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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그린 사람 - 세상에 지지 않고 크게 살아가는 18인의 이야기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평점 :
〈세상을 바꾸는 이〉
『크게 그린 사람』 은유
이 책은 사회 각계 각층의 사람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그들은 사회적인 명망가나 저명인사가 아니다. 사회 밑바닥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바꾸고자 노력한 시민이다. 인터뷰집이라 가벼울 수 있지만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소개하고 있어서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온라인 토론 도서로 선정되어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여기에 쓰여진 18인은 크게 그린 사람이다. 그들은 소시민이지만 활동은 대단하다고 할 수가 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 김미숙은 활동가가 되었다. 수많은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속에서 그들의 현실을 고발하고 성폭력 피해자를 대변하여 활동한다. 이 사회 속 음지에서 인권과 복지를 말한다. 책을 통해 사회 구석에 있는 아픔을 공감하고 이해하게 된다.
원도는 저자 소개에 이렇게 썼다. ‘생각보다 부서지기 쉬운 한명의 인간’. 부서지는 사람들을 수습하며 매일 부서지는 그를 되살리는 힘은, 소신보단 월급이다. 그래서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다. 경찰은 직장이다”라고 말한다. 회사원으로서 그는 범죄 예방과 수사라는 직무수행을 위해 더 나은 연봉과 복지를 원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안타까운 시간의 해결을 위해 법 제도적으로 강력한 형벌과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p.55)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둠 속에서 헤메이는 사람들의 아픔을 볼 수 있어서 좋다. 한 사람의 세상을 바꾸는 힘이 나비효과가 되어 더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어가게 된다.
“물음도 답도 주어지지 않고 사라지는 삶의 순간들, 그 순간들을 부여잡고 질문해보고 답해보고 싶었어요”
자기 이해를 돕는 타인과의 좋은 대화에 대하여
나는 이런 사람을 크게 그리고 싶었다. 모두가 쳐다보는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라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지 사유를 자극하는 사람들. 누구나 부러워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살아가는 일 자체로 모두의 해방에 기여하는 사람들. 사람을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
이야기는 힘이 세서 견고한 관념을 부순다. 내가 듣는 이야기는 내 감각과 정신의 속성을 천천히 바꾼다. 살아가면서 참조할 수 있는 사람 이야기가 많아야, 삶에 대한 질문을 비축해두어야 내가 덜 불행하고 남을 덜 괴롭히게 된다는 것을 나는 경험했다. 지배는 단절과 분열의 문화 속에서 가장 잘 기능한다는 말이 있듯이 ‘연결’은 억압을 벗어나고 해방에 이르는 시작이자 원리다.
여기 살아 숨 쉬는 사람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세계로 어서 편입되었으면 한다. 삶의 위기와 고통에 쪼그라들지 않고 인간다움의 가치를 질문하며 크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갖고 태어난 고귀함의 유전자를 깨어나게 할 것이다.-‘책머리에서
“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세상은 ‘싸우는 사람들이 사라지지 않는 사회’예요
홍은전(인권기록 활동가)
“경찰은 기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모습을 잊지 않는 것.”
윈도(과학수사대 경찰)
“알음알이를 버리는 게 최고. 배운 사람들이 하는 거 다 사기야. 측은지심이 중요해.”
김용현(자연주의자)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없는 것들이 아주 많더라고요.” 임현주(아나운서)
“ 우리 사회에서 일하다가 죽는 사람이 정말 많고 그게 언젠가는 내가 될 수도 있어요.”
김미숙(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의 엄마)
“소설을 읽으면 더 나은 사람이 된다기보다 더 나쁜 사람이 되지는 않지 않을까요.”
김혜진(소설가)
“제 복직은 시대의 복직이에요.”김진숙(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같이 살기 위해서인 것 같아요.”수신지(만화가)
“어둡고 무거운 건 피해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굴러가는 방식이 그렇다고 생각해요.”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