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내가 잘 모르는 분야인 일본의 순수문학 작가 나카지마 아쓰시의 단편집어린 시절을 일제 강점기 서울에서 보낸 작가의 이력 덕분에 일제강점기 조선의 풍경이 담긴 단편 세 편이 들어있는 것이 특이점입니다책의 절반 정도는 중국의 고사를 현대적 소설로 재해석한 작품들입니다근데 이것이역사서로 삼국의 역사를 사실만 열거해놓은 것과 삼국지연의를 읽는 것 정도의 차이가 있었습니다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달까사기나 춘추를 읽으며 아무 생각없이 읽었던 몇 줄 고사들의 뒤에 숨어 있는 수많은 군상들은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꼈을 것인가ㅡ 갑자기 몇 백만 감정의 해일에 파묻히는 것 같은 충격을 느꼈습니다마지막에 나오는 세 편의 단편은 일제강점기의 조선이 배경이라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매우 평범한 일본인의 시점에서 그 시절을 바라보는 것이 새로웠습니다작가를 매우 평범한 일본인이라 지칭해도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그의 시선과 사고는 기실 범상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그는 어릴 때부터 표면 밑을 읽는 능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특히 좀 더 노골적으로 조선인의 슬픈 상황을 말하는 순사가 있는 풍경보다 범사냥이 인상적이었습니다정말로 작은 세부묘사와 단편적인 사건에서 드러나는 슬픔과 모순특히 조선인 친구와 범사냥을 가서 겪는 일종의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뒷통수가 서늘한 통찰의 힘을 느꼈습니다매우 훌륭한 단편집입니다 한번쯤 단편 읽고싶을때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개인적으론 이릉, 제자, 범사냥이 제일 좋았음 나머지도 다 좋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