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거시사)을 씨줄로 하고 당시 사형집행을 맡았던 상송이라는 인물의 체험(미시사)을 날줄로 엮은 역사교양서다. 소재도 흥미롭지만 의외로 우리의 상식을 배반하는 사실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저자의 글솜씨(번역도 훌륭하다)가 만만찮아서 무심코 집어든 책을 단숨에 읽어내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 이 책의 원서를 찾아보니 일본 유명출판사 중 하나인 집영사에서 신서로 2003년에 나왔었다. 저자는 프랑스 대혁명과 나폴레옹 시기의 문화사 연구가라고 한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했지만 정통 역사서는 아니다. 곳곳에 저자가 소설적 기법을 사용(그렇다고 역사를 왜곡한 것은 아니다!)했기 때문인데, 그것은 저자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흥미를 유발할 목적으로 사용한 일종의 의도적 장치로 보인다는 측면에서 되려 미덕이 될 수도 있겠다.
사형집행인(우리말로는 망나니가 되겠다), 기요틴, 사형제도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해본다.
저자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이 책을 다 읽은 독자라면 사형제도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