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 - 유품정리사의 일
김석중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 1호 유품정리사가 바라본 죽음과 남은 이들의 이야기.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린다는 표현이 잘 설명해주는 직업, 유품정리사로서 어떤 신념과 철학으로 떠난 혹은 떠날 이들의 유품을 정리하는지 전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인,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 제대로 해야 하는 일인 유품정리는 물건을 정리하고 폐기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떠난 이의 삶을 돌아보고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을 대신 전해주며 자연으로 돌려보낼 것과 남겨둘 것을 분류하는 지극히 인문적 행위이다. 김석중 저자는 15년 동안 유품정리사이자 장례지도자로서, 장례업에 종사하며 지켜본 '마지막 이사'와 죽음 그 자체에 대해 담담히 풀어놓는다.


유품정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상장례와 그 업계에 대해서도 저자가 오랜 시간 고민하고 생각해왔음을 알 수 있는 책이다. 고인과 남은 가족들에게 좀더 알맞는 장례식을 진행해줄 장례 컨설턴트 도입의 필요성 등 아직 개선할 점이 많은 장례업계에 대한 깊은 고민의 흔적이 녹아 있다. 곧 베이비붐 세대가 대량으로 사망할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는 죽음을 더욱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변화하는 가족형태와 인구구조에 맞춰 우리나라 엔딩산업의 시야를 좀더 넓혀야 모두의 웰다잉을 도울 수 있다.


태어남과 죽음이란 점을 찍어 직선으로 잇고 이를 인생이라 한다면 죽음은 마지막이다. 하지만 죽음을 단순한 끝으로 보는 건 허무한 일이다. 우리는 죽음으로서 자연으로 돌아가고, 누군가의 유품정리 덕분에 남은 이들에게 기억된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같이 죽음을 마주하며 구체화한 유품정리사의 책은 죽음을 막연한 공포와 슬픔으로 바라보지 않게 해준다. 그럼에도 죽음은 여전히 어떤 의미에서 '이별'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 존엄하고 후회없이 떠나기 위해서 나의 삶을 돌아보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더 소중히 해야 한다. 죽음과 장례는 인간 사회가 끝없이 사유하고 고민해야 할 행위이다. 그 일선에서 천국으로의 마지막 이사를 돕는 유품정리사 김석중 저자의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로 색다른 인문적 사유를 경험해보길 바란다.


🔖비록 죽은 사람의 육신은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자신이 살아 있을 때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기억과 흔적, 그가 남긴 삶의 이야기 그리고 그 사람의 생각은 그대로 남아 어떤 식으로든 연결됩니다. (131쪽)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