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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 - 우주의 탄생부터 인간 의식의 출현까지
박문호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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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과학화에 앞장 서고 있는 박문호 저자의 '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는 우주의 탄생부터 언어와 의식이라는 가상의 세계가 출현하기까지 약 138억 년의 역사를 300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한 권의 책에 담고 있다. 어떠한 비유나 지름길도 없이 과학적 사실만으로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채우고 있다. 빅히스토리라는 학문이 있다면 이 책을 교과서나 전공서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과학적 팩트만을 담백하게 전달하는 책이다.

 

우주의 탄생, 지구의 탄생, 생명의 진화, 인간과 의식의 진화 총 네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하나의 통합된 관점으로 이 모든 것을 설명하고자 한다. 중력을 제외한 모든 자연현상은 전자, 양성자, 광자의 상호작용이라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문외한 독자가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책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광물학, 지질학, 물리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의 지식들이 쏟아져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우선 1회독 하는 것을 목표로 차근히 읽어 나가면 완독할 때쯤 분명 얻는 것이 있는 책이다. 바로 완독하지 못하더라도 평소 관심 있는 분야를 목차에서 찾아 읽는 것도 좋은 독서가 될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다양한 현상의 원인과 법칙을 이해하면 그 아름다움은 배가 된다. 지구에 바다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 우리가 이렇게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이유 등 그 이면을 알고 나니 현상이 더 신비롭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경험을 했다. 또 실감할 수 없을 정도로 긴 지구의 역사 속에 인간이 등장한 건 불과 몇 초 전의 일과도 같은데 인류가 지구의 주인인 양 행동하는 것이 과연 자연스러운 일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독서였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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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고 싶다는 말 - 공허한 마음에 관한 관찰보고서
전새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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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글감으로 자신과 타인의 공허한 마음을 다정하게 관찰하는 전새벽 작가의 에세이 <닿고 싶다는 말>. 애정결핍, 우울증, 공황장애를 앓았던 시절에 대한 내밀한 고백을 재치 있게 털어 놓는다. 화려하지 않은 표지 디자인과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책의 크기, 띠지가 없는 책의 모양새가 담담하지만 애정 어린 글의 분위기를 드러낸다. 

 

SNS의 '좋아요'를 많이 받고 싶은 욕구, 직장 동료에게 미움을 받는 것 같아 불안했던 마음, 어른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 붕대를 감았던 일화 등 다소 부끄러울 수 있는 내면을 드러냄으로써 자신과 타인의 공허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에세이다. 결국 저자가 전하고 싶은 말은 서로에게 열심히 가닿는 것, 그것이 한 마디 말이든 따뜻한 포옹 한 번이든 타인에게 닿고자 노력하고 이를 표현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을 살 만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회사를 때려치우고 훌쩍 떠나는 세계여행 같은 거창한 일 없이 일상 속 에피소드와 감정을 적절한 언어로 골라내 스스로와 타인에게 손을 내미는 책이다.

 

무엇보다 저자가 이 책의 원고를 쓰는 순간에도 삶에 애정을 느끼며 내면의 우울을 치유해가는 모습이 보였던 게 좋았다. 자신의 부족함과 아픔을 드러내는 것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불안하고 공허한 마음을 드러내는 것에 망설임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격려와 위로가 될 만한 치유 에세이 <닿고 싶다는 말>이었다.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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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스퀘어
안드레 애치먼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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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무덥고 무료한 여름을 보내던 하버드 대학원생인 '나'와 택시 운전사 칼라지의 잊지 못할 여름 이야기. 안드레 애치먼이 <그해, 여름 손님>에서 그렸던 풋풋하고 아름다웠던 여름과는 사뭇 다른 꿉꿉하고 왠지 가슴 아린 여름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아들과 함께 하버드로 캠퍼스 투어를 오게 된 '나'는 칼라지와의 추억이 깃든 하버드 곳곳을 마주하고 추억에 잠긴다. 이 책은 칼라지와의 추억을 회고하는 동시에 어쩌면 사랑이었을지도 모를 그때의 감정을 뒤늦게나마 전해보는 고백이다.

 

너무나도 다른 성정의 둘이었지만 이방인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며 카페 알제를 배경으로 둘만의 공간을 만들어 간다. '나'에게 탈일상적인 존재였던 칼라지는 점점 일상이 되고 그에게서 자신을 보기까지 한다. 자신이 잃어버린 원시적이고 거친 모습을 칼라지에게서 본다. '그는 나보다 딱 세 걸음 앞서가는 내 운명이었다'는 문장은 영주권이 없는 칼라지를 통해 자신이 하버드라는 울타리 안에서 누리는 안전함을 실감하면서도 그 울타리를 벗어나면 이방인일 뿐인 '나'의 처지를 잘 드러낸다. 

 

불안했던 그해 여름 칼라지와의 우정은 특별했지만 때로는 그와의 우정을 숨기고 싶어했던 '나'이다. 어쩌면 칼라지와의 우정을 내보이지 않고 혼자 간직해왔기에 세월이 흐르고 그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시점에서 떠올리는 칼라지에 대한 기억은 더 아름답고 소중히 포장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오랜 시간이 지나 그를 추억하는 '나'의 서술은 그해 여름 칼라지에게 느꼈던 유대감, 연민, 혐오, 사랑, 우정 등 모든 감정을 꾸밈없이 풀어낸다.

 

'나'와 칼라지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따라가다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면 우정과 사랑의 경계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때는 미처 몰랐던,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이름 붙이게 된 그 감정을 가장 본능적으로 고백하는 안드레 애치먼의 <하버드 스퀘어>였다.


- 나는 모두를 포용했지만 단 한 사람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는 사랑을 솔직하게 표현했지만 내 사랑은 마음속 깊은 곳에 묻혀 있었다. (72쪽)

- 그는 어디를 공략하면 상처를 줄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나의 어디를 공략하면 내가 상처를 받을지도 정확히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곳을 절대로 건드리지 않았다. (168쪽)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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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 - 유품정리사의 일
김석중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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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유품정리사가 바라본 죽음과 남은 이들의 이야기.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린다는 표현이 잘 설명해주는 직업, 유품정리사로서 어떤 신념과 철학으로 떠난 혹은 떠날 이들의 유품을 정리하는지 전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인,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 제대로 해야 하는 일인 유품정리는 물건을 정리하고 폐기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떠난 이의 삶을 돌아보고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을 대신 전해주며 자연으로 돌려보낼 것과 남겨둘 것을 분류하는 지극히 인문적 행위이다. 김석중 저자는 15년 동안 유품정리사이자 장례지도자로서, 장례업에 종사하며 지켜본 '마지막 이사'와 죽음 그 자체에 대해 담담히 풀어놓는다.


유품정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상장례와 그 업계에 대해서도 저자가 오랜 시간 고민하고 생각해왔음을 알 수 있는 책이다. 고인과 남은 가족들에게 좀더 알맞는 장례식을 진행해줄 장례 컨설턴트 도입의 필요성 등 아직 개선할 점이 많은 장례업계에 대한 깊은 고민의 흔적이 녹아 있다. 곧 베이비붐 세대가 대량으로 사망할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는 죽음을 더욱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변화하는 가족형태와 인구구조에 맞춰 우리나라 엔딩산업의 시야를 좀더 넓혀야 모두의 웰다잉을 도울 수 있다.


태어남과 죽음이란 점을 찍어 직선으로 잇고 이를 인생이라 한다면 죽음은 마지막이다. 하지만 죽음을 단순한 끝으로 보는 건 허무한 일이다. 우리는 죽음으로서 자연으로 돌아가고, 누군가의 유품정리 덕분에 남은 이들에게 기억된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같이 죽음을 마주하며 구체화한 유품정리사의 책은 죽음을 막연한 공포와 슬픔으로 바라보지 않게 해준다. 그럼에도 죽음은 여전히 어떤 의미에서 '이별'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 존엄하고 후회없이 떠나기 위해서 나의 삶을 돌아보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더 소중히 해야 한다. 죽음과 장례는 인간 사회가 끝없이 사유하고 고민해야 할 행위이다. 그 일선에서 천국으로의 마지막 이사를 돕는 유품정리사 김석중 저자의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로 색다른 인문적 사유를 경험해보길 바란다.


🔖비록 죽은 사람의 육신은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자신이 살아 있을 때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기억과 흔적, 그가 남긴 삶의 이야기 그리고 그 사람의 생각은 그대로 남아 어떤 식으로든 연결됩니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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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
김선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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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차 교사가 기록한 요즘 청소년들의 진짜 '마음.' 학업, 교우관계, 진로 등 많은 고민을 떠안고 있는 아이들과 직접 나눈 공감대화를 짧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남긴 책이다. 사실 짧은 에피소드 속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저자의 다정하고 공감어린 대화 덕분에 아이들의 고민이 해결되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에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금세 고민이 해결되었다는 건 교사의 따뜻한 공감 한 번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 된다는 걸 의미한다는 뜻이다.


입시기관으로 전락해버린 공교육의 현실에서 김선희 저자는 아이들의 '마음'을 가장 궁금해하는 자신만의 확고한 교육 철학을 지키는 교사다. 아직은 학교의 선생님들보다 학생들에게 이입을 하게 되는 나이여서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읽어가며 '학생 때 이런 선생님이 계셨다면 어땠을까'하고 괜히 상상해보았다. 학생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어른이 아니였을까 싶다.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 없이 학생의 진짜 마음을 가장 먼저 묻고 공감해주는 것, 얼핏 쉬워 보여도 그런 어른이 드물다는 건 어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사실 선생님이란 매일 같이 학생들의 얼굴을 보는 가까운 사이이지만 동시에 언제나 객관적 시선으로 그들을 평가해야 하는 어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가장 가까운 어른은 아닐지라도 학교에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고 상담할 수 있는 선생님 한 명의 존재는 아이들의 작은 세계에 정말 큰 존재일 것이다. 입시경쟁이 과열된 현실이지만,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는 아이들이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에 있어 '마음 묻기'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증명한다.


- 아이의 말에 대해 판단을 멈추고 잠잠히 바라보며 오래 기다리자. 어차피 아이는 한시도 멈추지 않고 자란다. 지금 이 순간이 결코 아이 인생의 종착역이 아닌 것이다. (38쪽)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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