로 넘어간 로마도 살짝 다루고 있다. 제국으로의 변모는 로마시민권의 확대를 불러왔고, 4세기 기독교가 로마에 뿌리내리면서 공화정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등장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화정의 역사와 영웅 이야기는 성경에 반영되었고 기독교 교부들의 저술이 키케로의 자리를 대신했다. 14세기, 르네상스 시기 로마 공화정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다. 마키아벨리와 셰익스피어는 로마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켜 여러 저술을 남긴다. (셰익스피어의 경우는 희곡) 흥미로운 것은 로마 공화정이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인데 그 부분은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바란다... 공화정 시기의 로마를 정리하기에 제격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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