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콩알 사또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43
차율이 지음, 송효정 그림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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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콩알 사또. 차율이 창작동화. 사계절. 2026.

 

사계절 중학년 문고에 따끈따끈한 새 책이 추가되었어요. 「전설의 콩알 사또」라는 책이에요. 제목이 아주 귀엽죠? 왜 ‘콩알 사또’일까요? 전설의 콩알 사또는 ‘고유’라는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고유는 키가 작은 사또로, 백성들을 잘 보살피며 재판도 잘해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해요. 겸손한 성품까지 가지고 있어서 자기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지 못하게 해서 고유에 대한 이야기는 구전 설화로만 전승이 되어왔지요. 차율이 작가님은 이러한 고유의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전해주고 싶으셨다고 해요.

 

책을 넘겨 보면 중학년 문고답게 글밥이 꽤 있어요. 하지만 중간중간에 익살스러운 그림이 재미있게 실려 있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지요. ‘옛날 이야기’하면 떠오르는 즐겁고 편안한 이미지처럼 콩알 사또가 만나고 해결하는 여러 사건의 이야기도 책 속에서 재미있게 펼쳐져요. 옛날 이야기의 구수함,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데 필요한 호기심, 친구들과의 따뜻한 우정 이야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라면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이 책은 총 다섯 가지의 사건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소년 노비 사건, 엽전 도난 사건, 이파리 살인 사건, 인절미 분실 사건, 관아 비리 사건. 제목만 봐도 흥미롭지요? 콩알 사또가 어려운 문제들을 만날 때마다 주변의 인물들과 협력하며 빛나는 지혜를 발휘해서 사건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정말 재미있어요. 전래동화처럼 고유의 이야기도 권선징악을 보여주는데, 독자의 입장에서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다가 사건의 해결과 동시에 통쾌함을 느끼게 되어 신이 난답니다.

 

게다가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바탕에 깔린 콩알 사또, 고유가 주인공으로서 가지고 있는 매력도 훌륭하지요. 초등학교 중학년 시기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점점 중요하게 느껴지는 시기예요. 사춘기가 시작되기도 하지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이 있는 탐색과 함께 주변 친구들과의 우정과 갈등도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것 같아요. 고유의 이야기를 읽으며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할지,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태도도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을 거예요.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책 읽는 재미를 이제 알아가는 어린이들도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전설의 콩알 사또」! 겨울 방학 동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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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 - 다른 생명에게 배우기 ㅣ 반갑다 과학 5
이은희 지음,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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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라는 책을 아시나요? 제가 학창 시절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인데요, 그 책의 저자이신 이은희 선생님의 새 책이 나왔어요. ‘다른 생명에게 배우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라는 책이지요. 책의 뒷표지에 적혀 있는 ‘어떤 어른이 될지 고민하는 너에게 전하는 과학 성장 에세이’라는 문구가 제 눈을 사로잡았어요. 생물학과 에세이는 완전히 다른 분야처럼 느껴지는데 과학 성장 에세이라니, 도대체 어떤 책일까요?


책의 목차와 들어가는 글, 나가는 글을 보면 저자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책을 썼는지 짐작해 볼 수 있어요. 들어가는 글의 제목은 ‘어떤 어른이 될지 고민하는 너에게’, 나오는 글의 제목은 ‘너에게 사춘기가 있듯, 나무에게도 사춘기가 있어’이지요. 이은희 선생님께서는 어른이 되어가는 길목에서 어떤 어른이 좋은 어른인지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인 생물학을 바탕으로 따뜻한 편지를 전해주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책은 ‘똑똑한 어른_배우고 익히다’, ‘단단한 어른_이겨 내고 견뎌 내다’, ‘든든한 어른_어울려 함께하다’, ‘어쩌다 어른_완벽하지 않다’의 네 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목차만 읽어도 뭔가 위로가 되지 않나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내가 진짜 어른인가?’를 속으로 남몰래 고민하고 있는 어른들도 함께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읽으며 13종의 생물의 특징과 생태를 알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인간의 삶과 연결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생기지요.


제가 제일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는 연어의 이야기예요. 연어가 강에서 태어나서 바다로 내려가 성장하고,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다시 강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원래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책의 이 부분에서 ‘좀비 연어’라는 말이 등장해요. 좀비 연어라니, 뭔가 섬뜩하기도 하고 흥미가 생겨서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았지요. 번식기가 되어 고향 강으로 힘겹게 돌아온 연어는, 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사용하느라 면역 세포가 거의 사라진다고 해요. 그래서 물속의 미생물이나 벌레, 갑각류들에게 뜯어 먹혀도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게 되지요. 결국 연어는 피부와 살이 벗겨져 뼈가 드러날 정도가 되면서도 생명이 붙어 있는 채로 며칠에서 몇 주씩 살아가게 된다고 해요. 그런데 이런 좀비 연어가 바다에 비해 양분이 적은 강의 상류에 엄청난 양분을 제공하게 되는 거예요. 결국 그 연어의 알에서 태어나는 새끼들은 무척 풍성해진 생태계에서 삶을 시작하게 되지요. 이러한 연어의 삶을 보면서 우리가 진짜 어른으로서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앞에서 이야기했던 이 책의 부제처럼, 거대한 생태계의 한 구성원인 우리는 여러 생물들을 살펴보면서 다른 생명에게 배우게 돼요. 삶의 순환 가운데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하면서, 또 어떤 구성원이 되어 살아가야 할까요? 이 책을 읽으며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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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들 주세요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2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이영림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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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시옷 규정이 폐지될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국립국어원에서는 사이시옷 부분 폐지, 완전 폐지, 복수 표기 인정 등 다양한 안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해요. ‘자장면’만 표준어였다가 2011년에 ‘짜장면’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된 것처럼, 언어는 실생활에서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요. 앤드루 클레먼츠의 동화 『프린들 주세요』도 이처럼 우리 생활과 언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닉은 기발한 장난꾸러기예요. 닉이 하는 행동들은 누군가에게는 창의적이라고 여겨지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골칫거리고 여겨지기도 하죠. 닉은 5학년이 되어 영어 선생님인 그레인저 선생님을 만나요. 이 책은 미국에서 나온 책이니 우리나라로 치면 그레인저 선생님은 국어 선생님인 셈이지요. 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니만큼, 그레인저 선생님은 사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아이들에게 사전을 이용하여 맞춤법과 뜻을 확인하는 것, 으뜸꼴을 찾아보는 것을 강조하지요. 한편, 닉은 낱말을 좋아하기도 하고 적절히 사용할 줄도 알지만, 그레인저 선생님과는 달리 필요한 낱말은 사전이 아닌 책을 통해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주변 사람들에게 뜻을 물어서 알아내지요.

이처럼 대비되는 두 인물 사이에 흥미진진한 단어 전쟁이 펼쳐져요. 첫 영어 수업 시간, 닉은 선생님께 사전에 실린 낱말들은 다 어디에서 온 것인지 질문하고, 선생님은 닉에게 그 내용을 조사해서 발표해보라고 하지요. 다음 영어 시간, 닉은 발표 후 누가 개를 ‘개’라고 부르기로 했는지, 무엇을 무엇으로 부르는지는 누가 정한 건지 질문하지요. 그 질문에 그레인저 선생님은 “누가 개를 개라고 했냐고? 네가 그런 거야, 니콜라스.”라고 하며 사전에 나오는 말은 바로 ‘우리’가 만드는 거라고 답해요. 닉은 이 대답을 듣고 그냥 넘어가지 않죠. 선생님의 대답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닉은 펜을 ‘프린들’이라고 부르기 시작해요. 이후로 어떤 사건들이 펼쳐질까요?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닉과 그레인저 선생님, 닉의 부모님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특성에 따라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그에 따라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흘러가지요. 어쩌면 그것이 이 책이 어린이들에게도, 선생님들에게도, 부모님들에게도 재미있는 책인 이유가 아닐까요? 1996년에 미국에서 출간된 『프린들 주세요』는 어린이, 부모, 교사 모두에게 인기를 얻어 전 세계에서 6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해요.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새로운 표지로 개정판이 출간되었어요. 여러 나라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책에는 이유가 있지요. 『프린들 주세요』의 매력에 아직 빠져보지 못한 분이 계신다면, 책을 읽어보시면서 그 이유를 찾아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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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자기소개
박성우 지음, 홍그림 그림 / 창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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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스몰토크 잘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팟캐스트를 들었어요. 내향적인 성격 탓인지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할 때면 마음과는 달리 대화를 길게 이어 나가기 어려운 저는 평소 팟캐스트를 들을 때보다 더 주의 깊게 들었지요. 어떻게 하면 스몰토크를 잘할 수 있는지, 누군가에게는 당연할 내용을 저는 공부하는 마음으로 들었어요. 자기소개도 상대방을 만났을 때 처음으로 하게 되는 일종의 스몰토크겠죠? 박성우 작가님의 책, 『열두 살 자기소개』를 읽으며 저처럼 주의 깊게 이 책을 읽는 어린 친구들도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답니다.


표지를 넘겨보면 자기소개 시간의 떨리는 마음이 잘 느껴지는 글과 그림이 나타나요. 이후 자기소개를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어떤 자기소개가 좋은 자기소개일까, 나는 친구들의 어떤 점을 알고 싶은가 등 자기소개에 관한 여러 가지 질문이 이어지지요. 가만히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자기소개 경험을 떠올리게 되고, ‘자기소개’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지요.


그렇게 자기소개를 생각하고 있는 독자들 앞에 책의 차례가 등장해요. 차례는 30가지의 자기소개 소재로 구성되어 있지요. 저는 이 소재들을 일반적으로 자기소개를 떠올릴 때 말할 만한 ‘나에 대한 간단한 소개’, 처음 만난 사람과도 가볍게 말할 수 있을 만한 ‘스몰토크 주제’, 서로를 좀 더 깊이 있게 알아 가고 싶을 때 나누면 좋을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말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나누어보았어요. 30가지의 소재를 읽다 보니 ‘이런 얘기는 가볍고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 ‘이런 얘기는 처음 만난 사람과는 하기 어렵겠다’ 같은 생각이 자연히 들더라고요.


제 맘대로 해 본 분류에 따르면, ‘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위해서는 즐기는 운동, 좋아하는 동물 등을 말해 볼 수 있을 것 같고, ‘스몰토크 주제’로는 좋아하는 날씨나 꼭 배우고 싶은 것, 자주 하는 실수 등을 나눠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는 쉽게 아물지 않는 상처, 최근의 고민, 20년 뒤의 내 모습 등을 나눠보면 어떨까 싶었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필요할 때는 우리 동네 단골 가게를 소개하거나 이 세상에서 딱 하나를 없앨 수 있다면 무엇을 없애고 싶은지 등을 얘기해 봐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30가지의 주제는 모두 같은 구성으로 소개가 되고 있어요. 주제의 소개와 그에 대한 네 친구의 자기소개, 그리고 따뜻한 마무리 글로 이루어져 있지요. 읽다 보면 자기소개를 해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기소개를 할 때 나라면 어떤 주제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책 속의 친절한 예시를 보고 떠올려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한편, 자기소개를 하게끔 장을 마련해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기소개를 어려워할 사람들을 위해 이 책에 소개된 소재 중 말하고 싶은 것을 골라보게 한다든지, 책 속 예시처럼 진행자의 자기소개를 먼저 들려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참고해 볼 수 있겠지요?


이 책은 각자는 다 다르지만, 자기소개를 통해 서로의 다름을 나누면서 친구를 더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더 이해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마무리되고 있어요. “책장을 덮는 지금, 너도 네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니? 자기소개는 너와 내가 서로를 알아 가는 즐거운 과정이야. 서로를 향해 한 걸음 내디디면 우리의 웃음은 더 크게, 더 멀리 퍼져 나갈 거야.”라는 책 속 문장처럼, 긴장되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해 볼 것을 상냥하게 제안하고 있지요. ‘자기소개’하면 걱정되는 마음부터 떠오르는 친구들이 이 책을 읽고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자개소개 시간을 기다리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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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보물 ㅎㅎㅎ ㅣ 사계절 그림책
김지영 지음 / 사계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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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ㅅㅅㅎ』, 『내 친구 ㅇㅅㅎ』에 이은 김지영 작가님의 신작, 『내 보물 ㅎㅎㅎ』를 읽어보았어요. 김지영 작가님의 『내 마음 ㅅㅅㅎ』는 독특하고 유쾌한 아이디어로 2020년 제1회 사계절그림책상 대상을 받았는데요, 첫 번째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어지는 책들도 기대감을 가지고 보게 되네요.


앞선 두 권의 책에서는 귀여운 남매 중 오빠가 주인공이었다면, 이번 책은 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요.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면지에서부터 동생의 사랑스러움이 느껴지지요. 이 책도 작가님의 전작들과 같이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되면서, 제목의 초성인 ‘ㅎㅎㅎ’을 활용한 여러 단어가 등장한답니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첫 번째 매력은 역시 ‘ㅎㅎㅎ’의 활용이에요. 책의 뒤표지를 보면, ‘훈훈해’, ‘희한해’, ‘항해해’, ‘환호해’, ‘후회해’ 등 초성이 ‘ㅎㅎㅎ’인 단어들이 적혀 있어요. 이 단어들이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책을 읽기 전에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지요? 책을 읽다 보면 예상될만한 맥락에서 나오는 단어들도 있고, 어떤 단어는 재치 있게 등장해서 웃음을 준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서 다음 페이지에는 어떤 단어가 나올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초성이 ‘ㅎㅎㅎ’인 다른 단어에는 무엇이 있을지 이야기해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아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초성 퀴즈 놀이가 시작될 것도 같고요.


이 책의 두 번째 매력은 재미있는 스토리예요. 『내 보물 ㅎㅎㅎ』는 집에서 재미있게 놀던 동생이 보물을 잃어버리고, 그 보물을 다시 찾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처음에 동생은 오빠가 보물을 가져갔다고 생각하고 오빠를 찾아가지요. 하지만 범인은 오빠가 아니었어요. 그럼 누가 보물을 가져갔을까요? 보물을 찾는다는 주제 자체도 흥미롭지만, 보물을 찾아오는 과정에서 남매 사이에 생기는 따뜻한 반전이 또 다른 감동과 재미를 준답니다. 앞서 이야기한 초성의 활용 등 특정 요소가 강조된다고 하더라도 전체 맥락을 보여 주는 이야기가 재미있지 않았다면 책이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 이 책은 이야기책으로서도 훌륭한 내용을 가지고 있어요.


이 책의 세 번째 매력은 매력적인 그림이에요. 그림책에서 그림은 글만큼, 때로는 글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지요. 김지영 작가님은 판화를 전공하셨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의 그림에서도 각 요소를 찍어낸 듯한 느낌이 들어요. 이 책의 그림들을 보면 대부분 단순한 선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디테일을 가만히 살펴보는 재미도 있지요. 또한 형광 분홍색, 노란색, 청록색 등의 발랄한 색깔들이 대비와 조화를 적절히 이루며 사용되고 있어 주인공인 동생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이 더욱 돋보여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과 색채라 아이들도 참 좋아할 것 같아요.


보통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되는 책이 시리즈로 여러 권 나오면 뒤쪽에 나온 작품들은 첫 책만큼 재미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김지영 작가님의 이 시리즈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 나오는 책마다 이렇게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으니 ‘다음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하는 기대감이 절로 생기는 것 같아요. 이번에 새로 나온 『내 보물 ㅎㅎㅎ』도 한글을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어린이부터, 초성퀴즈나 끝말잇기 등 말놀이의 재미를 아는 어린이, 그리고 여전히 그림책 읽기를 즐거워하는 어른까지 모두 함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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