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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의 짧은 체류
스티븐 L. 펙 지음, 김항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26년 9월
평점 :
📚
꿈과 희망이 없는 영원은 천국이 아니라 진짜 지옥이었다.😈📚
《지옥에서의 짧은 체류》, 소설 제목처럼 정말 ‘짧은 체류’였을까.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지옥이라기보다는 천국에 가까워 보였다.
내 인생이 기록된 책만 찾아내면 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먹고 싶은 음식을 키오스크로 주문할 수 있고,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도서관까지 있다. 처음에는 이런 곳에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런데 그 삶이 100년, 1,000년, 아니 끝없이 반복된다면 어떨까.
🔖p.93
"이젠 더는 기다릴 것도, 꿈꿀 것도 없다는 게 가장 끔찍해요. 이 끝없이 펼쳐진 횡설수설 속 어딘가에 있다는 단 한 권의 책을 찾아 해매면서 100년의 시간을 보냈어요. 지상에서 살던 날들의 네 배의 시간을여. 더는 못 하겠어요. 정말 지쳤어요.“
극복해야 할 고난도 없고, 이루고 싶은 꿈도 없고, 기다려지는 미래도 없는 삶. 죽을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살아 있다는 기쁨을 온전히 느낄 수도 없는 삶이었다. 처음에는 편안하고 완벽해 보였던 지옥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무서운 곳으로 다가왔다.
생각해보면 현실의 삶은 매일 새로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때로는 지치고 짜증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안에는 설렘도 있고, 이루고 싶은 것도 있고, 언젠가는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희망도 있다. 힘든 순간조차 지나고 나면 다른 하루가 찾아온다는 것 역시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소설을 읽으며 ‘지금의 내 삶과 이곳의 삶 중 어느 쪽이 더 좋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됐다. 처음에는 아무 걱정 없이 원하는 것을 누릴 수 있는 지옥의 삶이 더 좋아 보였다. 하지만 그 삶을 1,000년, 10,000년 동안 살아야 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결국 지옥은 고통스러운 곳이 아니라, 꿈도 희망도 더 이상 품을 수 없는 곳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소설 속 ‘지옥에서의 짧은 체류’는 생각보다 짧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많은 가능성과 희망으로 채워져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
@happiness_jury 서평단 자격으로 @jamobook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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