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페리온
댄 시먼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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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히페리온
댄 시먼스 지음, 최용준 옮김
2009년 8월 30일 초판 1쇄

 

때는 먼 미래, 인류는 은하계로 뻗어 나간다. 호킹 드라이브 우주선이나 파캐스터 네트워크를 통한 이동은 인류가 헤게모니 연방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인류는 인공지능의 융합체인 테크노코어의 조언을 가장한, 사실상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헤게모니 연방은 많은 개척행성들을 월드웹에 합류시켰다. 한편, 인류 최후의 적으로 분류되는 아우스터는 히페리온이라는 행성에 집착하고, 아우스터와 월드웹은 접전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사는 헤게모니 연방의 CEO 메이나 글래드스턴으로부터 초광속 통신을 받는다. <당신은 히페리온에 돌아갈 사람으로 뽑혔습니다.>

 

난폭한 신은 일곱 명의 순례자 중 한 사람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고, 나머지는 죽을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이 전설에 희망을 거는 사람, 히페리온 행성에서 자신의 운명을 마무리하려는 사람, 자신의 뮤즈를 찾으려는 시인 등이 이 순례단을 구성하고 있다. 댄 시먼스의 <히페리온>은 제프리 초서의 <켄터베리 이야기>처럼 등장인물들이 돌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잔혹한 신 슈라이크는 어떤 형태로든지 그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있음을 알게 된다. 슈라이크는 정체와 그가 취하는 행동의 목적을 알 수 없는 유기체(무기체일까?)로서 시간을 조절하는 능력을 지녔다. 그리고 왜인지 히페리온 행성의 시간의 무덤이라는 장소에 발이 묶인 듯 하다. <히페리온>은 바로 이 시간의 무덤으로 향하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이다.

 

첫번째 순례자의 이야기에서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쓴 건지 작가의 상상력이 놀라웠고, 주인공이 원치 않은 영생을 얻은 대가로 치러야 했던 고통이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유태인의 이야기에서는 성경 속 이삭과 아브라함의 관계가 암시된다. 히페리온의 원 저자인 존 키이츠와 그의 연인 패니 브라운을 연상시키는 브라운 라미아(라미아는 키이츠의 시 제목)의 이름, 그리고 그녀가 슈라이크 교회의 <성모>라 불리우기까지 감춰진 이야기가 많다. 테크노코어와 옛 지구의 관계와 대치되는 타이탄과 올림푸스 신들과의 전쟁은 히페리온이 타이탄 중 하나였음을 상기시킨다. 대미를 장식하는 시리 이야기에서는 시간빚과 상관없이 이뤄지는 로맨스와 강제합병에 저항하는 세력과 문화, 사회, 환경문제까지 정치적인 이야기가 다뤄진다.

 

이 소설은 함께 하는 순례자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시간의 무덤으로 넘어가는 것에서 끝이 나는데, 그것은 원래 <히페리온>과 <히페리온의 몰락>이 하나의 책이기 때문이다. <히페리온>은 프롤로그나 마찬가지인 이야기이다. 다행히도 나는 품절되었던 <히페리온의 몰락> 초판 2쇄를 구입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 책을 읽어야 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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