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행 모험

디센트 1 ㅣ Medusa Collection 7
제프 롱 지음, 최필원 옮김 / 시작 / 2009년 2월

 
[지옥행 모험]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해지거나, 한숨만 나오는 일들이 툭툭 터질때면 나는 스릴러 장르를 찾는다. 그런데 이번에 정-말 간만에 흥미롭고 재밌게 디센트 라는 책을 읽었다. 얼마나 흥미진진했던지 푹 빠져서 한번 펼친 채로 단숨에 읽어버렸다.^^

 

 이야기는 지옥이라고도 볼 수 있을 정도인 우리 발 아래 깊숙한 곳을 무대로 하고 있다. 그곳에 우리가 모르던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선 이전까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신선한 내용에 참 끌렸다. 상상의 시선을 우리 발밑으로 돌려서 새로운 생명체와 인간 그리고 신과 악마에 관한 이야기까지 확장시켜 나간다는 점 또한 좋았다. 또 이야기의 스케일이 참 크다. 때문에 자칫 산만해 질 수도 있었는데 모든 걸 잘 조율해서 긴박함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제프 롱이라는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표지 날개의 작가에 대해 설명해 놓은 글에 다시한번 눈길이 갔다. 과연...  경험과 상상이 잘 어우러진 거 였구나 싶었다.   

 

 이야기가 참 생생하게 살아있다. 한 없이 빠져들게 만들고, 어서 다음장을 보지 않고는 못 견디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참! 영화화 하기로 확정됬다고 한다. 기대되면서도 그렇고 그런 괴물이야기로 바뀌어서 원작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한다. 어쨌든 지옥행 모험의 1부를 마치고 지금은 어서빨리 2부로 떠나고 싶은 마음 뿐이다.^^

내 마음의 여행

내 마음의 여행 1 : 그리움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2월

반복되는 일상에 바닥까지 지쳐버리면 마음 한켠으로는 여행을 꿈꾸면서도 항상 게으름과 잠으로 도피해 버리곤 한다. 그러다보면 여행을 꿈꾸는 것 자체도 하나의 일과처럼 내 안에 꿈으로만 굳어져 버리는 게 아닐까 두렵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내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여행이 무엇인지, 또 미쳐 돌아보지 못했던 것들에 다시한번 마음을 기울일 시간을 준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머리와 마음에 잠깐의 휴식을 주려는 생각에 그동안 너무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에만 집착을 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일간 열심히 노력한 나에게 주는 작은 상으로 꼭 어딘가로의 계획적인 거한 여행만이 전부는 아니다. 진정한 의미의 내 마음의 여행은 작고 사소해서 놓치기 쉬울 수도 있지만 실은, 아주 가까이 있는 거란 생각을 했다.

 

 자락에 머문 구름마저도 넉넉한 어머니의 산, 지리산. 어느 해 겨울 기다림과 설렘으로 시간이 멈춰버린 버스터미널. 빛깔한번 고운 자연 그대로의 모습들.. 이 책안에서 내가 누비고 다닌 곳들이다. 지난 추억과 함께, 가보지 못한 곳에서도 뭉클하게 향수를 자아내었다. 더불어 잔잔한 시 한편이 매 페이지마다 나를 새로운 추억으로 자연스레 이끌어 주었다.

 

 일요일 아침, 게으름 냄새가 가득한 잠에 취해 있기보다 잠시나마 내 마음의 여행을 떠나보자고 다짐해 본다.

[영어 속독을 향해 Go Go!]

English Speed Reading 영어 속독법 : 입문편 - 토익 토플 텝스 SAT 수능의 정복자 ㅣ English Speed Reading 영어 속독법 4
신동운 지음 / 스타북스 / 2008년 12월

 
[영어 속독을 향해 Go Go!]

 

 우리는 지금 영어 공부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만도 참 많고, 만만치 않다. 이제까지 필요성은 많이 느꼈지만, 영어 속독을 따로 공부해 본 적은 없었다. 단순히 많은 영어지문을 통해 독해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느꼈는데, 그래서인지 속독법을 알려준다는 이 책에 더욱 관심이 갔다.

 

 어떻게 속독법을 알려줄까? 속독능력은 많은 지문을 접해 보면서 자기 노력에 따라 단계적으로 계발되는 거 아닌가? 이런 책으로 그 과정을 압축해서 담아낼 수 있을까? 읽기전에 많은 의문이 떠올랐다. 일단 내용은 내 예상과 많이 달랐다. 단순히 지문을 빨리 읽어내는 것과 직접 관련된 방법들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보다 더 근본적으로 속독에 갖춰야 할 바탕을 튼튼히 하는 방법까지 알려 주고 있었다.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가며 내 몸을 속독에 효과적인 본체로 가꾸는 과정 등등...예상 외였다.

 

 한번 쯤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하지만 이 책을 선택할 모든 사람들이 너무 이 책에 의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영어 속독은 자기자신의 노력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어떻게 자신에게 알맞게 읽고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책을 읽은 다른 사람에 비해서 200%,300% 활용도 가능하지 않을까?^^

버락 오바마

오바마 이야기 - 열등감을 희망으로 바꾼, 세계 청소년의 롤모델 오바마의 도전하는 삶 ㅣ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2
헤더 레어 와그너 지음, 유수경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10월

버락 오바마]
 

 08년 11월 5일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다! 버락 오바마라는 한 사람에게 전세계적 관심이 쏠린 이유. 연일 tv에서는 오바마 관련 소식이 쏟아져 나왔고, 그에대한 관심과 지지는 더욱 높아졌다.

 

 버락 오바마 하면 언제나 따라 붙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문구 말고, 흑인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그는 진정 어떤 사람일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포부를 가진 채 정치계에 뛰어들게 된걸까? 그와 함께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그의 파트너 미셸 오바마는 어떤 사람일까? 사람들이 자신을 지켜보는 시선속에 담긴 여러가지 희망이나, 혹은 우려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당선 전부터 눈덩이 처럼 불어난 그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모두 끌어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과연 그에게 거는 기대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줄까?

 

 여러 매체를 통해 그에 대한 얄팍한 정보들을 쌓아갈 수록 그와 관련한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의문들은 점점 불어가기만 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오바마 자신도, 가까운 주변인물도 아닌 헤더 레어 와그너라는 평전 작가가 쓴 책. 읽기전에 고개를 갸웃거렸던 것 같다. 오바마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들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그의 정신과 관점까지 담아낼 수 없기에 부족함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었다. 책을 다 읽고 괜한 기우였구나 싶다.^^

 

 이 책은 오바마가 살아온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어느 한 부분에 치우치지 않은채 어찌보면 단조로울 수도 있지만 그런 부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었던 하나의 특징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바마는 평범하지만, 또 결코 평범하지만은 않은 가정에서 자랐다. 누구보다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했고 자신안에 뚜렷한 자신을 다져야 하는 어찌보면 열등감 투성이인 청소년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단지 그 자리에서 성장을 멈추고 계속 그 안에 갇혀 맴돌았다면 지금의 오바마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치지 않고 더욱 성장해 나갔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어떠한 노력을 들여서라도 성취해 나가기 까지... 그리고 결국 희망을 상징하는 리더가 되었다. 그 과정을 이 책을 통해서 함께 밟아올 수 있었다는 게 내 자신을 위한 특별한 선물같은 시간이었다.

 

 오바마가 단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일 뿐이라면 그것은 대통령으로서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는 그에게 엄청난 관심만을 안겨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인종이 아니라 오바마라는 사람 그 자체 인 것 같다. 처음에 쏠린 엄청난 관심을, 그리고 기대를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확신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모두 그에게 주어진 임무 같다.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그에대해 알고는 감히 그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부담스러울 만큼 커다란 기대를 가져본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책이니 만큼 자신의 꿈이나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거나, 진정으로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도 모른채 시간만을 죽이면서 막연히 불안해 하거나, 하고 싶은 일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열정을 잃어버린 채 불안해 하는 모든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채굴장으로

채굴장으로 - 제139회 나오키상 수상작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권남희 옮김 / 시공사 / 2009년 3월

사랑은 이거다.라고 얼마나 자신있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아마 써놓은 종이에 보풀이 일 정도로 지우고 또 지우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채굴장으로>는 연애소설이다. 책을 읽기 전에 이런 생각으로 두근거렸었다. 작가는 사랑할때의 설렘과 가슴저림을 어떤식으로 그려냈을까 하는. 누군가의 비밀을 들춰보는 것처럼 괜스레 숨을 죽이고 책을 펼쳤다.
 

 남쪽 외딴 섬에서 전교생 수가 몇명 밖에 안 되는 학교의 양호 교사를 맞고 있는 주인공 세이. 그녀에게는 사랑하는 남편이 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바다건너 새로운 선생 이사와가 부임해 들어온다. 남편을 사랑하지만, 그에게도 끌린다. 사랑이야기이기에 사랑이라는 말로 표현하자면, 조금 진부한 표현이지만 수채화같은 사랑 이야기이다.

 

 한 줄 한 줄 읽어내려 가는 곳마다 세이의 심리가 치밀하게 드러나 있었다.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 이사와에게 끌리는 마음, 애써 외면하려 해도 저절로 그를 향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 사랑이라고 입밖으로 툭 소리내기에는 너무 조심스러운 그런 잔잔함이 있다. 덩달아 나도 조심스럽게, 하지만 머릿 속으로는 이사와의 행동,말 하나하나와 자그맣지만 언뜻 드러나는 세이의 마음이 담긴 말과 행동 사이를 바쁘게 누벼가며 추측하고 있었다.

 

 이야기 안에는 세이의 시각으로 드러난 그녀와는 조금씩 다른, 그러나 결국엔 같은 사랑이 드러나 있다. 쓰키에와 본토씨의 이야기 그리고 시즈카 할머니의 그리운 사랑이. 이 소설에서 드러나는 모든 사랑이야기에서는 바다 냄새,그리고 남쪽 섬 특유의 향이 난다고, 그런 말을 남기고  싶다. 세이와 남편의 사랑과 이사와를 향한 마음에 이 섬이 배경처럼 향수처럼 맞물려 흐르듯이 쓰키에,시즈카 할머니의 사랑에서도 그렇다. 이건 섬여자로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향일까. 문득 그런 생각도 든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인상깊었던 구절을 덧붙여 남기고 싶다.

 

"터널을 파나갈때 제일 끝에 있는 지점을 채굴장이라고 합니더. 터널이 뚫리면 채굴장은 없어지지만, 계속 파는 동안은 언제나 그 끝이 채굴장이지예."

 

 시즈카 할머니의 죽음이후, 이사와가 섬을 떠나기전에 세이와 단둘이 폐허 속에서 부모님의 추억이 담긴 터널을 보며 세이가 남긴 말이다. 세이의 이사와를 향한 마음은 터널이 뚫리기 전까지의, 언제나 그끝이 채굴장인 그 곳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