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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혜성처럼, 이라는 관용구가 이렇게 잘 들어맞는 작품이 있었을까. 살인 사건, 문학, 실종의 기묘한(그러나 익숙한) 조합. 근래 나온 책 중 가장 읽고 싶은 작품.
뮬
이야기의 집중할 수 있는 정도는 그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디테일이라고 생각한다. 얼만큼 사실적인가보다 설계된 상황에서 얼만큼 믿게 할 수 있는가를 만들어내는 디테일. 뮬은 작가도, 출판사도, 번역자도 처음 접하는 것이지만 왠지 모를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책.
진저맨
달려라 토끼, 호밀밭의 파수꾼, 찰스 부코스키의 계보를 잇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어느 기성 작가의 책과도 '다르다'고 하니 기대할만하다. 언제나 불안을 형상화하는 책들은 기대치만큼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읽고 싶은 이유.
세번째 집
무산일기를 보면서 우리는 왜 그들을 핍박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 스스로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의 삶이 가슴아프기보다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가슴아픈 것이 더 슬펐다. 결국 동어반복이지만, 우리의 시선이 그들의 삶을 그렇게 만들었기 떄문에. 어쨋든, 무산일기가 영화적으로 뛰어난 이유는 우리 모두 소수자들을 돌봐요, 라는 도덕적 정언명령 비슷한 것을 강요하지 않고 단지 그들이 여기 있다, 라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세번째 집 역시 그럴거라 기대하며...
밤이 지나간다
이상하게도 '밤'이 제목에 들어있으면 장르가 어떻든 그것에 끌리게 된다. 밤이라는 어감이 주는 매력이 개인적으로 어마어마한데, 그것은 내가 밤을 좋아해서인지 (지금까지 봤던) 제목에 밤이 들어가는 작품들이 모두 만족스러웠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어쨋든 밤과 편혜영의 조합은 김영하와 살인의 조합보다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