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보물 ㅎㅎㅎ ㅣ 사계절 그림책
김지영 지음 / 사계절 / 2025년 11월
평점 :
『내 마음 ㅅㅅㅎ』, 『내 친구 ㅇㅅㅎ』에 이은 김지영 작가님의 신작, 『내 보물 ㅎㅎㅎ』를 읽어보았어요. 김지영 작가님의 『내 마음 ㅅㅅㅎ』는 독특하고 유쾌한 아이디어로 2020년 제1회 사계절그림책상 대상을 받았는데요, 첫 번째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어지는 책들도 기대감을 가지고 보게 되네요.
앞선 두 권의 책에서는 귀여운 남매 중 오빠가 주인공이었다면, 이번 책은 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요.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면지에서부터 동생의 사랑스러움이 느껴지지요. 이 책도 작가님의 전작들과 같이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되면서, 제목의 초성인 ‘ㅎㅎㅎ’을 활용한 여러 단어가 등장한답니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첫 번째 매력은 역시 ‘ㅎㅎㅎ’의 활용이에요. 책의 뒤표지를 보면, ‘훈훈해’, ‘희한해’, ‘항해해’, ‘환호해’, ‘후회해’ 등 초성이 ‘ㅎㅎㅎ’인 단어들이 적혀 있어요. 이 단어들이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책을 읽기 전에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지요? 책을 읽다 보면 예상될만한 맥락에서 나오는 단어들도 있고, 어떤 단어는 재치 있게 등장해서 웃음을 준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서 다음 페이지에는 어떤 단어가 나올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초성이 ‘ㅎㅎㅎ’인 다른 단어에는 무엇이 있을지 이야기해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아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초성 퀴즈 놀이가 시작될 것도 같고요.
이 책의 두 번째 매력은 재미있는 스토리예요. 『내 보물 ㅎㅎㅎ』는 집에서 재미있게 놀던 동생이 보물을 잃어버리고, 그 보물을 다시 찾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처음에 동생은 오빠가 보물을 가져갔다고 생각하고 오빠를 찾아가지요. 하지만 범인은 오빠가 아니었어요. 그럼 누가 보물을 가져갔을까요? 보물을 찾는다는 주제 자체도 흥미롭지만, 보물을 찾아오는 과정에서 남매 사이에 생기는 따뜻한 반전이 또 다른 감동과 재미를 준답니다. 앞서 이야기한 초성의 활용 등 특정 요소가 강조된다고 하더라도 전체 맥락을 보여 주는 이야기가 재미있지 않았다면 책이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 이 책은 이야기책으로서도 훌륭한 내용을 가지고 있어요.
이 책의 세 번째 매력은 매력적인 그림이에요. 그림책에서 그림은 글만큼, 때로는 글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지요. 김지영 작가님은 판화를 전공하셨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의 그림에서도 각 요소를 찍어낸 듯한 느낌이 들어요. 이 책의 그림들을 보면 대부분 단순한 선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디테일을 가만히 살펴보는 재미도 있지요. 또한 형광 분홍색, 노란색, 청록색 등의 발랄한 색깔들이 대비와 조화를 적절히 이루며 사용되고 있어 주인공인 동생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이 더욱 돋보여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과 색채라 아이들도 참 좋아할 것 같아요.
보통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되는 책이 시리즈로 여러 권 나오면 뒤쪽에 나온 작품들은 첫 책만큼 재미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김지영 작가님의 이 시리즈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 나오는 책마다 이렇게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으니 ‘다음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하는 기대감이 절로 생기는 것 같아요. 이번에 새로 나온 『내 보물 ㅎㅎㅎ』도 한글을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어린이부터, 초성퀴즈나 끝말잇기 등 말놀이의 재미를 아는 어린이, 그리고 여전히 그림책 읽기를 즐거워하는 어른까지 모두 함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