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집
정보라 지음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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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제일 무서워. 귀신은 불쌍하지.” (p.129)

소설은 가상의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서사들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었다. 입양과 영유아 납치, 종교적 신념을 빙자한 폭력까지...
이야기는 우리가 외면해 온, 그러나 마주해야 할 불편한 진실을 날것 그대로 꺼내 놓고 있었다.

아이들의 집...

이곳에서는 심지어 친부모조차 아이의 동의 없이는 데려갈 수 없고, 보호자의 권리는 아이의 의사와 분리되어 있다. 이는 현대 사회의 부모 중심의 권력구조를 완전히 뒤집은 전개였다. 아동에 대한 보호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가정폭력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영유아 납치라는 극단적인 소재와 종교적 학대의 묘사는 소설의 우울한 분위기를 더했고, 소설 속 안전한 공간 ‘아이들의 집’을 보면서 과거 있었던 형제복지원 사건이나 정인이 사건 등이 기억났다.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감정이 생겼지만 사회 문제에 대해 반성하게 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어떤 울림이 오랜 시간 동안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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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죽인다. 귀신은 사람을 죽이지 않아.’
무정형은 다시 마음 속으로 되풀이했다. (p.131)

🔖부모가 없어도, 부모가 다쳐도, 부모가 아파도, 부모가 가난
해도, 부모가 신뢰할 수 없는 인격을 가졌거나 범죄자라도, 아
이들은 그런 부모와 아무 상관 없이 자라날 수 있었다. 아이의
삶은 아이의 것이었다. 혈연이 있는 가족과 좋은 관계를 유지
할 수 있는 것은 기쁜 일이고 행운이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면 슬픈 일이지만, 가족의 불운이 아이의 인생 전체를
지배할 필요는 없었다. 돌봄을 받으며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은
모든 아이가 가진 고유의 권리였다.
아이들의 집에서 아이는 그런 사실을 이해하면서 어른이 되
었다. 아이들의 집은 어른들의 집이기도 했다. (p.178-179)

의미있는 불편함을 준 소설
잘 읽었습니다.☺️

@yolimwon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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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기다릴게 넥스트
한세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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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주제를 다루면서도 무겁게 끌고 가지 않는 이야기..

오히려 영원을 떠올리며 따듯한 미소가 지어지는 소설이었다. 일기장을 통해 만나게 된 영원의 쌍둥이 형 지원과 옥상에서 만난 인연 유신의 상실과 회복이 담담하고 뭉클하게 그려졌다.

영원의 일기장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영원과의 추억을 기억나게 하고 남겨진 사람들에게 치유의 역할을 한다.

특히, 영원이 죽은 이후에도 얼마나 깊게 주변 사람들의 삶에 스며들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한 사람의 기억이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 소설..

유신이 영원의 바람처럼, 자신의 이름으로 글을 쓰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나도 함께 응원하게 되었다.

+

🔖재밌다는 말만큼 가슴 설레는 말은 없었다. 작가가 되면 이 말을 훨씬 더 자주, 더 많은 사람에게 들을 수 있을까? 고작 이런 이유로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도 되는걸까? (p.91)

🔖김영원의 말을 들으면서 난 좋아하는 일을 뺏긴 그 애가 안타까우면서도 부러웠다. 억울해서 잠이 안 올 정도로 좋아하는 게 있다는 것이. 나는 글 옆에 다른 사람의 이름이 있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대필하는 걸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니 억울함도, 분함도 사치였다. (p.103)

🔖고작 이 정도로 아프다고 해서는 안 된다. 난 아플 자격도, 김영원을 좋아할 자격도 없다. 내가 김영원을 죽였으니까. 더 아프고 괴로워야 마땅했다. 행복해져서도, 꿈을 찾아서도, 편해져서도 안 됐다. 주먹을 세게 쥐었다. 주먹 사이로 피가 흘렀다.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아팠다.(p.118)

읽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가슴 한 켠에 남는 따뜻한 슬픔이 깃든 소설
잘 읽었습니다.

@giantbooks_official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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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녀들의 수직사회 스토리콜렉터 122
우제주 지음, 황선영 옮김 / 북로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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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상승과 토지 부족이라는 재난적 배경 속, 국민에게 등급을 매겨 통제하는 국가의 모습은 디스토피아적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린위란과 장리팅이 배정받은 초록구역, 수직농장은 ‘안정’이라는 이름 아래 자유를 제한하는 시스템의 전형을 상징하는 것 같다.
겉보기엔 안전하고 질서 있는 삶처럼 보이지만, 개인의 자율성과 선택권이 철저히 통제된 이곳은 오히려 숨 막히는 감옥처럼 느껴진다.

같은 공간, 같은 교육, 그러나 전혀 다른 시선들...

소설 속 수직농장은 소녀들에게 정반대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린위안, 장리팅에게 이곳은 자유를 박탈당한 ‘새장’이지만, 마커웨이, 진유란, 진유홍에게는 반짝이는 금색의 벽 안에서 부모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안식처’로 그려진다.

소녀들의 시선 차이는 단순한 감정의 차원이 아니라, 각자의 삶의 맥락과 결핍, 그리고 욕망에 따라 현실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지를 섬세하게 드러내는 것 같았다.

외형은 아름답지만, 그 안은 감금의 공간이기도 한 수직농장.
우리가 종종 이상이나 안정이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 같다. 자유와 안정, 사랑과 통제 사이에서 소녀들이 느끼는 혼란과 선택은 독자에게 단순한 이분법적 판단을 넘어서, 인간의 복잡한 내면과 사회 구조의 이면을 성찰하게 만든다.

🔖“사람은 자원이 풍족한 시대에나 도덕적인 여유가 생기고 평등과 정의를 실현하는 거야.” (p. 49)

🔖“그래서 넌 우리 같은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는 거야. 우리처럼 엄마가 있는 딸에게는 엄마와 함께 이 환경 속에서 사는 것이 통제나 구속이 아니야. 우리는 바로 새장 안에 있기 때문에 엄마에게 관심을 받고 엄마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p.375)

🔖“난 못 가. 하지만 넌 할 수 있어. 난 너의 용기가 부럽지만 영원히 도전하지 못하고 나약하게 살 거야.”
자유는 진흙탕이 아니다. 단지 누군가의 부채질이 필요할 뿐이다. (p.427)

🔖고독과 자유는 언제나 동전의 양면이다. 자유는 민들레의 씨앗이고 고독은 씨앗을 날게 하는 깃털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가 없고 자유를 질투하는 사람, 혹은 이미 정착했거나 늘 한 곳에 매여 있는 사람은 자꾸만 자유를 쓸쓸하고 절망적인 것으로 포장한다. 떠나면 안 된다고, 떠나지 말라고 꼬드기며 모든 사람을 주저앉히려 한다. 물론 자유를 포장하면 안 될 이유는 없다. 진실도, 소녀도 항상 포장되지 않던가. (p.465)

이기적이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운 소녀들의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bookroad_story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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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열린 문으로 그분이 오신다 - 브릿G 8주년 기념 소일장 앤솔러지
소금달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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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12월 12편의 단편들.
아동 착취, 기후 문제, 사이버 범죄 등 암울한 우리 사회에 대한 시선,
그리고 친구와의 우정을 그린 희망적인 이야기도 들어있다.

SF, 판타지, 미스터리 등 장르도 다양하다.

한편 한편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분량과,
너무 가볍지도 또 너무 무겁지도 않은 주제들로 생각할 거리가 있는 소설들 이었다.

🔖“민 선생. 너무 바쁘게만 살지 말아요. 또 너무 편하게만도 살지 말고요. 사는 것이 힘들더라도 오래된 것들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지켜주십시오. 그거면 됩니다.” (5월, 뜻밖의 장소: 도깨비 집으로부터의 초대)

🔖나는 게임을 끄기 전 마지막으로 ‘친구’ 창을 확인했다. 영인은 여전히 ‘오프라인’ 상태였다. 마지막 로그인은 일 년 전이었다. 앞으로도 영인은 접속하지 않겠지만, 나는 계속해서 영인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다. (6월, 아무래도 약속을: 영원한 약속)

🔖아주 이상한 족속들 아닌가! 그렇게 자기가 사는 별을 괴롭히는 족속은 그들밖에 없으니까 말이야. 이 우주에서도 악명 자자한 녀석들이지. 하여간 그 녀석들은 짬만 나면 뭔가를 망치고 해치고 없애고 괴롭히지. 정말 그런 것들이 생겨나다니 이 우주 최대의 미스터리란 말일세. (10월, 소금달)

12개의 개성넘치는 소설들
잘 읽었습니다.

@goldenbough_books 출판사로부터 전자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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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망상 달달북다 11
권혜영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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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무섭고, 목소리는 달콤하고, 현실은 꽝... 그래서 매일 이어폰을 꽂는 주인공.

고막 남친의 목소리를 닮은 다즐링 행성에서 온 왕자..
진실일지, 아님 정말 환청일지..

어딘가 슬프고 유쾌하고, 동시에 현실 도피적인 주인공의 사랑

그리고 주인공의 친구 가람, 가람의 사랑 방식이 너무 극단적이라 ‘헉’
무시무시한 가람의 집착성 아니 광기 어린 소유욕!!
전 남친들의 편도결석, 손톱, 코딱지를 모으다니.. 우웩

두 여자의 웃프고 무시무시한 사랑 이야기였다.
잘 읽었습니다☺️

@vook_da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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