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소돔의 120일 동서문화사 월드북 201
사드 지음, 김문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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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x얘기만 좀 그만하자>

사드를 읽게 된건 내 지적허영심 때문이었다

사드가 누구냐고? 그건말이야..라고 말할 순 있지만 사드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다

그런데도 사드가 누구라고 아는 척을 해도 되는걸까?

한마디로 거리낌없이 아는 척 하고파서 사드가 읽어보고 싶었다

바로 그런 어느날 세일하길래 좋다고 샀다

먼저 나처럼 사드의 백과사전 일대기는 알고 있으나 이 책에 대해 사전지식이 없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경고를 남긴다

1. 책의 반은 그냥 x 얘기다
정말, 정말 읽기 괴로웠다 제목으로 달아뒀듯이 읽는 내내 제발제발 x얘기만 좀 그만해줘라며 죽은 사드에게 빌었다

2. 뒤 일부는 하드하드하드고어다
예전에 뭣모르고 p2p에서 동인지 만화로 보이는 것을 다운받아 본 적이 있었다 제목에 잔인하다는 뜻의 뭔가가 있었지만 뭐 설마.. 하는 생각이었다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진짜 충격을 받았다

거의 비슷한 내용이 이 책에 나온다(그러나 시간을 두고 쌓인 인류의 노하우가 있는지 그 동인지 만화가 더 역겹긴했다ㅡ그게 아니라면 다음 이유 때문일지도)

3. 나는 이것이 완전한 소설인줄 알고 읽었다 그런데 중반이 넘도록 예정된 이야기의 4분의 1인 x 얘기만 계속되어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다 2부에 들어가자 소설이 아니라 소설의 구상집이 되어버렸다

어릴때 긴 대하판타지 만화 스토리를 만든 적이 있다 그때 생각나는 스토리를 미리 정리하려고 순서대로 죽 에피소드의 요약을 나열해놓은 일종의 에피소드 지도같은 것이 있었는데 2,3,4부가 그런식이었다

그러니 이건 소설의 구상집과 일부이지 제대로 된 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읽을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론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때 이 오랜시간 동안 x을 견뎠는데 이게 보답이야?하고 격분했었으나 곧 아주 빠른 속도로 불쾌한 내용을 읽어내릴수 있고 자세한 묘사도 나올 수 없으므로 만족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사드는 여기서 자신의 도덕관(어쩌면 악덕관이라 불러야할지도)을 많이 설파하고 있는데.. 솔직히 어린애 떼쓰기같은 말장난이라고 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내가 알고싶었던건 사드의 이름이 만고에 회자되는 이유였다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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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의 꿈 2016-11-17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녀석을 원작으로 해서 찍은 영화 ‘살로 소돔의 120일‘을 보다가 멘탈이 갈려나갔...
(ㅜㅜ;)

Gothgirl 2016-11-17 15:07   좋아요 1 | URL
근데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들었나 생각하면 궁금해요 궁금한데.. 궁금하긴한데.. 보면 안될것 같기도 하고 ㅡ..ㅡ

전 이 아저씨 머릿속은 영 이해가 안가던데(혹시 싸이코패스는 아녔을지..?) 차라리 정치의 희생양으로 누명쓴 바토리 부인보다 이 아저씨가 더 무시무시한 비밀을 가지고 있는건 아닌지.. 의심스럽네요

마지막에 역자 해설을 보는데 전 왜그렇게 의미를 두는지(사회에 대한 반항이라는둥.. 어쩐둥) 결국 모르겠어요 어쩌면 영화 쪽은 오히려 재해석을 통해 뭔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을까 궁금..(아니 참 궁금하면 안될것 같은데)

까치의 꿈 2016-11-17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X를 영상으로 보고 싶으시다면야... (ㅡㅡ;)

내용은 원작이랑 똑같대요.
단, 배경은 2차대전 말기의 이탈리아로 바뀌었어요. 이거 때문에 영화는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고...

Gothgirl 2016-11-17 15:25   좋아요 1 | URL
어디서 감독의 인터뷰를 잠깐 봤거든요 강한 권력의 폭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마디로 파시즘을 표현한거겠죠 그래서 궁금해요(아니 궁금해하면 안된다니까)

실제 제가 소설에서 제일 궁금했던 모순 중에 하나가.. 죽임을 당할 사람들 쪽이 인원수도 훨씬 많고.. 폭력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게 모두에게 돌아갈게 뻔히 보여서 난 아니겠지 생각하기도 어렵고.. 무장한 부하들을 끌고간것도 아니고.. 다같이 뭉쳐서 저항 못하나? 이생각 많이 했거든요 근데 상대가 국가 그 자체고.. 경비병 잔뜩 있고.. 이럼 말이 될것 같기도 하고..

까치의 꿈 2016-11-17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답을 맞추셨으니 영화 시청이 가질 의의는 디테일의 확인입죠.
(한동안 파시즘이라는 글귀만 들어와도 자동으로 몸서리가 쳐지더라는... ㄷㄷㄷ)

Gothgirl 2016-11-17 15:41   좋아요 1 | URL
하긴.. 그 동인지.. 몇년이 지나도 실수했다 머리를 쥐어뜯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