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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영의 청소년 건축 특강 - 건축으로 살펴본 일제 강점기 ㅣ 10대를 위한 인문학 특강 시리즈 7
서윤영 지음 / 철수와영희 / 2021년 10월
평점 :
건축에는 많은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건축물이 지어질 당시에 그 지역이 어떤 것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또 어떤 정신을 따르고자 하는지 등을 많이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축물은 몇 년만에 쉽게 부수고 세워 바꾸는 것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우리의 정신에도 많은 영향을 줍니다. 그렇기에 일본 역시 일제강점기 때 한국인의 민족성을 말살하기 위해 건축물을 바꾸거나 변질시켰습니다. 청소년들이 건축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 일본인이 세운 건물이 많이 남아있거나,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건물이 많습니다. 한국인의 민족성을 말살하기 위해 일본인들은 우리나라에 자신들이 따르던 유럽 양식에 따라 건물을 지었습니다. 건물의 쓰임새를 다르게 만들어버리거나 상징적인 건물 앞에 자신들의 다른 건물을 지어 모욕을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덕수궁을 미술관으로 바꾸어 사용합니다. 경복궁 앞에 조선총독부를 짓거나, 성균관 앞에 경성제국대학을 세웁니다. 서울의 한가운데에 있는 장충단 위치에 이토 히로부미의 추모 사찰을 짓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일제강점기 때 건축을 이용해 한국인들을 무너뜨리려는 일본의 행위들이 잦았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일본 잔재들이 남아있는 것들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분노하기만 해야 할까요? 일본 잔재 청산을 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용산의 미군 기지는 일제 건물과 재산이었다가 한국 정부에 귀속된 것이 아니라 미군에게 귀속되었습니다. 그리고 120여 년의 세월을 지나 우리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또 조선총독부는 중앙청으로, 경성부 청사는 서울시 청사로, 경성재판소는 법원으로 사용하는 등 근대적 시설물로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는 건물들은 해방 후에도 같은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공공건물은 반드시 우리 전통 양식으로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용인의 호암 미술관, 서울시 어린이 대공원 내의 어린이 회관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일본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해방 후 70여 년의 시간에 걸쳐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일본의 잔재 중 유형의 것은 많이 청산했지만 무형의 것은 남아 우리의 사고방식을 지배합니다. 저자는 그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역사주의 건축이라고 지적하며 일본 잔재 청산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이어나가도록 숙제를 남깁니다. 이 책이 청소년에게 가치가 있는 이유는 우리의 사고방식을 은연 중에 지배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신을 차리고 바라보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