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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 - 다른 생명에게 배우기 ㅣ 반갑다 과학 5
이은희 지음,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5년 11월
평점 :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라는 책을 아시나요? 제가 학창 시절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인데요, 그 책의 저자이신 이은희 선생님의 새 책이 나왔어요. ‘다른 생명에게 배우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라는 책이지요. 책의 뒷표지에 적혀 있는 ‘어떤 어른이 될지 고민하는 너에게 전하는 과학 성장 에세이’라는 문구가 제 눈을 사로잡았어요. 생물학과 에세이는 완전히 다른 분야처럼 느껴지는데 과학 성장 에세이라니, 도대체 어떤 책일까요?
책의 목차와 들어가는 글, 나가는 글을 보면 저자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책을 썼는지 짐작해 볼 수 있어요. 들어가는 글의 제목은 ‘어떤 어른이 될지 고민하는 너에게’, 나오는 글의 제목은 ‘너에게 사춘기가 있듯, 나무에게도 사춘기가 있어’이지요. 이은희 선생님께서는 어른이 되어가는 길목에서 어떤 어른이 좋은 어른인지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인 생물학을 바탕으로 따뜻한 편지를 전해주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책은 ‘똑똑한 어른_배우고 익히다’, ‘단단한 어른_이겨 내고 견뎌 내다’, ‘든든한 어른_어울려 함께하다’, ‘어쩌다 어른_완벽하지 않다’의 네 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목차만 읽어도 뭔가 위로가 되지 않나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내가 진짜 어른인가?’를 속으로 남몰래 고민하고 있는 어른들도 함께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읽으며 13종의 생물의 특징과 생태를 알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인간의 삶과 연결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생기지요.
제가 제일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는 연어의 이야기예요. 연어가 강에서 태어나서 바다로 내려가 성장하고,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다시 강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원래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책의 이 부분에서 ‘좀비 연어’라는 말이 등장해요. 좀비 연어라니, 뭔가 섬뜩하기도 하고 흥미가 생겨서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았지요. 번식기가 되어 고향 강으로 힘겹게 돌아온 연어는, 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사용하느라 면역 세포가 거의 사라진다고 해요. 그래서 물속의 미생물이나 벌레, 갑각류들에게 뜯어 먹혀도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게 되지요. 결국 연어는 피부와 살이 벗겨져 뼈가 드러날 정도가 되면서도 생명이 붙어 있는 채로 며칠에서 몇 주씩 살아가게 된다고 해요. 그런데 이런 좀비 연어가 바다에 비해 양분이 적은 강의 상류에 엄청난 양분을 제공하게 되는 거예요. 결국 그 연어의 알에서 태어나는 새끼들은 무척 풍성해진 생태계에서 삶을 시작하게 되지요. 이러한 연어의 삶을 보면서 우리가 진짜 어른으로서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앞에서 이야기했던 이 책의 부제처럼, 거대한 생태계의 한 구성원인 우리는 여러 생물들을 살펴보면서 다른 생명에게 배우게 돼요. 삶의 순환 가운데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하면서, 또 어떤 구성원이 되어 살아가야 할까요? 이 책을 읽으며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