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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월드
백승화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평점 :
방귀로 세상을 구하는 여고생,
고장 난 형광등처럼 깜박거리게 된 쌍둥이 엄마,
좀비떼에게 쫓기는 오이 헤이터들의 이야기
작가의 말 중, 평범한 일상들이 낮은 확률로 조합되어 신비한 일을 만들어내는 설정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우연의 조합을 ‘레시피’라 부르며 소설을 썼다고 한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방귀 전사 볼빨간’~~
흔하디 흔한 생리현상인 방귀와 전래동화를 조합해 새로운 한국형 히어로의 탄생이 굉장히 신선했다.
어떻게 음식을 조합해 먹느냐에 따라 추진력 방귀, 점프용 방귀, 회오리 방귀 등 다양한 방귀로 적과 맞서 싸운다라는 설정..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과 여자 히어로, 판타지적인 요소, 집안 여자들에게 전승된다는 설정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다.
방귀 중에 완벽한 방귀는 소리 없는 방귀, 방귀와 주인공이 하나가 된다는 부분은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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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깜빡이는 쌍둥이 엄마’를 읽으며 하나도 아닌 둘..
지치고 힘든 육아가 정말 리얼리티 하게 나타난것 같았다.
깜빡이가 되지 않게 하는 방법, 바닐라라떼..
비현실적으로 가전제품들이 이상하게 작동한다거나 남편이 청소기로 바뀐다는 설정의 작품이었지만 문제를 해결 방법만큼은 정말 초초초 현실적이었다.
카페에서 혼자 최소 2시간, 제대로 된 밥 차려먹기, 주말엔 무조건 최소 일곱시간 잠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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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살아있는 오이들의 밤‘
오이를 먹고 좀비가 된 사람들,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오이 헤이터들..
오이의 향과 맛 모두 싫어하는 사람, 오이과 과일인 참외와 멜론도 안먹는 사람, 생오이만 안먹고 피클은 먹는사람, 오이소박이만 먹는 사람..
내 주변에도 엄청나게 많은 오이헤이터들...
특이한 환경에 노출된 것이 아닌 오이에 있는 성분에 의해서 좀비가 된 설정은 우리나라만 해도 오이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의 비율이 어떻게 될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이었다.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사소한 순간들이, 작가님의 상상력을 만나 웃음과 기발함이 스며든 소설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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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ki_books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